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쿠노다테에는 부케야시키라고 300년이 넘은 무사들의 저택이 있는 거리가 있다. 그 옛날 고위 사무라이들이 모여 살았던 마을이다. 이 사무라이 가문의 후손들이 최근까지 우리나라 하회마을처럼 종가를 지키고 살았다하고 몇몇 저택은 미술관,박물관으로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눈이 내리다 비로 변해 추운 날이였는데도 관광객들이 꽤 보였다. 저택 담장 안으로 100년 이상 된 벚나무와 소나무들이 즐비했다. 봄이 되면 벚꽃이 가을이 되면 붉은 낙엽이 장관이라고 한다.
시간도 늦었고 많이 걸어 힘들기도 하고 배도 고파 미야코와스레 지배인이 강추한 사쿠라기라는 우동집을 찾아 가기로 했는데 이 집이 저 사진에서 보이는 부케야시키 거리 끝에서 좌측으로 들어가 다시 족히 500m는 더 올라가 있는 집이었다. (가깝다더니 ㅠ)
물어 물어 지친 다리를 끌고 가다 발견한 사쿠라기
부케야시키 거리 안 쪽에도 꽤 괜찮아 보이는 고풍스러운 소바가게들과 일본 요리 전문점이 즐비했했는데 지배인 강추 사쿠라기를 끝끝내 우겨 일행을 데리고 갔더니 저렇게 단촐한 모습에서 잠시 당황 -_-;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테이블도 몇 개 없고 관광객 모습의 손님 2인이 카운터에 앉아 쥔장겸 요리장인 젊은 남자와 주거니 받거니 담소하며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 유명 음식점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명 인사들과 연예인의 사인이 곳곳에 걸려있고 신문에도 기사가 났는지 신문기사를 오려 액자에 담아 놓은게 보인다. 수 십년 가업을 이은 곳이라는 전통 우동집의 느낌도 들지 않는데 과연 맛이 있을까? 라는 의심이 뭉게구름처럼 일고 있는데 우동이 나왔다.
사누끼 우동과 뜨거운 소바, 그리고 이와나미 우동을 시켰는데 ... 면발이 쫄깃하고 국물이 진한 것이 예사롭지 않은 솜씨였다. 돌아 오는 날 공항에서 같은 우동을 한 그릇 시켜 먹었는데 ... 비교가 안되더라는.
맛있는 이유는 바로 이 사진에 있다.
우동을 배부르게 먹고 나오니 비로서 강(히노키나이강)가의 벚나무들이 눈에 들어 왔다. 이 둑방길은 일본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벚꽃길이다. 봄이 되면 저 둑방길 아름드리 벚나무에 뭉게구름처럼 아름다운 벚꽃이 가득 피어나겠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눈 때문에 오포에서 시껍한 오포댁 아키다 공항에 내리면서 쌓인 눈을 보자마자 저 눈을 도대체 어떻게 누가 치웠을까가 궁금해졌다.
가쿠노다테에 도착해 광장을 보니 눈이 사람 키를 훌쩍 넘게 쌓여 있어 저 눈이 하루 이틀 왔을리 없고 겨우내 내린 눈일텐데 분명 이곳 사람들만의 눈치우는 노하우가 있겠다싶어 눈을 씻고 유심히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요런 깜찍하고 실용적인 눈가래들이 집집마다 서너개씩 서 있었다.
일반 여행자의 눈에는 절대로 관심 밖이었을 동네 철물점을 찾아내 저 색색깔의 가래들을 봤을 때 심장이 튀어 나오는 줄 알았다. 그리고 저걸 사겠다고 달려 들었다가 일행에게 머리 쥐어 뜯기고 , 또라이 취급 받고 ㅠㅠ
그런데 한 술 더 떠 요 기막힌 물건을 발견했을 때의 심정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ㅠ
빨간색 미니 포크레인 저걸 하나씩 사서 양평 슈라님과 토비네랑 나눠 갖어야 하는 건데... ㅠ
사용하는 것을 돌아오는 날 우연히 봤는데 앞 부분의 삽이 눈을 퍼올리면 굴뚝같은 곳으로 눈이 공중에 흩뿌려지더라는
부케야시키 (무사의 거리) 가는 길에 저 요염한 포크레인과 눈이 마주쳐 아무것도 할 수 가 없었다는 슬픈 전설이...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