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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기사
야구 글러브 달인 방대한씨
2008/05/27 오후 3:39 | 내가 쓴 기사

부산을 '야구의 도시'라고 한다. 부산사람들이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선전을 거듭한 덕분에 부산이 '야도(野都)'라는 사실은 다시 한번 입증됐다.

그런데 부산이 '야도'인 다른 이유도 있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팬들도 잘 모르는 사실이다. 전국에서 야구 글러브를 가장 잘 만드는 이른바 '글러브 달인'이 부산에 있다는 것이다. 34년 동안 야구 글러브 만드는 일만 해온 방대한(52·부산 금정구 금사동·나이스스포츠 대표)씨. 그는 전국에서 야구 글러브를 가장 오래 만들어온 사람이다.


그는 지난 1974년 고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없어진 고려피혁에 입사하면서 야구 글러브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회사에서 야구 글러브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고 사원을 뽑았는데 내가 첫번째 직원이었습니다." 방씨는 모리라는 일본 전문가로부터 글러브를 디자인하고 직접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도 다녀왔다.

1992년 고려피혁이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이전하자 그는 독립해서 스스로 글러브 회사를 차렸다. 사장이 된 지 불과 2년 만에 공장에 불이 나 가진 재산을 몽땅 날리는 불운을 맞았다. 주변의 도움으로 겨우 재기에 성공해 다시 글러브를 만들었다. 방씨는 대부분의 제품을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만든다.


한달에 만드는 글러브는 5천개 안팎. 고급 제품은 600개 미만을 생산한다. 그가 만든 제품은 초등학생에서부터 프로선수까지 사용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손민한, 이대호 선수 등 4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방씨가 만든 제품을 끼고 경기에 나선다. "기분 좋죠. 내가 만든 제품이 야구장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합니다."


야구 글러브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한때 미국에서 글러브 제작을 자동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사람마다 손 모양이 다르고 손가락 길이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끈묶기는 글러브 제작의 핵심이다. 방씨는 "끈을 강하게 당길 때와 느슨하게 당길 때를 잘 구분하지 않으면 글러브 모양이 엉망이 된다"고 말했다.


글러브는 대부분 3년 미만된 일본산 송아지 가죽을 쓴다. 가죽 두께는 표피가 2.2~2.4㎜, 내피가 1.8~2㎜ 정도. 무게는 포지션마다 다르다. 내야 글러브의 경우 580g 안팎이지만 외야글러브는 630~640g, 투수는 600g 정도라고 한다.


야구 글러브에도 유행이 있다. 과거에는 단색이 주류를 이뤘지만 요즘은 하얀색은 물론 검정, 빨강, 노랑, 파랑, 오렌지 등 다양한 색깔이 인기를 끈다. 컬러 글러브를 처음 만든 것도 방씨이다.


국내 야구용품 시장은 영세해 글러브의 연간 판매량이 30만개 안팎에 불과하다. 일본의 5%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게 방씨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이 많이 들어와 할인매장에서 팔리는 바람에 국내업체들의 걱정이 크다. 방씨는 "중국산은 품질이 너무 처져 금세 문제가 생깁니다. 국산 글러브는 야구 선진국인 일본, 미국 제품에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라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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