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올림픽 영웅들을 소홀히 대접하지 말라'는 요지의 칼럼을 썼다. 다음은 그 후속 기사.-
부산 서구 서대신동 구덕운동장에는 가로 44㎝, 세로 54㎝의 동판 흉상 3개가 설치돼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낸 부산 출신의 현정화, 유남규, 이한섭씨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시설물이다. 그 동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바람에 녹이 슬고 빛이 바래 흉물 비슷하게 변해버린 지 오래다.
올림픽 영웅들을 소홀히 대접해서는 안된다는 본보 지적(본보 2007년 7월 25일자 30면 보도)에 따라 부산시가 이 동판을 20년만에 이전하기로 했다고 한다. 부산시는 동판 3개를 모두 뜯어내 동래구 사직동에 건립중인 부산국제경기대회기념전시관에 옮겨 다시 설치하기로 한 것. 오는 7월 중순 기념전시관이 완공되면 현정화, 유남규, 이한섭씨를 초청한 자리에서 이전식을 갖기로 했다고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들의 동판 흉상을 제 자리에 갖다놓음으로써 부산 스포츠 역사를 재조명하고 부산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뒤늦기는 했지만 부산시가 올림픽 영웅들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보살피기로 한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부산시는 그동안 자신들의 올림픽 영웅도 제대로 받들지 못한면서 2020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나섰다는 비난을 사 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들의 흉상을 옮기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이 3명 외에 광복 이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를 비롯해 부산 출신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한둘이 아니다. 이들을 기념하기 위한 시설물은 아직 없다. 다행히 부산시는 앞으로 동판 이전 계획을 추진하면서 다른 부산 출신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흉상들도 만들어 전시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장소가 기념전시관이 되든 새로운 전시관을 새로 만들든 올림픽 영웅들이 한자리에 모인 시설물은 빠른 시일 안에 반드시 생겨야 한다. 앞으로 운동선수들은 물론 학생, 시민들이 부산을 자랑스러워 할 또다른 이유가 하나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잊지 말아햐 알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