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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뒤의 이야기
아! 뽕!
2008/04/29 오후 6:13 | 사건 뒤의 이야기

예전부터 마약류 전과자의 변론이 힘든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또 당하고나니 어이가 없습니다.

첫 시련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중국산인지 필리핀산인지 외국에서 들어온 마약을 킬로그램 단위로 팔려던 사람 둘이 구속되어 모두 저를 선임하였습니다.

그 정도를 판매하려고 하였다면 마약류전과가 없어도 실형선고를 하지 않을 도리가 없지요.

뭐 죄질은 둘이 같다고 보이고요.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자기 거시기에 파라핀인가를 주입했었는데 그게 수감된 중에 썩기 시작하는 겁니다. 유치장에 있으면서 치료를 받으러 다니기는 했는데 의사소견이 당장 입원하여 수술해서 긁어내지 않으면 자를 수밖에 없게 된다네요.

아무리 죄가 중해도, 젊은 남자를 영원히 수감하는 무기형을 선고할 것이 아닌 바에야 수감생활로 신체가 손상될 수 있다는데 그 사람을 계속 가둬둘 수는 없겠지요.

저도 그 점을 부각하며 공범이 그 사유로 석방되면 나머지도 형평 차원에서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였네요.

그런데 선고결과는 그 아픈 사람만 석방되고 나머지는 실형 2년이 선고된 겁니다. 판사가 좀 융통성이 없었지요.

그 나머지도 항소심에 가서는 형평을 이유로 석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부터입니다.

처음부터 석방은 힘들다고, 2년 정도의 형만 받게되면 성공이라고 하고 선임하여 일을 한 것이었는데 한 명은 석방되는데 자기는 석방이 못 되었으니 돈 내놓으라고 찾아온 것이지요.

뭐 그 돈 가지고 제가 떼부자가 될 것도 아니라 주고 말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다음은 자기 입으로 잘 되었다고 좋아하고 심지어 항소심에서는 어느 변호사를 선임할 것인지, 항소이유서를 작성해 줄 수 있는지를 묻던 자가 있습니다.

제가 늘 친절하게 해 주었고 항소까지도 배려를 아끼지 않았기에 저에게 뭐라고 한 것은 아닌데 경찰관을 물고 늘어지네요.

그 경찰관이 저를 선임하게 연결시켜준 것도 아니고 조사를 하다가 그 자가 어느 변호사를 하는 게 좋겠냐고 물어서 알아서 하라고 했음에도 끝내 사정하고 매달리기에 제가 어떠냐고 의견을 냈다네요.

물론 그렇다고 그 경찰관하고 저하고 밥 한 번, 차 한 잔 마신 적이 없지요.

그런데 저를 문제삼지 못하자 그 경찰관에게 당신이 변호사 소개한다고 편지를 보낸 모양입니다. 경찰관이야 떳떳하지만 그래도 감찰조사라도 받게되면 신경쓰이고 왜 아니땐 굴뚝에서 연기나겠어 라는 의혹에 찬 시선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알기에 그 경찰관이 면회를 가 주었더니 처음에는 그 경찰관에게 돈 먹은 거 내놓으라고 떼를 쓰다가 그런 게 없다는 걸 알게되자

본심을 드러내, 가족과 특별면회를 1시간만 하게 해 달라고 했다네요.

경찰관이 답답한 마음에 저희 사무장(지역이 좁다보니 이 지역 출신끼리는 사석에서는 형님 동생 합니다)에게 하소연을 하였던 모양입니다. 저희 사무장은 다른 사건서류 내러 경찰서에 갔었던 것이지요.

그러면서 은근히 우리 사무실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주든지 아니면 특별면회라도 주선해주어 자기를 곤경에서 구해주었으면 하는 눈치라고 하는데 저는 단호하게 그런 사무장에게 그 어떤 일도 못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제가 돈을 돌려줄 수도 있고 또 재주를 피워 특별면회를 어떻게 시켜주었다고 생각해 보십시다. 그 자가 그 정도에서 그칠까요?

아니지요. 이것들 뭔가 커넥션이 있구나 하고 더 큰 요구를 해 올 겁니다. 그저 떼써라 나는 모른다로 버티는 게 상책이지요.

그 개같은 경우를 오늘 또 당했습니다.

히로뽕에 대마전과가 수두룩한 사람을 1월에 선임하여 꼬박 4달 동안 정성을 기울여 변론을 했습니다. 중간에 재판부에 나중에 유죄라고 보여 실형을 선고할 때 하더라도 방어권 보장을 위해 일단 석방해 놓고 재판을 하자고 설득하여 불구속으로 풀어 재판을 받게 하였고, 잘 하지 않는 모발감정까지 하고 감정인까지 불러 신문도 했습니다.

그 신문에 대비하여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관련 자료를 모아 증거로 제출하기도 하고, 정말 제 나름으로는 부끄럼 없이 변론을 했습니다.


간이시약검사는 음성, 소변검사는 양성, 모발검사는 음성이기에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라는 것에 따라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실형 10월이 선고되었습니다.

저로서도 의외고 피고인도 많이 놀랐겠지요. 그런데 전혀 선임과정에서는 보이지도 않던 처라는 사람과 뽕 전과가 있다는 친구들이 찾아왔습니다.

걱정되겠다고,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안 좋아 마음이 좋지않다고 하는데, 그 친구라는 자들의 말이 가관입니다.

자기가 뽕전과가 5개고 1달전에 나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변호사 선임 안해도 실형 10월은 그냥 나오는 것이니까 확실하게 항소심에 따라가 빼낼 자신이 없으면 돈을 내 놓으라네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러나 뽕쟁이 속성을 잠시나마 깜빡한 제 잘못도 큽니다. 그 자는 교도소 접견 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원망하지 않는다면서 그저 자기 억울한 심정만 자기편에서 변론해주시면 된다고 그렇게 떠들던 자인데....


아 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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