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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볼의 야구사랑
2008/09/02 오후 7:28 | 내가 쓴 기사

 "부산 야구 발전에 조그마한 밀알이 됐으면 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무슨 저런 일까지'라는 사소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도 않고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필요하면서도 직접 하려면 귀찮기 그지 없다.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구덕운동장(관리장 구자열) 직원 35명은 지난 여름 '사소하고 귀찮지만 의미있는' 이런 일을 했다. 이들은 지난 달 17~25일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제60회 화랑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기간 동안 '사랑의 파울볼 모으기 운동'을 전개했다. 대회 기간 동안 야구장 밖으로 날아가는 파울볼을 모아 부산 시내 중학교 야구팀들이 연습 때 쓸 수 있도록 주자는 것이었다.

 9일 동안 모은 파울볼은 160개. 굳이 금액으로 따지자면 40여만원 안팎이다. 중요한 것은 금액이나 공갯수가 아니다. 사실 야구대회에서 발생하는 파울볼은 굳이 모으지 않아도 된다. 대회주최 측에서도 공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구덕운동장 직원들이 파울볼 모으기를 시작한 것은 야구장을 관리하면서 부산 시내 초중고 야구부의 현실이 너무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는 모자라고 예산은 부족하다. 이에 따라 이들은 비록 '한푼'이라도 야구팀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 파울볼 모으기에 나선 것. 이들은 이번 행사로 모은 공을 26일 오후 사직중과 대신중에 각각 전달했다.

 구자열 관리장은 "구덕야구장은 과거 전국 아마야구의 메카였다. 다시 부산 초중고 야구가 되살아나 구덕야구장이 옛 명성을 찾으면 정말 좋겠다"면서 "우리가 모은 작은 파울볼 하나가 부산 야구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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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야구는 전성기인가
2008/08/02 오후 10:08 | 내가 쓴 기사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13년만에 1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 사직야구장이 만원사례를 빚은 경우만 벌써 14번째다. 사직은 다른 도시 야구팬들이 한번쯤 찾고 싶어하는 '한국 야구의 메카'로까지 떠올랐다. 프로야구 팬들이 볼 때는 부산 야구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 하다.

 그러나 부산 야구는 실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야구 전문가들과 일선 지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롯데만 상한가를 치고 있을 뿐 부산 야구 자체는 끝없이 늪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부산의 아마 야구 팀과 선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지난 1995년 25개에 이르렀던 부산의 초중고 야구 팀은 해마다 줄어 올해는 18개(2008년 대한야구협회 선수등록현황 자료)에 불과하다. 특히 초등학교는 한때 11개였던 것이 지금은 6개로 줄었고 1~2개가 곧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 선수 숫자도 1995년 477명이었지만 올해는 325명으로 격감했다.

 각급 학교 야구부 감독들은 "부산 야구의 침체가 다른 시도보다 더 심하다"면서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곧 초등은 물론 중, 고등학교 팀 연쇄 해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걱정한다.

 사직야구장에는 팬들이 넘쳐나지만 아마 야구 시합에서는 관중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초·중 야구야 그렇다치더라도 전국적으로 상위권 수준을 자랑하는 부산 고교야구 팀들의 경기에서도 학부모 말고는 관중석을 지키는 사람이 거의 없다.

 부산 야구가 이처럼 빈사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롯데 구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야구팬들이 연일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워주고 있지만 구단이 부산 야구를 위해서 하는 게 무엇 있느냐는 게 그 내용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대구 시가 리틀야구장을 지을 때 6천만원을 지원했다고 한다. 부산야구협회 관계자는 "부산시와 함께 리틀야구장을 짓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롯데는 완전히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아마 야구 팀들이 선수 부족으로 헤메는 현실에서 롯데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초등야구 감독은 "롯데가 아마야구 지원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실제 큰 도움을 준 게 뭐 있느냐"고 말했다.

 사직야구장 100만 관중이라는 화려한 조명 뒤에서 아마야구는 썩어들어가고 있다. 10년 뒤에 부산야구가 어떤 모습이 될 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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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고교야구
2008/07/24 오전 10:19 | 내가 쓴 기사

  "정말 웃기는 경기를 다 보겠네."

  17일 오후 부산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제60회 화랑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천안북일고-대구 상원고 경기를 지켜보던 아마야구 팬들과 학부모들이 한 목소리로 내뱉은 말이다. 이들의 말처럼 이날 경기는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선두타자가 1루에 살아나가면 무조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태그아웃.' 이날 상원고가 보여준 경기 운영 패턴은 이랬다. 상원고는 2, 3, 6, 7, 8회에 선두타자가 볼넷이나 안타로 살아나갔다. 그런데 그때마다 1루 주자는 2루도루를 시도했고 '여유있게 달리다' 태그아웃당했다.


  주자들은 마치 '아웃당하기 경쟁'이라고 하듯이 무모한 도루를 감행했다. 6회에는 3타자 연속 안타를 치고도 2명이 연이어 2, 3루에서 도루로 횡사해 득점하지 못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또 다른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은 상원고 1번타자의 타격이었다. 그는 1, 3, 5, 8회 4번에 걸쳐 타석에 나섰는데 모두 번트를 시도했다. 그가 계속 번트를 댄다는 사실은 상대수비도 알고 있기에 기습번트도 아니었다. 이 중 2번은 내야안타를 기록했고 두번은 아웃당했다. 특히 5회에는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번트를 대다 파울을 2번 낸 뒤 다시 번트를 대다 스리번트로 삼진처리됐다. 투아웃 주자없는 상황에서 스리번트는 야구경기에서 거의 보기 힘든 상황이다.


  더 어이없는 것은 8회 그가 다시 번트를 댔을 때였다. 공은 투수 옆으로 굴러갔고 천안북일고 투수는 이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공을 '아리랑 볼'로 천천히 1루수에게 던지는 바람에 타자를 내야안타로 살려주고 말았다. 왜 이런 플레이가 나왔는지는 선수들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상원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전혀 없이 여유로움이 넘쳐흘렀다. 반면 경기를 지켜보고 나오던 한 팬은 "상원고가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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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영웅 제자리 찾나
2008/06/19 오전 9:01 | 내가 쓴 기사

 -지난 7월 '올림픽 영웅들을 소홀히 대접하지 말라'는 요지의 칼럼을 썼다. 다음은 그 후속 기사.-
 
 부산 서구 서대신동 구덕운동장에는 가로 44㎝, 세로 54㎝의 동판 흉상 3개가 설치돼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낸 부산 출신의 현정화, 유남규, 이한섭씨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시설물이다. 그 동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바람에 녹이 슬고 빛이 바래 흉물 비슷하게 변해버린 지 오래다.

 올림픽 영웅들을 소홀히 대접해서는 안된다는 본보 지적(본보 2007년 7월 25일자 30면 보도)에 따라 부산시가 이 동판을 20년만에 이전하기로 했다고 한다. 부산시는 동판 3개를 모두 뜯어내 동래구 사직동에 건립중인 부산국제경기대회기념전시관에 옮겨 다시 설치하기로 한 것. 오는 7월 중순 기념전시관이 완공되면 현정화, 유남규, 이한섭씨를 초청한 자리에서 이전식을 갖기로 했다고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들의 동판 흉상을 제 자리에 갖다놓음으로써 부산 스포츠 역사를 재조명하고 부산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뒤늦기는 했지만 부산시가 올림픽 영웅들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보살피기로 한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부산시는 그동안 자신들의 올림픽 영웅도 제대로 받들지 못한면서 2020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나섰다는 비난을 사 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의 흉상을 옮기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이 3명 외에 광복 이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를 비롯해 부산 출신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한둘이 아니다. 이들을 기념하기 위한 시설물은 아직 없다.
 다행히 부산시는 앞으로 동판 이전 계획을 추진하면서 다른 부산 출신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흉상들도 만들어 전시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장소가 기념전시관이 되든 새로운 전시관을 새로 만들든 올림픽 영웅들이 한자리에 모인 시설물은 빠른 시일 안에 반드시 생겨야 한다. 앞으로 운동선수들은 물론 학생, 시민들이 부산을 자랑스러워 할 또다른 이유가 하나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잊지 말아햐 알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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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보약인가 독인가
2008/06/19 오전 8:57 | 내가 쓴 기사

 롯데 자이언츠가 5일 2009년 신인 1차지명선수로 부산고 투수 오병일(18)을 확정했다. 오병일은 키 직구 최고구속이 145㎞에 이르고 경기운영 능력이 좋은 게 강점인 선수다. 고교 3년 동안 전국대회 16경기에 나와 46이닝을 던져 방어율 0.98을 기록했다.

 그러나 롯데가 오병일을 선택한 것을 놓고 찬반 논란이 적지 않다. 3년전 '류현진 악몽'의 재현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이 있는 것.
 지난 2005년 9월에 열린 2006년 신인 2차지명 때 우선순위를 갖고 있었던 롯데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류현진(당시 동산고) 대신 광주일고 나승현을 지목했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데려갔다. 현재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 최고 좌완투수로 성장했지만 나승현은 롯데에서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해 1~2군을 오르내리는 처지다.

 올해의 경우 롯데는 부산고 투수 안태경을 뽑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해 최고구속 149㎞를 오르내리며 좋았던 안태경이 올해 밸런스 붕괴로 부진을 보여 고민 끝에 오병일로 방향을 선회했다. 안태경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교롭게도 오병일-나승현과 류현진-안태경은 신체조건도 비슷하다. 오병일(177㎝ 77㎏)과 나승현(당시 180㎝ 77㎏)이 류현진(187㎝ 98㎏), 안태경(191㎝ 99㎏)에 비해 덩치가 작다. 오병일과 나승현은 빠른 공을 던지기는 하지만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이 더 돋보이는 선수인 반면 류현진과 안태경은 강속구를 앞세우는 정통파 투수들이다.

 오병일은 체격 조건 등을 감안할 때 선발투수 요원이라기보다는 중간계투로 1~2이닝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구원투수로는 당장 내년부터 뛰어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망이 자질도 상당히 있다고 한다.

 선발투수감인 안태경은 2차지명 때 다른 구단에서 데려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려의 목소리는 그가 내년에 밸런스를 되찾아 재기에 성공할 경우 과연 롯데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가 하는 데서 나온다. 올해 롯데의 선택이 현명한 것이었는지, 두번째 실패였는지는 세월이 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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