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직 생활이지만, 더 사적이고 비밀유지는 당연히 어렵고 고등학교때나 느꼈던 유치함들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다닐때 보다 더 친밀하고 비밀유지가 잘 되는, 나만을 위한 친구가 필요하다. ㅎ 그치만 나의 S은 아마도, 내가 그냥 더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모두에게 그러기를 바라시겠지...?
무의식을 차마 거를 새도 없이, 고스란히 드러내버린 나의 꿈 이야기를 class 전체와 분석하며, 그것도 나의 안전감이나 라포에는 별 관심도 없는 교수와 함께. ㅡㅡ; 마이크를 잡은 나의 손이 떨리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사적인 질문에 대답해야 할때는, 그녀로서는 아마도 최선으로 나를 보호하는 방법일, 나를 보며 안타까운 웃음을 웃어주는 그녀가 있어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 가슴을 뻥 뚫어지게 만든 누군가를 보면서 -또 다른 그녀가- 날린 욕도, 뚫린 가슴을 좀 덜 시리게 만들어주었다.
난 화를 표현해야 하는 걸까? 얼굴이 빨개져서 껍질이 홀랑 벗겨지기 전에 분노하고 성이 나있다고 이야기 해야하는 걸까?
Bill이라는 호주인을 알게 되었다. 신랑이 가끔 외국 여행자들을 집에서 재워주는데, Bill은 일본에서 영어 강사를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큰 딸이 25살이라는 Bill은 지금껏 만나 외국인 중 가장 개념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목욕탕을 쓰고 슬리퍼를 세워둔다던가 우리 집을 떠날때 식탁 위에 자필의 땡쓰 카드를 놓고 가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그가 말하는 -서양인들이 대체로 많이 쓰는, 입에 달고 사는 긍정적인 형용사들과는 달리- 칭찬들이나 감사의 표현은 진심이 묻어나왔다.
한국인이던 외국인이던, 그런 포스를 내는 사람을 만나기는 흔치 않은, 생각만해도 기분 좋은 사람이었다. 그가 우리에게 선물로 주고간 Mary's 초콜릿을 먹고 있자니, 그나 뿜어내던 젠틀하고 따뜻한 느낌에 기분이 좋아진다.
소소한 것을 나누는 기쁨과 순간순간에 충실하면서도 가볍게 바라보는 태도....요즘 내게 필요한 것들을 인데.
나도 Bill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심리검사의 이해라는 수업시간의 강사 샘은 카대 의대 교수로 정년 퇴임한 분이시다. 60대의 할머니이신지라 목소리가 떨리고 게다가 작은 분이시다. 처음 수업을 들을때 목소리에 집중이 안되어, 이번 학기는 섭은 설렁 듣기로 했었다.
그리고 어제는 나의 심리검사를 발표하는 날이었다. 앞에나가 발표를 하면 중간중간 해석을 해주시는데, 그 포스에 뻑 넘어갔다. 내 눈을 맞추고 조근조근 하시는 말씀은, 상대를 위하는 맘이 그대로 전해졌다.
예민하지만 따뜻하게, 빠른 대처가 필요한 부분은 위엄있게, 내가 빨리 알아듣는 부분들은 민감하시게도 금방 알아채시고 첨언하지 않으시면서 그리고 상처들을 헤집지 않고 다독여주면서...
나도 그런 상담자가 되고 싶다.
Bill은 나에게 러블리하다고 했고, 강사샘은 나에게 좋은 상담자가 될거라고 했다. 좋은 사람에게 듣는 좋은 말은 그 의미가 배가 되나 보다. 마음이 푸근하다.
I'll wake up with a big smile on my face tommorrow mor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