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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ile과 4400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
어린시절 봤던 미국 드라마들을 꼽아본다면 A특공대나 에어울프, 전격Z작전, 맥가이버등을 꼽을수있는데, 요즘 사람들에게 대표적인 미국드라마를 꼽아보라면 거의 대부분은 X-File을 꼽을것이다. (어린세대라면 CSI나 24, 프리즌브레이크정도) X-File의 어디가 그렇게 특별했던 것일까? 군대 제대하고 한 두달쯤 후부터 첫시즌이 한국에서 방영된걸 정말 우연하게 봤었는데, 단한번의 시청으로 나도 X-File에 열광했었고 급기야 제대와 첫방송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것을 큰 행운으로 여길 정도였다. 맥가이버류의 액션물들이 기존의 체제나 가치관의 수호자로서 정의를 지키는 사도들이 주인공이었다면, X-File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당연하게 여기던 가치체계를 뒤집는다. X-File의 주인공은 사건을 과학이 아닌 오컬트적인 해석으로 해결하려 한다든지 정부를 조종하는 그림자정부(빅 브러더)에 맞선다. 이러한 관점은 과학의 시대라고 할수있는 근대사회에 대한 조롱이며,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가치에 대한 도전 이기도하다. 문제는 이렇듯 불량스럽기만한 드라마가 세기말 이라는 시대적 조류와 맞물리며 다양한 사회학적 해석이 등장할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X-File은 참으로 영리한 드라마다. 의문만 던질뿐 결코 해답을 제시하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러한 의문만으로도 사람들이 열광했다는 점이다. 열광의 크기만큼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얼마나 모순과 헛점 투성이인지를 직관적으로 알고있었다는 뜻이라고 본다. 과학으로는 설명할수없는 현상과 민심에 반하는 정부앞에서 사람들은 멀더의 시니컬한 문제제기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러한 대리만족은 단순히 세기말적인 시대적 조류라는 식으로 해석할수도 있겠지만, 좀더 본질적으로 국가나 사회의 가치체계를 절대적인 선의 위치에서 관점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고 대체되어야할 가치로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X-File은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고 할수있다.  TV를 안보고산지 오년도 넘은거 같다. 한번 안보기 시작하니까 잘 안보게 되더라. 그렇다고 집에서 그런걸 아예 안보는건 아니고 영화나 애니들을 인터넷을 통해 보긴 보는데 원래 다작 스타일이 아니라 재밌다고 소문난거 아니면 안찾아보는 그런 스타일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직장에서 CSI를 보고 재밌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직장인이 시간맞춰서 TV프로를 찾아보기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한동안 포기했다가 영화나 애니처럼 미드도 인터넷에서 찾아볼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검색을 시작했더랬다. 아니나 다를까 CSI는 이미 대세였고, 내가 모르던 미드의 바다가 그야말로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작년부터 내 미드인생은 시작되었다. ^^;; CSI를 다보고 허전함을 느끼던 무렵 내가 즐겨보던 클럽에서 다소 선정적인 소개글이 붙은 미드를 보게되었다.
"4400명의 실종자들. 작가들 완전 천재! 강추!"
'뭔데 이렇게 호들갑이야.' 싶었지만 역시나 광고효과란 무시할수 없는거다. 이렇게 4400에 손이간 나는 쥔장의 발랄한 소개글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다. 4400의 첫번째 시즌은 귀환자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극을 끌어나간다는 점에서 얼추 로스트와 비슷한점이 많다. 그러다가 두번째 시즌으로 넘어오면서 귀환자들이 조직화되는것에 위기를 느낀 정부와의 갈등이 표면화되는데, 이런 모습은 X-File에서 멀더와 그림자 정부의 대립구도를 보는거 같았다. 드디어 올해 8월말 미국에서 세번째 시즌이 끝나고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몰아보기 시작했다.(궁금한거 기다리면 말라죽는 스타일^^;;) 세번째 시즌의 초반부와 중반부는 극의 전개와 대립구도가 전편과 다를바가 없어서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엄청빨리 싫증내는 스타일 ;;;;;) 그러다가 중후반부로 넘어오면서 앞으로 전개될 사건이 내포하는 대립구도가 놀랄만큼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흥분하기 시작했다. 2006년 10월 마지막주 일요일 'KBS일요스페셜'은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방송을 내보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앞둔 시점이라 그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지난주 최대의 이슈였으니 다들 아시리라 본다. 여기서 다시 이 방송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난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미국 축산업계의 문제일 뿐일까?' 라는 의문을 던져보려고 한다. 광우병이 최초 발병한 영국은 목축업이 초토화되었다. 하지만 미국은 광우병이 발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축산업계는 건재하다. 광우병 발병 이전부터 각종 경고들이 나왔음에도 미 정부는 무시로 일관하다가 광우병이 터졌음에도 대처를 제대로 해서 확산되지는 않았다는 의견을 보이며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자세를 견지하고있다. 왜 미국과 영국은 같은 광우병을 두고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일수 있는 것일까? 나는 이것을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단순히 미국 축산업계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 사회-정치시스템의 문제라고 본다. 방송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축산업계를 비난하자 축산업계는 일제히 소송으로 맞대응한다. 오년동안의 지리한 싸움끝에 윈프리가 이기긴했지만, 축산업계는 언론과 비판자들에게 입 함부로 놀리지 말라는 경고를 대놓고 과시했다. 부시는 축산업계 선거자금의 80%를 끌어다 썻으며 역대 미 농무부장관들은 축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들로 채워졌다. 이러한 정부가 미국일반시민이 아닌 축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건 어찌보면 참 당연한거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인들의 쇠고기 소비가 줄기시작했다. 시민사회가 소비저하로 대응하자 미국정부는 수출로 축산업계를 보호하려했다. 쇠고기라는 불똥이 이젠 주변국가로 튄것이다. 영국과 미국이 광우병이라는 사안에 저토록 다르게 대응할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이 패권국가이기 때문이다. 영국도 광우병 초기엔 찍소리 못하다가 시간이 좀 흐르자 자기들만 뭐라한다고 볼멘소리를 해대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십분 활용해가며 축산업계의 위기를 타개하려고 한다. 특히 한국처럼 미국의 그늘아래서 50년이상 머문나라는 미국이 안전하다고 하면 그냥 받아들일수밖에 없다. 일본처럼 무시할수없는 데이터를 축적해가며 대응하지도 못하는 한국정부는 산업을 보호하기위해 그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하며 그것이야말로 국익이라고 떠든다. 어디선 많이 보던 논리 아닌가? 자이툰부대 파병할때도 들었던 소리고, 미국과 FTA체결의 당위성을 주장할때도 들었던 소리고, 주한미군을 위해 대추리주민 내쫓을때도 역시 들었던 소리들이다. 소수를 희생해가며 다수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국익인가? 그리고 이 사회에서 희생을 요구받는 것은 정말 소수일 뿐인가? 경제개발기 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희생하며 한국경제를 세계 10위권의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아직도 노동자들은 찬밥신세다. 쌀수입쿼터 증가로 쌀농사에 기대는 농민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울부짖지만, 그저 시골에서 농사나 짓는 무지렁이들이라며 아무도 귀기울여주지 않는다. 미국도 문제지만 한국은 더 문제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의 원인들이 단지 이익단체의 이기심과 관련산업 종사자들에게만 해당되는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와 투표권을 보장받는 민주주의가 근간인 근대국가가 중세나 봉건시대의 왕정보다 확실히 나은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문제점이 없는것은 아니며 왕정보다 낫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체제의 문제점들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시간이 흐르며 사회와 국가의 정의가 변해왔듯이 현재의 시스템도 변화할것이다. 또 그래야 한다. 처음 4400명의 귀환자들은 자신들의 납치와 귀환의 목적에 대해 알지 못했다. 정부도 이러한 의도를 알아내기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4400명을 사회에 풀어놓는다. 극 초반에 귀환자들의 초능력은 위험요소로 간주되기는 하지만 파편화된 귀환자들을 통제할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조던 콜리어라는 귀환자가 4400센터를 통해 귀환자들을 조직화하고 인류를 구하기위해 4400명이 돌아왔다는 메세지를 전파하며 정부와 본격적으로 갈등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인류를 구한다는 메세지가 참 통속적이고 황당하기만 했다. 인류를 구하기위한 정의의 사도들을 그동안 엄청나게 보아온 우리가 아닌가? 또한 4400은 기존의 미스테리 스릴러물과는 달리 등장인물들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극을 전개시키는 주된 요소로 사용하면서 어떻게 보면 가족 드라마나 멜로물처럼 보이기도한다. 이처럼 루즈하고 감성적인 극이 인류의 구원이라는 소재와 만나면서 나름 신선하기도 했지만 그 약발도 3시즌 부터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조던 콜리어가 부활해서는 인류의 구원이라는 목적이 체제의 전복을 통해서라는 충격적인 메세지를 전달하고, 이부분에서 난 '뜨악'하고 놀라고 말았다. X-File의 문제제기는 어디까지나 흥미를 위한 요소일뿐 절대 그선을 넘지는 않았다. "진실은 항상 저 너머에 있어요."라는 대사야 말로 이러한 X-File의 의도를 가장 잘 전달한다. 헌데 4400은 단계적으로 인류의 구원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 무엇인지를 세개의 시즌을 통해 풀어놓았다. 1. 인류를 구원하기위해 4400명은 귀환한 것이다. 2. 인류를 구원하기위해서는 전쟁은 불가피하다. 3. 전쟁의 목표는 바로 현 체제의 전복이다. 인류가 미래에 멸망하는 이유가 현체제의 모순된 구조에 있으며, 4400의 목적이 지배구조의 변화 즉 국가시스템의 변화에 있다는 것이다. 실로 엄청난 떡밥이다. 떡밥의 가짓수에서야 다른 드라마들과 비교조차 안되겠지만 단일떡밥의 스케일로 본다면 단연 최고이다. 사실 황당하기까지한 드라마이지만 구성은 결코 엉성하지 않다. (황당한건 이해해도 엉성한건 절대 용서못하는 스타일;;;) 조던 콜리어가 센터의 구심점 역할을 할때 보여준 인물상과 4400이 아닌 대중의 구세주가 되어 돌아온 후 보여주는 인물상의 차이와 데니스 라일랜드라는 인물이 그리는 국가에 대한 헌신이라는것의 폭력성과 노바그룹과의 대결에서 수호하려는 국가의 가치가 보여주는 편협한 모습등등은 이 드라마가 굉장히 정교한 설계도위에서 세워지고 있슴을 의미한다. 4400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프로마이신이라는 물질이 원래는 지배자들의 권력을 강화하기위한 수단으로서 피지배자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키기위해 사용되어진 물질이라는걸 아실것이다. 미래의 인류는 오히려 이 물질을 이용해서 과거의 전쟁으로 미래를 바꾸려한다. '미래를 위한 전쟁은 과거에 이미 치뤄지게 될 것이다.' 단순한 메세지같지만 그 의미는 결코 녹록치 않다. 인류는 지구온난화와 핵위기같은 안보불안에 여전히 노출되어있다. 또한 이렇게 손에 잡히지 않는 사안 뿐만 아니라 광우병같은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물론 대책은 늘 존재한다. 지구 온난화를 줄이기위한 도쿄 의정서도 있고 핵위기를 줄이기 위해 핵확산 방지조약 같은것도 있으며 광우병이 불거지자 해당국가의 수출을 차단하고 동종식육을 금지하며 문제가 된 소들을 도살처분했다. 하지만 이런 안전판이 제대로 작동하고있는가? 지구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가인 미국은 도쿄 의정서의 비준을 거부하고 있고 핵확산 방지조약이란것도 따지고보면 핵의 확산만 막을뿐이지 기존 강대국이 보유 하고있는 핵은 묵인하는 기만적이고 불평등한 조약일 뿐이다. 광우병 때문에 동종식육을 금지 했다지만 초식동물인 소에게 여전히 동물성 사료를 먹여 교차오염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며 축산업계에 대한 감시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데도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건 단순히 개별 사안의 문제가 아닌 총체적인 시스템의 문제이다. 그런데도, 국가는 국익을 위해 국민들에게 순종할 것을 요구한다. 허나 그것이 사람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장담할수 있는가. 역설적으로 왕정시대 시민들이 체제에 순종하기만 했다면 지금의 민주주의 체제가 탄생 할수 있었을까? 우리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의 모습이 과거의 인류가 투쟁과 저항속에서 이루어낸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4400이 3시즌 마지막에 던져놓은 저 엄청난 떡밥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 나갈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4시즌에서도 여전히 인물들간의 관계가 극전개의 핵심이 되겠지만 다이애나와 마이야가 스페인으로 떠나고 알리나가 다시 미래로 납치되는등 이전까지와는 다른 큰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솔직히 어떤 모습으로 4시즌이 시작될지 전혀 예측을 못하겠으니 답답하기도하고 흥분되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즐거움이라도 있으니 사는데 조금이라도 낙이 있는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써놓고 나니 여지껏 미국을 있는대로 까놓고서 미국산 드라마에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내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ㅎㅎ
<4400의 등장인물들>


 워뗘 자네도 함 해볼텨? 죽지 살지는 반반인디. 생각있음 함 혀봐. . . . 까짓거 인생 뭐있나. 함 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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