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사직야구장은 연일 관중으로 미어터지고, 부산 갈매기의 응원 함성은 사직벌 밤하늘을 매일 뜨겁게 달군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산 갈매기의 응원 열기를 더욱 달구는 사람이 있다. 롯데 야구팬치고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산에서만 알아주는 사람이었지만 올해 롯데가 뜨면서 그는 `전국구 스타'가 됐다.
KNN 라디오 방송의 이성득 야구해설위원이 바로 그다. 어찌나 롯데 편만 드는 해설을 많이 하는지 그를 두고 `편파 해설의 원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가 편파해설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적지 않다. 그는 초중고를 부산에서 나온데다 롯데 창단 멤버에 코치까지 한 `롯데 맨'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젊은 롯데 선수들에게는 까마득한 큰 형님이고, 대부분 코치들에게는 선배라서 `당연히(?)' 편파해설을 할 수밖에 없다. 일부 코치들과는 "너나"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그런 이성득 위원이 방송에서 야구를 해설한 지 10년을 맞게 됐다. 이 위원은 "지난 1998년 7월 11일 후기리그 개막전부터 야구해설을 시작했다. 다음 달이면 라디오를 통해 목소리를 내보낸 지 딱 10년이 된다"고 말했다.
말이 10년이지 야구전문가가 특정 팀 경기만을 강산이 변할 세월만큼 해설하는 일은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지난 2001~05년 부산일보 야구해설위원으로 글을 실었던 이 위원은 지난 2006년에는 1천경기 해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위원은 10년 전 롯데 코치직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준비하던 도중 당시 롯데 구단에서 일하던 최순하씨로부터 "해설위원을 해보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며칠 뒤 야구장에서 방송 테스트를 거친 뒤 합격통보를 받고 해설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너무 긴장해서 사투리도 많이 썼습니다. 일본 야구용어를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내뱉기도 했고 '우리 롯데'라는 단어를 자주 쓰기도 했습니다."
올해 롯데가 뜨면서 이 위원은 달라진 자신의 위상을 새삼 느낀다고 한다. 원정경기를 가면 '이성득'이라는 이름이 붙은 유니폼을 입은 팬들까지 있다. 중계방송을 할 때는 팬들이 KNN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다. 그는 적당한 순간에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해준다. 사직야구장에서는 이 위원의 해설을 듣기 위해 귀에 라디오용 리시버를 꽂고 야구를 보는 관중들이 적지 않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야구팬들로부터 '성득옹'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의 독특한 어투와 해설 내용을 딴 '성득옹 어록'이 인터넷에 나돌아 큰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한때 TV해설가로 변신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본인이 고사하는 등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의 발언은 롯데 팬들 사이에 큰 위력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그가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을 비판한 발언이 방송을 타자 롯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이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위원은 "올해 롯데가 4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어느 해보다 높다"면서 "롯데에서, KNN에서 영원히 야구해설자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