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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살면서 만나는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은 평균 95%이상이 영어이름을 쓴다. 일본인의 경우 Yoko나 Tomo라던가 이런 단순하고 짧은 이름일 경우 본명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어서 비율이 약간 적지만, 한국인과 중국인은 거의 예외없이 영어이름을 하나씩 갖고 있다. 영어 쓰는 나라에 가야 영어이름을 만드는가? 아니. 회화학원만 가도 영어이름 하나씩 만들어서 쇼를 한다. (나도 한때 민X철 영어학원 같은 데서 무려 외국인 강사와 공부하며 돈낭비를 해 본 경험이 있다. 왜 돈낭비인지는 다음 기회에.)
더 웃기는 년놈들은 영어 나라에 가면서 불어나 독어로 이름을 짓기도 한다. (Vivienne이나 Schmidt같은 이름을 달고 다니는 넘들도 보았다-_-) 주로 중국인들인데, 한국인들은 아예 불어나 독어가 별로 인기있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뻘짓을 하는 비율은 적다. (중국에선 아직 영어와 함께 불어, 독어가 인기 있는 언어이다.) 그리고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의 영어 작명센스라는 게 촌티가 팍팍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흔한 이름보다는 멋진 이름을 갖겠다고 괴상한 이름을 골라 코미디를 연출하면서도 자기들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이 이름은 어떤 이름일까? 이런 영어이름들은 어떤 공식 문서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본명 따로 놓고 가명으로 행세하고 다니는 셈이고, 이 점 때문에 난감한 일들도 발생한다. (등장하면 안 된다. 은행 수표 발급받을 때 영어이름으로 발급받았다가 신분증이랑 이름이 달라서 고생한 병신도 본 적이 있다.) 사회생활에서만 쓰는 셈인데 같은 한국인들끼리도 영어 이름으로 서로 부르는 의미없는 뻘짓을 하는 작자들도 더럽게 많다. (당신들이 이민2세라 본명이 영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아니라면 나는 왜 백인으로 태어나 영어이름을 갖지 못한 황인종인지 슬퍼하는 원숭이들의 자위에 불과하다.)
왜 이런 영어이름을 쓰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대개 다음과 같다.
- 외국인들이 자기네 나라 이름은 기억하기 어려워 하니까
- 발음을 못 하니까
그러면 인도나 중동애들은 이름이 쉽고 기억하기 좋아서 본명을 쓰나? Zakir, Khaled, Prakash 이런 이름들도 똑같이 괴이한 이름이긴 마찬가지고, 한번에 기억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며, 발음 못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발음 할 수 있다고? 영어식으로 대충 읽으면 발음할 수 있지. 원어 발음과는 전혀 다르더라도 말이다. (당신 장모음/단모음 구분해서 발음할 수 있어? 한국어에선 이 구분이 오래전에 사라져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분할 수 없다.) 한국어를 오랫동안 배워본 적이 없는 외국인에게 한국어 이름을 제대로 발음해 주길 바라는 것은 당신 영어발음이 하룻밤 사이에 원어민이랑 똑같아지길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발음을 개판으로 하든 어떻든 본명으로 살아가는 게 제일 자연스럽다. 정 발음이 배배 꼬였다 싶으면 두 글자중 하나 싹둑 잘라내서 그나마 발음하기 편한 쪽을 이름으로 삼으면 된다. 보통 ㅡ나 ㅓ같은거 들어가면 개판이 된다. 로마자 표기법이 eu, eo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인데 ㅡ, ㅓ같은 소리를 eu, eo로 표기하는 괴상망칙한 철자법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참고로 내 본명 '용덕'은 Yongdeok이라고 쓰지만 앞에만 잘라서 Yong이고, 캐나다인들은 이걸 '용'이 아니라 '영'이라고 읽어주지만 별 개의치 않는다.
그런 이름 듣기 싫다고? 이상하게 발음하는 걸 듣느니 차라리 영어이름이 낫다고? 해줄 수 있는 말은 한 가지 뿐이다: 당신 영어발음도 듣기 싫은 건 마찬가지야. (저어어어엉 영어이름을 쓰겠다면 드라마라도 좀 보고 무난한 이름을 골라라. 당신 귀에 멋지게 들리는 이름은 유치하거나 촌티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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