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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10/10
 

"탑이 완성되면 연못에 그림자가 비칠 것이오"

그 사이 부여에 있던 아사녀에게는 슬픈 일이 있었습니다. 병이 깊어진 아버지가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아사녀는 아사달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아사달은 일 년이 지나고 이 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소식도 없었습니다.


걱정이 된 아사녀는 아사달을 만나려고 서라벌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며칠을 쉬지 않고 걸어 마침내 서라벌에 도착했습니다.


불국사까지 물어물어 찾아간 아사녀는 불국사 앞에 있는 문지기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석공 아사달의 아내 아사녀입니다. 남편이 집을 떠난 지 이 년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어 백제에서 왔습니다. 부디 남편을 만나게 해 주십시오.”


“탑이 완성되기 전에는 아무도 석공을 만날 수 없소. 특히 여자는 부정을 탄다고 해서 석공 근처에도 갈 수 없소. 이를 어기면 나라에서 큰 벌을 내릴 것이오.”


수백 리 길을 달려왔건만 남편을 만날 수 없다니, 아사녀는 절망한 나머지 땅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삽화=양동석

“이제 며칠 뒤면 탑이 완성된다 하니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부인, 여기서 얼마쯤 걸어가면 큰 연못이 나와요. 탑이 다 만들어지면 그 그림자가 연못에 비칠 겁니다.”


아사녀는 문지기의 말을 듣고 연못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연못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연못에 아사달의 모습이 비쳤습니다. 아사달이 너무 보고 싶었던 아사녀는 그만 연못으로 뛰어들어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얼마 뒤 탑을 완성한 아사달은 문지기에게 아사녀가 서라벌에 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아사달은 한걸음에 연못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아사녀의 가죽신과 치마였습니다. 아사달은 가죽신과 치마에 얼굴을 묻고 흐느껴 울었습니다.


“내가 탑 만드는 일에 미쳐서 당신을 잊고 지냈구려. 당신이 없는 세상에 내가 더 살아서 무엇하겠소. 나도 따라갈 테니 기다리시오.”


아사달은 아사녀의 이름을 부르며 연못에 몸을 던졌습니다.


이후 이 연못은 ‘그림자 못’이라는 뜻의 ‘영지’라고 불리었습니다.


아사달이 두 번째로 만든 탑이 국보 제21호인 석가탑입니다.



신라 석탑 양식의 최고봉 '불국사 석가탑'


석가탑<사진>은 불국사 대웅전 앞 서쪽에 있는 통일 신라 시대의 석탑이다.

국보 제21호이며, 높이가 8.2m로, 다보탑보다 조금 작다. 아사녀가 간절히 보고 싶어한 그림자를 연못에 비춰주지 않았다고 해서 ‘무영탑’이라 불리며, ‘불국사 3층석탑’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석가탑은 독특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다보탑과는 달리, 신라의 전형적인 석탑 양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석탑 형식을 충실히 계승 발전시킨 탑의 최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탑은 2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려놓는 구조로 돼 있다. 특히 지붕돌의 모서리들이 치켜 올라가 위로 솟아오를 듯 날렵한 아름다운 모습이다.


1966년 문화재 관리국에서는 석가탑을 해체・복원하는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때 2층 탑신에서 금동사리 외합, 은사리 내합, 은사리 외합,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등 귀한 유물들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로 밝혀져 세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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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쌘돌이 2009.10.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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