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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간배달중 아내가 날 찾아왔다. 아내도 조간을 배달한다. 아직 끝내지도 않고 자전거 앞 바구니에 신문을 가득 담은채로 내가 배달하는 곳으로 찾아온 것이다.
그런 아내를 보고 난 짜증이 났고 화를 냈다. 또 뭘 도와달라는 것인가
현재 아내 구역의 신문부수중에서 거의 반정도를 내가 배달한다 더구나 3층 이상의 계단을 올라가야하는 곳은 한곳을 제외하곤 전부 내가 배달한다 그래서 아내는 나보다 한두시간 늦게 출발해도 시간내에 끝낼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종종 내가 배달하는 곳으로 신문을 가득 실은채로 찾아와서는 나보고 도와달라고 한다. 그러니 내가 짜증이 날 수밖에...
아내가 도와달라는 이유는 대개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다 공사중이라 신문배달이 어렵다 통로가 좁아서 들어갈수가 없다 이상한 아저씨가 서성이고 있다 벌떼가 있어서 들어가지 못하겠다. 등등등
어떨때는 도와주기 위해서 먼길을 돌아서 가기도 하고 또 어떨때는 화를 내며 쫒아버리기도 한다. 며칠전에도 나에게 도와달라고 왔었다. 안그래도 늦어서 정신없는 와중에 나보고 도와달라고 하니 짜증이 난 것이다
그래서 아내를 보자마자 소리쳤다 왜 왜 또 왜 뭣때문에 그러는거야. 이번엔 뭐가 문제야 인상쓰고 화내는 나를 보자 아내는 말이 없다. 내가 시간이 없어서 뭤때문에 왔는지 재촉하자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아내의 그 말에 난 더 답답하고 더 화나고 짜증이 났다 그래서 더 신경질적으로 아내를 쏘아붙였다. 그래도 아내는 말이 없고 풀이 죽은채로 되돌아 가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내를 잡았다.
여기까지, 찾기도 힘든 날 찾아서 신문을 가득실은채로 왔는데 그냥 돌려보낼수는 없었다. 내가 좀 귀찮고 힘들더라도 어딘지 말하면 대신 배달해 줘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분을 가라앉히고 낮게 다시 물었다.
뭐야 말해봐 어디가 문제야
그러자 아내는 말한다
그냥 니가 보고싶어서 왔어
그 말을 남기고 돌아가려는 아내를 다시 잡았다. 그때 비가 약간 내리고 있었다. 내가 쓰던 모자를 씌여주면서 천천히 서두르지 말로 배달하라고 일러 보냈다.
멀어져가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세상에서 나에게 기대는 단 한사람인 아내를 향해 험악한 인상을 쓰고 화를 낸 스스로를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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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새벽 2시20분, 알람을 꺼놓고 고개를 들어보니 아내는 컴앞에 머리를 쳐박고 있다. 눈을 부비고 주섬주섬 일어나 천엥짜리 한장을 꺼내어 주머니에 꾸겨넣고 아내에게 묻는다. 언제나처럼, 똑같은 말로 묻는다.
나 : 뭐 먹을래? 아내 : ... 나 : 암것도 안먹을거야? 아내 : 우동... 나 : 우동?
우동이라.... 머리속에 우동이란 단어가 들어갔다. 새벽, 깨어난지 1분도 안지난 상태에서 우동이란 단어가 들어가니 잠시 머릿속 기계들이 삐걱거린다. 우동을 어떻게 내놔야 하는가.... 산다? 끓인다? 끓이게한다? 가게에 가서 먹는다?
씽크대아래 문을 열고 어제저녁 장볼때 사둔 카레우동을 꺼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OK사인이 떨어졌다. 가스렌지에 물얹어놓고 난 세븐일레븐으로 쓰레빠를 끄질며 갔다. 바깥 날씨는 상당히, 매우, 제법, 환장할만큼 추웠다. 날씨는 언제나 풀리려나...
세븐일레븐에서 내가 먹을 오뎅과 오니기리를 구입했다. 돌아오니 아직 물은 끓지 않았다. 오니기리를 한입베어무니 물이 끓어오른다. 카레우동은 컵라면이지만, 스치로폴로 된 컵이 몸에 좋을리 없기에 가급적이면 냄비에 면을 넣고 끓인다. 냄비에 면과 스프를 넣고 다시 오니기리를 한입베어물고는 오뎅국물을 한모금 삼킨다. 오니기리에 오뎅국물은 딱이다. 지난주에 처음 발견한 이 환상의 커플에 열광하고 있는 중이다. 밥먹기 귀찮거나 마땅히 먹을 것이 없거나, 아님 일나가기 직전이면 바로 이 커플로 해결하곤 한다.
카레우동이 완성되고 냄비에서 사발로 옮긴다. 방안에 신문지 한장펴고 그 위에 사발을 내려놓으니 냄새가 솔솔한게 제법 맛있어 보인다. 난 오니기리와 오뎅을 먹어치우고는 먼저 보급소로 향했다. 신문에 찌라시를 넣고 아내와 내 신문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 자전거에 아내의 신문을 채워넣고 난 먼저 출발했다.
요즘 아내는 내가 아내구역을 많이 거들어주는 관계로 나보다 출발이 한시간가량 늦다. 한시간가량 늦게 출발하는 아내는 처음의 중계구역에서 거의 나랑 만나게 된다.
중계구역에서 빈자전거에 다시 신문을 채우고나니 아내가 어슬렁거리며 나타난다. 아내의 자전거에 다시 신문을 채워주고 출발하려고 할때 아내가 내게 묻는다.
아내 : 아침에 수도물로 세수했지? 나 : 응 아내 : 며칠전에 종이 날라온거 못봤어? 오늘 아침 6시까지 탁한물이 나온다라는 거 나 : 그랬어? 아내 : 그것도 모르고 세수한거구나 우하하하하하 얼굴에 더러운거 많이 묻었겠다 나 : .... 너 아침에 우동 먹었지? 아내 : 그런데...? 나 : 그거 무슨 물로 끓였겠냐? 아내 : ............ 나 : ㅋㅋㅋㅋㅋ
웃고 있는 내 옆에서 아내는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작은 일에도 걱정이 많은 아내는 못먹을 걸먹은 듯한 표정으로 배에 손을 얹고있다.
아내 : 나 위장 안좋은데 더 나빠지지 않을까? 나 : 걱정마 그까짓거 아무렇지도 않으니 아내 : 속이 엉망진창이 되었겠다-.- 나 : 괜찮대구, 물받을때보니 깨끗하더라 뭐 아내 : 병원가볼까 나 : 저....언....혀 괜찮다니까
아내의 이마통을 검지손가락으로 살짝 눌러주고는 먼저 출발했다
지금은 오후 2시. 아침의 수돗물에 대한 걱정은 어디로 날라가고 없는지 아내는 지금 자알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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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달쯤 전에 신문배달일을 하던 중에 있었던 일이다. 아내와 나의 담당구역은 이웃하고 있었기에 둘이 만나는 지점도 있었다. 신문을 반쯤 돌리고 교차지점에서 아내를 만났다. 언제나처럼 탄산음료를 마시며 잠시 쉬고는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 찰라에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 한마디 내 뱉는다.
아까 만엥짜리가 길에 떨어진 것을 봤어
만엥짜리..? 주웠어?
아니
뭐야 왜 안주은거야, 아니 그보다 거기가 어디야?
위치를 물었더니 얼마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냉큼 쌩하니 달려가서 두리번 거렸더니 만엥이 그대로 떨어져 있었다. 하긴 새벽 5시에 지나가는 통행인도 뜸한데다 저런 한구석에 떨어진 만엥을 누가 알아보겠는가. 나는 길위에 떨어진 깨끗한 만엥을 주워서는 기분좋게 주머니에 꾸겨넣었다. 그리고는 내 뒤를 따라온 아내에게 물었다.
너 왜 안주은거야?
위조지폐일지도 모르쟎아
위조지폐..?
잘못하면 잡혀가쟎아. 겁나서 안주웠는데..
아내의 상상력에 허탈하게 웃었다. 위조지폐는 그리 흔한 것도 아니고, 설사 누가 위조지폐라는 것을 알아서 버렸다고 치더라도 길위에 그것도 달랑 한장만 버리겠냐. 그래 설사 위조지폐라고 하더라도 내가 확인해보고 아니면 그때가서 몰래 버리면 그만이쟎아...
아무튼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이백원도 아니고 당당 일만엥짜리를 줍지않는 사람은 처음봤다. 물론 앞으로도 없을 것이고., 내 아내 이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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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내는 곤히 자고 있다. 뒤에서 살짝 껴안아주고는 컴앞에 앉았다.
두어달 전 아내는 쿄토로 여행을 가고싶어했다. 만화가 타카기 나오코의 혼자하는 여행이라는 만화책을 보고나더니 갑자기 자기도 혼자서 여행을 가고싶다고 한 것이다. 나는 걱정이 되었지만 보내주기로 했다. 아내는 호텔과 신칸센등을 예약해놓고 여행날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신문배달 도중 아내는 발목을 삐었는데 인대를 다치는 제법 큰 부상이 된 것이다. 일을 한달간 쉬면서 병원을 다녀야했기에 여행은 생각도 못할 일이어서 당연히 예약해둔 호텔과 신칸센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아내는 무척 아쉬워 했지만 목발을 짚고 여행을 갈 수는 없는 일...
한달간 병원을 다니고 일에 복귀를 했지만 부은 것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고, 통증을 호소해와서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래서 다시 한달간 병원을 다니기로 했다. 물론 보급소에 말해서 한달을 더 쉬겠다라고도 말했고.
이번에는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중심으로 받기때문에 지난번처럼 다리에 큰 부담은 없었다. 걸어다니는데에는 불편함이 없고, 다만 신문배달 일을 해서는 부상부위가 쉽게 낫질 않기때문에 일을 쉬게 된 것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일을 쉬는 동안 병원이 쉬는 토, 일을 이용해 쿄토에 여행갔다오고 싶다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사정이 달랐다. 먼저 아내가 일을 두달이나 쉬기 때문에 월급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당연히 내 월급만으로는 어렵고, 할수없이 빚을 지게 되는데, 지금까지의 빚만도 100만엥이 넘는다. 이런 상태에서 여행을 가고싶어하니 나로서는 쉽게 허락할 수가 없었다.
아내에게 지금 빚이 얼마인가하는 것과 니가 두달 쉬는 것이 가계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하니 아내는 풀이 죽은채로 납득을 한 것이다. 아무말이 없다. 아내는 지금 납득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내가 설명하는 것에 대해 분명 이해하고 납득을 하면서도, 그렇기때문에 자신이 여행을 갈 수 없는 것에 대한 그 어떤 반론이나 불만을 나타낼 수 없기에 절망을 하는 것이다. 이번엔 하늘에 구멍이 나도 여행을 갈 수가 없구나하는 것에 대한 절망....
아내의 시무룩하게 생기죽은 얼굴을 보니 마음이 안쓰러웠다. 나로서는 분명 객기가 될 수도 있지만 아내를 절망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조심해야해... 내 말에 아내는 다시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방금전의 절망의 낯빛은 물론이고 납득한 것에 대한 것까지도 모조리 잊어버린 듯한 환한 얼굴로 밝게 웃으며 여행의 단꿈에 젖어버렸다. 보통의 여자들 같았으면 아니다. 지금 형편에 여행은 무슨. 다음에 가겠다라고 했겠지만 아내는 마냥 좋아라한다. 나는 아내의 이런 순수한 모습에 오히려 내 마음도 행복하다.
여행 둘째날 돌아오는 신칸센에서 아내는 멀미를 했다. 나에게 전화를 해서는 토쿄역까지 마중나와 달라고 애원한다. 할수없이 마중을 나갔더니 아내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있었다. 돌아오는 전차안에서도 아내는 내 어깨에 기대어 반쯤 기절해 있었다. 힘들긴 힘들었었나보다. 생리가 겹쳐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내에게 물었다. 너 또 혼자 여행갈거야? 그랬더니 아내는 이젠 절대로 혼자 여행은 안걸거라고 한다. 언제나 챙겨주는 내가 이틀동안 옆에 없었더니 아내는 제대로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어제는 집에 돌아오자 마자 그대로 곯아떨어져 버렸다. 지금도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내에게 알아듣지도 못하겠지만 조용히 속삭여준다.
푹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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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돈이 없다. 빚이 100만엥 쯤 된다. 한달전 아내가 발목을 다쳐서 한달간 쉬었다. 그래서 이번 달 아내의 월급은 반만 나왔다.
얼마전부터 다시 일을 시작한 아내. 샤워할때 발목이 아파서 머리감기 힘들다고 투정부린다. 같은 맨션에 들어있는 미장원에 간다. 단지 머리 감으러. 머리 감고 말리는데 4천엥 쯤 든다. 손발의 온욕도 한다. 온욕에 2천엥쯤?
일주일에 서너번은 가는 것 같다. 안그래도 돈이 없는데 일주일에 서너번씩, 그것도 단지 머리감으러 간다니... 솔직히 난감하다.
일주일에 서너번 머리 감으러 가는 아내에게 난감한 것이 아니다. 머리 감는데 4-5천엥씩 비용이 드는 것에 난감한 것이 아니다. 빚이 100엥쯤 있다는 것에 난감한 것이 아니다.
빚을 내서라도 아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하게 해주고 싶어하는 내 모습에 난감하다. 아내에게 해주고싶은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무능한 내 모습에 난감하다. 사랑은 정말 난감하다. 대책없이 좋기만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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