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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10/24
 

주워들은 얘기
소주가 좋다
2007/06/18 오 전 8:58 | 주워들은 얘기

요새 와인의 강품이 불고 있지요.

프랑스, 이태리, 미국, 칠레에 호주까지 와인산지도 다양하고 이름도 요상한 것이 좀 있어 보이고, 마시는 분위기나 잔도 더없이 우아합니다.

그래서 저도 와인하고 좀 친해볼까 싶었는데, 와인은 너무 어렵네요.

우선 병을 따면 혼자서는 해결이 잘 안됩니다.

한 병을 다 마시면, 골이 아파 다음날이 힘들고, 그렇다고 딴 것을 두었다 먹으면 맛이 가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또, 도수가 어중간해서 취기가 늦게오르고, 아무래도 머리아픈 것이 없어지지가 않아 쉽게 다가가기가 어렵네요.

개인적으로는 와인에 아픔이 있기도 합니다.

뭐 싸구려기는 하지만 포도주면 다 광의의 와인으로 볼 수도 있을 텐데, 첫 술인 그 포도주에서 인생의 쓴 맛을 보았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증조할머니 생신잔치에서 어른들이 이 술 저 술을 마시다다 나중에 포도주를 드시는데, 뭔 술이 맛있길래 저리도 드시나 하는 생각을 하던 차에 포도주가 반병 정도 남은 상태에서 손님들이 일어나 가셨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방으로 돌아와 포도주를 맛보았는데, 왜 싸구려 포도주가 달콤한 게 그럭저럭 먹을만 하던 것을 아시는지요.

아! 어른들이 요로코롬 달콤하고 먹을만하니까 그렇게들 술을 자시는구나 싶어 저도 좍좍 마셔주었습니다.

그런데, 서너잔을 마셨나, 갑자기 하늘이 뱅뱅돌고 땅이 꺼지는 겁니다.

어른들이 손님배웅을 마치고 들어오시는데, 일어서지도 못하고 그냥 울음을 터뜨렸지요.

어른들의 "어라 얘 술 마셨네"라는 소리를 뒤로하고 곯아 떨어졌는데, 그런 제 모습이 귀엽고 우스웠는지 야단은 맞지 않았는데, 아 술이 무섭다는 생각은 하게 되었지요.

커서, 여러가지 술을 마셔보았는데, 유독 집에서 담근 약주나 과실주에 제가 약점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도수가 낮은 술과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급적이면 풍성한 안주와 함께 하는 소주를 즐기는데, 언제나 소주 안주로만 적당한 것으로 술을 시작할 수 없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2차에서 먹을 술이 적당하지 않아 거의 폭탄주 몇 잔으로 정해놓고 있었는데, 아래 기사를 보니 양주는 메탄올이 있어 몸에 좋지 않다네요.

값도 싸고, 도수도 순해져서 적당해졌고 누구나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소주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오니 어쩐지 반갑습니다.

이래저래 소주랑 더 친하게 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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