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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워들은 얘기
풍수이야기
2007/06/12 오 전 11:40 | 주워들은 얘기

한나라당 후보들이 경선후보로 등록을 하고 있고, 열우당 전 대표를 지낸 분은 대선불출마를 선언하고, 일부 정치인은 대선출사표를 밝히고 있는 등 대선의 기운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누가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그래서인지 역술가들이 한 몫을 하게 되는게 이즈음의 분위기가 아닐까 합니다.

사주팔자를 놓고 누가 된다느니, 조상 묘를 잘 써서 누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이 즈음 나올 법한 이야기지요.

물론 사주니 풍수가 제도권에서 검증된 것이 아니라 그리 비중있게 다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심정적으로는 상당히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저만 그런가요?).

우리 나라 풍수의 역사는 나말 여초의 도선스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중국에서나 있던 이야기인데, 당시의 새로운 권력구도와 관련하여 신흥호족들이 자기들의 세력강화를 위해 풍수가 유행했지 싶습니다.

그 전통이 유가의 나라이던 조선을 거쳐 오늘까지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일제를 거치며 쇠말뚝 파동을 겪기도 하는 등 풍수는 우리와 거리를 둔 듯 해도 늘 옆에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다 못해 저같은 무명의 시골사람도 조상 묘자리가 잘되었는지, 장마로 봉분이 일부 상하면 뭐가 안좋을 수 있다며 바로 보수하니 풍수는 무시할 수 없는 일부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풍수의 고전인 금낭경에 奪神工 改天命(탈신공 개천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이 하는 일을 빼앗을 수 있으며 하늘이 부여한 운명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이랍니다.

고 최명희 작가의 혼불에는 무녀의 남편인 홍술이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나무가쟁이맹이로 차고 날러가 버릴 수 없는 것이 타고난 조상의 뼉다구라먼, 그거기 저 앉은 한 펭상의 근본이라먼, 내가 인자 저것(손자를 칭)의 조상이 되야서, 내 뼉다구를 양반으로 바꽈 줄수는 도저히 없는 거잉게, 멩당이라도 써야제.

천하에 멩사(名師), 멩풍(名風)을 다 데리다가 멩당을 본 양반으 산소 옆구리를 몰래 따고 들으가서라도 멩동을 써야제.

우리 재주로는 어디 그런 집안으서 신안 뫼세다가 잡은 자리만 헌 디를 달리 구헐 수도 없을 팅게. 그 봉분 옆구리를 째고 들으가서라도 양반이 쓴 멩당인디 오죽헐 거이냐.

뼉다구 하나 잘 타고나 양반이 된 그 뼉다구 옆에 내 뼉다구 나란히 동좌석허고 있다가, 세월이 가서 나중에는 그것도 썩고 내것도 썩어 한 자리에 몽뚱이로 얼크러지먼, 니 다리, 내 다리, 니 복, 내 복을 누가 앉어 따로 따로 어지 개리겄는가.

어찌 되얏든 자리다가 뫼 쓴 것이 되야부렀는디.

그런 뒤에 멩당기운이 발복을 허먼, 그 자손 내손이 똑같이 받겄지 라고.

천하고 고단한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픈 비원이 담긴 행동이 묘자리 발복을 기대해서 양반이 잡아놓은 명당자리에 암장을 하려는 것이지요.

왜 이렇게 명당에 급급할까요?

아니라고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용인으로 아버지 묘를 이장하고, 동교동 집도 일산으로 옮긴 후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개가(?)를 올렸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거제도가 육지와 이어지는 대교가 가설된 후 대통령이 되어다는 말이 나돌았던 것을 보면, 풍수가 미신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생활에서 비켜나 있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풍수가 말이, 음택 풍수의 핵심은 "동기감응"이라는 것으로 조상의 유골이 복지에 묻히면 그 복지의 좋은 기가 자손에게 전해져 자손이 발복한다는 것인데, 그게 꽤나 민중을 선동하는 신비성을 가지는 거라네요.

그리고 권력을 찬탈하거나 장악한 자가 가장 그걸 쉽게 합리화하는 방편의 하나가 소위 조상묘가 제왕지지(帝王之地)에 자리잡아 권력을 잡게 되었다고 하면, 사람들 마음속에 잠재된 왕권신수설이 작용하여 그걸 쉽게 받아들인다네요.

중국에서 생겨난 풍수이론의 명당이라는 것을 보면, 금닭이 알을 품은 형국(금계포란형), 장군이 부하를 거느리고 있는 형국(장군대좌형), 배가 떠가는 형국(행주형), 늙은 쥐가 밭으로 내려오는 형국(노서하전형), 꿩이 엎드려 있는 형국(복치형), 금으로 된 밥상에 꽃을 올리는 모양(금반헌화형), 용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형국(비룡승천형), 신묘한 거북이가 바다로 들어가는 형국(영구입해형), 목마른 말이 물을 마시는 형국(갈마음수형) 등의 말이 나옵니다.

산천의 생김새를 보고 저마다 비유적으로 갔다붙인 말이고, 막상 가서 보면 과연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많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늙은 쥐가 밭으로 내려오고, 꿩이 엎드려 있는게 무슨 명당이 되나요?

뭐 그런 자리에서 발복을 했다니 그런가보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심리적인 것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분 중 풍수에 심취하시고 정통하다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이 선대묘를 기막힌 명당에 앉히셨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뭐 좋아진 것은 없어보이는데(그분이 권부에 계시고, 예전에는 빈한하게 성장하신 것 같은데 지금은 강남에 아파트며 재산이 상당하시니 발복했다고 보아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자식들이 잘 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계시니 자연 자식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게 되고, 그러다보니 자식들과 관계는 물론 자식들이 공연히 엇나갈 가능성이 적고 무엇보다 너희들을 최소 뭐는 하는 자리에 묻힌 후손이라는 것이 아주 큰 자신감을 주어 자녀들이 잘 크고 있는 것이 강점인 것으로 보이더군요.

물론 저야 명당하고는 관계가 없지만, 그래도 제가 보기에 제 선대 묘 중 일부는 소위 명당이라는 징후를 보인 곳도 있고 그런 곳의 특징이 자손들이 잘된다는 것이라, 가족들이 모여서 가끔 그 이야기를 하며 잘 할 것이니 그저 지켜보자고 하면 걱정을 늘어놓다가도 다시 한 번 자녀들을 다시 보게 되니 그 역시 이로운 점이겠지요.

그러나, 중국과 우리나라만 보는 풍수는 상당히 쇠하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의견입니다.

왜냐하면 풍수는 산의 흐름과 물의 흐름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인데, 산길이며 물길이 막히고 끊긴 곳이 이렇게 많은데, 과연 풍수에서 말하는 용이 그대로 살아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에서 저마다 명당을 찾은 지 2천년이 되어가는데, 명당이 남아 있을 리도 없고, 있다면 누군가가 이미 묘를 썼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고, 그런 자리에 다시 묘를 쓰게 된 것은 결국 명당의 후손이 절손되었다는 것인데, 그런 게 무슨 명당이랴 싶은 생각에서 입니다.


희대를 풍미한 육관도사가 세상을 지배하는 황제지지라는 자미원국을 보아놓았는데 충남 어디라고 하더니 자기가 죽은 후 가야산도립공원에 묘를 쓴 것을 보면, 풍수는 그래도 살아있지 싶기도 한데,

저마다 복이라는 게 있을진대, 풍수가가 후손을 제왕만들려고 꿈꾼다면 좀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뭐 풍수가를 낮춰 보는 것은 아니고, 오늘처럼 개명한 세상에서는 땅의 발복으로 뭐를 바라기보다는, 부단히 자기를 갈고 닦으며 진취적인 사고로 도전하는 자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 제왕격인 유엔의 반기문 총장 묘가 명당이라는 이야기는 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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