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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전남 고흥 소록도(小鹿島)가 '소록대교'(1160m) 개통으로 육지와 연결됐다는 기사를 취재하던 기자는 소록도의 한센인(한센병 환자) 주민들과 통화하다 깜짝 놀랐다. "다리 개통으로 93년간의 차별과 격리가 사라졌다"며 기뻐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으로 반응이 싸늘해서였다. 한 주민은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우리는 소외됐다"고 했다.
이들은 소록대교에 인도(人道)가 없어 '그림의 떡'이라 했다. 건강한 사람들이라면 갓길로 차를 피해가며 건널 수 있겠지만, 한센인은 차량이 없으면 아예 다리 건너길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록도는 1916년 조선총독부가 전국의 한센인을 강제 이주시켜 격리 수용한 슬픈 역사를 지닌 곳이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은 한센인 대부분이 고령이고 몸이 불편해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센인에 대한 차별의식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고 있었다. 한 주민은 "다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전남도는 우리와 일언반구 상의도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해상교량의 경우 안전 문제로 인도를 개설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단 한 걸음도 딛기 어려운 중증 한센인이 1㎞가 넘는 다리를 건너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남 울돌목 해협에 놓인 484m 길이 진도대교에는 관광객을 위한 인도가 설치돼 있다. 관광객을 위해서는 인도를 만들고, 몸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선 돈을 들일 수 없다는 것인지, '배려하는 행정의 손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센인들은 수십㎞가 될지라도 자신의 힘으로 '격리'의 상징인 바다를 건너 세상으로 나가보길 원하고 있었다.
소록대교 개통 후 한센인들은 "예전보다 더 고립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다리 개통을 이유로 하루 40회 녹동항을 왕복하던 배가 운항을 중단한 탓이다. 한 한센인은 이렇게 말했다. "다리를 놓기 전에 먼저 우리를 이해하는 마음을 가졌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3/05/2009030500026.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1&Dep3=h1_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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