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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납품하면서, 화수목금 납품휴가를 받았다. 영철형에게 추천사를 부탁드리고자 만날 약속을 했었는데, 영철형이 승소장님 인사드리러 가는 김에 겸사 같이 구경가자고 했다. 그래서 이로재 내부 풍경 구경도 하고, 승소장님을 직접 뵙고 소박하게나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로재 사옥 내부는 기대했던 것보다 공간 구성은 단순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상 이상으로 잘 조직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승소장님은 그 존재만으로 카리스마 충만이었고. 지난 "바닥"책을 드렸는데, 눈이 안 좋으신지 안경을 벗고 책에 얼굴을 파묻으며 정신 없이 페이지를 넘기셨다. 조금 뒤 웃으며 "재미있네"라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이 칭찬으로 들리지 않았다.
무방비에 가까운 느슨함과 살짝 경직된 불편함이 마주했던 자리. 이런저런 맹탕같은 질문과 김빠진 대답이 오가는 와중에, 승소장님은 불쑥 "절박함"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절박함"이 있으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 가슴이 조금 철렁했다.

이로재 구경을 마치고, 근처 대학로 까페로 가서 본격적으로 책 내용과 추천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때마침 영철형이나 나나 다음 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느릿느릿, 두서 없이 수다를 떨었다. 책에 대해 영철형은 과분한 칭찬을 했고, 나는 그게 은근 즐거우면서도 쑥스러웠다. 지난 책과 비교하면서, 지난 책 (바닥)은 소재와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이미지로 눈길이 가는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이미지 보다는 텍스트에 눈길이 많이 가는 책으로 보인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큰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책에 대한, 추천사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형과 나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요즈음 생활에 대한 불안감, 위기감 등에 대해 모처럼 더도 덜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편하게 털어놓았다. 영철형은 아프지만 현실적인 충고를 해주었다. 많이 고마웠다.

저녁에는 신사동 가로수길로 가서 뉴요커님을 뵈었다. 역시 추천사를 부탁드리는 자리였다. 뉴요커님은 다이너라이크가 이제는 지겹다며, 허름한 한식집으로 자리를 인도했는데, 식사를 대접할 나에 대한 배려였던 것 같다.

가로수길에는 멋진 카페가 참 많다.
레몬에이드랑 시커먼 케익 (아, 이름 까먹음) 먹으면서 두서없이 수다를 떨었다. 출판시장과 책 기획과정, 일드이야기, 한국음식에 관련된 컬쳐 코드에 대한 이야기에 더불어, 책과 추천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역시 요즘 생활에 대한 불안감과 아쉬움, 어떤 사건에 대한 서운함 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어두운 마음 구석을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몇 안되는 친구.

야외 카페 한 구석에는 온실처럼 꾸며진 서비스 스테이션이 있었는데, 아.... 난 이런 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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