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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건 권리이지 의무가 아니다...
영화를 보기전에 나는 안락사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전신마비.
살아있는건 목위가 전부인 사람의 고통은 일반인인 나로서는 어림짐작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무엇하나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고통을 끝마치는건 스스로의 몫이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다.
라몬.
28년을 침대에서 보낸 그는 상상속에서만 자유롭다.
죽기위해 청원을 하는 그.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
사랑이라는 울타리속에서 그가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헌신적인 가족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가는건 배신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그가 차지했던 그 28년의 세월을 남아있는 가족들은 고스란히 지고가야 하는데
그 습관처럼 베어있던 생활들이 그가 간다고 해서 달라질까?
"나와 내 아내, 내 아들은 너의 노예야!"
죽음을 결심한 동생을 만류하며 라몬을 위해 그가 버려야했던 꿈을 이야기하는 형.
그렇게라도 라몬을 붙잡고 싶었던 그 마음을 나는 이해한다.
28년이란 세월은 사람의 기억속에 절대 지워지지 않는 세월의 무게를 지니고 있으니까.
그 짐을 짐이라고 생각하지 않게되어버린 그 시간의 무게를 라몬은 끊어내려 하고 있었다.
그 안타까움위로 "삶은 권리다"라고 말하는 라몬의 심정이 되어버리는건 무슨 이유일까?
이런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지닌채로 영화는 계속 흘러갔다.
한순간의 방심, 아니면 한순간의 무심.
그 한순간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물도 없는 그 얕은곳으로 다이빙을 했던 라몬의 그 순간은 설명되지 않는 시간이다.
엄마가 되어버린 형수.
자식을 앞세우는것보다 더 괴로운건 자살하려는 자식을 곁에서 바라봐야 하는것이라는 아버지
감성이 무디지만 착한 아들같은 조카 하비
그를 위해 배타기를 접고 과수원을 하며 가족을 책임지는 형
이 평온함속에 찾아든 이방인들....
삶을 의무스럽게만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영화는 앞으로의 시간을 권리스럽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지게 한다.
옳고 그르다는 명제를 떠나서
고통의 시간을 죽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 안락사.
그 답이 어떻든 그건 각자의 생각속에 묻어두자.
앞이 어찌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게 인생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내가 라몬이 될수도, 형수가 될수도, 아버지가 될수도, 형이 될수도, 하비가 될수도,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즈네와 로사가 되어 라몬을 도울수도 있고, 훌리아가 되어 모든걸 잊어가는 사람이 될지도 몰라.
그 모르는것에 대해 잠깐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것도 좋지.
하비에르 바르뎀을 여기서 보니 다른 느낌이 든다.
노인을 위한 바다에서 그렇게도 지독스레 나오더니만.
배우란 이렇게 때깔이 나야해.
뭘 해도 같은게 아니라 다르게 보일 줄 알아야 하지...
그냥 "삶" 자체에 대해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가끔 인생에 대해 진지해지고 싶을때 꺼내보면 좋을 영화.
씨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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