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독일이란 나라는 이런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나게 하는, 독일다운 곳이다. 어떤 사람들은 ‘독일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게 만든다’라고 평가한다.
뮌헨에 있는 독일 박물관을 방문했다. 탄광에서 천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 문명을 탐험할 수 있는 장소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과학박물관이라고 한다. 박물관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들도 이곳에 가면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도 처음에는 “또 박물관이냐”라고 푸념을 했다. 하지만 결과를 이야기하자면 “시간이 너무 짧다. 다 못 봤는데 내일 또 오자”고 했을 만큼 재미있고 내용이 충실한 장소였다.
아침 9시 이전에 호텔에서 나왔다. S-반을 타고 이사토르 역에 내려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박물관을 찾을 수 있다. 같은 곳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눈치껏 따라가거나 물어보면 길을 잃지 않고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일찍 간 덕분에 입장할 때 표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설 필요는 없었다. 10시가 넘어서자 사람들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11시쯤에는 줄이 50m를 넘어 보였다. 한국인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살펴본 패키지여행 상품 중에서 독일 박물관 견학 코스를 담은 여행사는 거의 없었다.

독일박물관의 총 면적은 5만5천㎡라고 한다. 모든 시설물을 다 보려면 161km를 걸어야 한다. 매일 8시간씩 관람해서 한 달 내내 둘러봐야 내용을 다 볼 수 있다고 한다. 내부 구조가 다소 복잡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어 잠시 헤맬지도 모른다.
이 박물관은 지난 1903년 뮌헨 출신 사업가 오스카 폰 밀러(Oska von Miller)가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형 선박이 보인다. 이곳을 시작으로 해서 선박, 항공, 자동차, 기계, 핵물리, 컴퓨터, 천문학, 장난감, 악기, 첨단 과학 등 50여 가지 분야에 걸쳐 1만 7천여 점이 실물 그대로 전시돼 있다.

지난 1909년 라이트 형제가 만든 최초의 엔진 비행기, 1939년에 만들어진 전투기 ME109, 벤츠 승용차 1호, 세계 최초의 독일 잠수함 U1 등이 유명하다. 또 소형 발전기를 직접 작동시켜 전기를 만들어 보게 하는 등 간단한 과학 실험을 직접 해볼 수 있는 시설들도 수없이 많다. 1층은 바다에 관한 전시물들이 가득하다. 입구에 있는 범선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여러 가지 종류의 배들을 볼 수 있다. 또 배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다. 이밖에 석유-가스, 금속, 용접, 기계, 전기 등 시설이 있다.

2층에는 다양한 종류의 비행기들이 전시돼 있다. 인간의 내부 기관에 관해서 설명을 늘어놓은 전시관도 발견할 수 있다. 또 박물관 역사관, 물리학, 광학, 전자현미경, 핵물리학, 악기, 화학, 약학 등 전시물이 관객을 기다린다. 3층에는 세라믹 제품, 유리, 제지, 인쇄, 사진, 섬유, 환경 등에 관한 전시물이 풍부하며 4층은 천문학, 컴퓨터, 미세전자학, 통신, 농업, 식품, 도금학 등 제품이 있다.

박물관에서 나오면 입구 왼쪽에 모의 비행 시뮬레이터가 있다.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오래 대기를 해야 할 경우가 많다.
박물관에는 2층에 카페가 있다. 뷔페식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간단한 스낵과 아이스크림 등 간식도 즐길 수 있다. 카페에는 테라스가 있어 밖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테라스 테이블에는 온갖 담배 꽁초가 떨어져 있어 그다지 청결한 편은 아니다.

또 박물관 입구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여러 가지 제품을 다양하게 팔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다. 연필은 너무 비쌌다. 1개에 우리 돈으로 2천~3천원씩 했다. 기념품을 사는 대신 날씨가 제법 쌀쌀하고 배도 출출해서 커피와 핫초코, 그리고 비스켓을 사먹었다. 시내로 돌아와 점심을 먹기 위해 지하철로 가는 길은 강변을 따라 나 있었다. 강은 제법 운치가 있었다. 우리는 콧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마음으로 식당을 향해 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