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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11/23
 

             



연둣빛 신록을 닮은 녹차 한잔 우려놓고 건너편 숲을 바라본다
.
춘흥에 겨워 절로 도연해지는 기분.
좋다. 참으로 좋다.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금아선생의 글 그대로다.
지명이 메이플 셰이드인 우리 동네 역시 지금 단풍나무 녹엽이 한껏 찬란하다.
어디나 초파일을 전후하여 신록의 숲은 몽실거리며 부푸는 눈엽들로 꽃보다 아름다웁다.
성인이 태어나신 달은 자연조차 예우 갖춰 특별한 성찬의식을 준비하였는가,
투명한 햇살 아래 잎잎이 반짝대는 신록의 숲 빛깔은 눈부시기 그지없다.

                        


이상하게도 커피가 생래적으로 받지를 않다보니
녹차를 만만하고 무간한 친구처럼 대하며
그저 내 식대로 편안하게 차와 즐겨 벗해왔다.
다도라 하여 무릎 꿇고 머리 조아려가며
조막만한 잔을 두 손으로 받들어
천천히 마시는 형식 따위가 왠지 나는 거북살스러웠다
.
차에 대한 결례라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차 한잔 마시는데까지 유별나게 수선을 피우는 건 예나 이제나 질색이다
.
내게도 가마 속에서 저절로 매화 꽃피어난 그럴듯한 분청다기며
푸른 빛 서늘한 백자 다기가 마련돼 있긴 하다
.
그러나 녹차를 마시는데 항용 사용되기는 그중 큼지막한 막사발 형의 다완.
다완이 곁에 없으면 일반 대접이라도 상관없었다.
이렇듯 평소 다구 일습에 다례 격식 갖춰 차생활을 하던 바 아니었으나
오늘은 우전차에 대한 예의로 다기를 꺼내 제대로 차를 우려본다
.
모처럼의 여유로운 휴일, 우전을 음미하며
입안 가득 번지는 향그러움에 취해본 순간 절로 감기는 눈
 
아름다움 앞에 우린 왜 그만 눈이 스르르 감기는지. 

  




 茶香


향기나게
커피 잘 뽑기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녹차 잘 우려내기는
더 어렵다.


차 향내를
밝히면서도
사람 향내는
풍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찻잎이 그렇듯이
사람도 자라면서
점점 타고난 향내를
잃어버리고
떫은 맛만 낸다.


향내까지 바라지는 않더라도
사람 냄새라도 풍기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종이 피아노님이 남긴 글 중에서>

사상체질별 차의 선택

소음인

신장이 크고 비장이 작아 신장은 기능항진인 반면 비장의 기능은 저하된다. 몸이 차고 위장 기능이 약한 관계로 따뜻한 성질의 약재를 차로 마시는 것이 좋다. 인삼차는 소화기능을 도우며 손발을 따스하게 해준다. 생강차는 소화기능과 혈액순환을 돕고 감기에 유효하다. 귤차와 유자차는 소화기능을 돕고 기의 운행을 원활하게 한다. 대추차는 위의 기능을 도우며 마음을 안정케하고 계피차는 내장과 손발을 따뜻하게 해준다. 녹차나 커피는 맞지 않는 체질이다.

소양인

비장이 크고 신장이 작으므로 비장 기능은 항진상태나 신장기능이 떨어진다. 열이 많고 성격이 급한 체질로 시원한 성질의 약재로 만든 차를 마신다. 산수유차나 구기자차는 장정 기능을 돕고 결명자차는 눈을 말게 해준다. 보리차는 열을 내려주며 이뇨작용을 돕는다.당근즙, 녹즙, 참외, 수박, 토마토 등 과일쥬스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

태음인

간이 크고 폐는 작은 체질로 지구력이 있는 무언의 실천가로 평소 땀이 많으며 건장한 편이다. 그러나 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에 유의해야 하는 체질이다. 피를 맑게 해주는 녹차가 잘 받으며 오미자차는 기침을 멈추게 하고 진액을 보강시켜 준다. 음양곽차 율무차는 몸안의 습을 제거해주고 칡차는 뻣뻣한 목을 풀어주며 간을 해독시켜준다.

태양인

폐가 크고 간이 작으며 강직하나 독선적인 편이다. 화가 많은 체질로 맑은 성질의 차가 좋다. 모과차는 근육에 힘이 없거나 나른할 때, 감기 걸렸을 때도 좋다. 감잎차는 피를 맑게 해주며 오가피차는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든다. 인삼, 녹욘, 커피는 피하고 푸른 채소류의 즙과 과일쥬스가 좋다.

 

차생활의 실제

  다례는 자세와 정신을 곧게 세우는 과정으로, 찻자리를 통해 인정의 통로를 만들며 예의를 배우고 깊이 생각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나아가 자연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인간의 본성을 가다듬어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도록 심신 수양 및 반성을 이끌어내고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터득하게 하는 차생활.

  깊은 역사성을 가지고 그 맥을 이어온 우리의 차문화는 신라시대 화랑과 승려를 중심으로 번성하였는데 특히 불교 계율상 술을 금하므로 손님 접대시에 필요함은 물론 차의 각성작용은 참선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고려에 이르러서는 선비들이 다도를 통해 두뇌휴식과 몸의 피로를 풀어 왔다면 조선시대에는 心을 닦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유학과 일체성을 찾았다. 이렇듯 차는 불교 (다선일체) 예술(茶器, 茶詩) 실학(다산 등 경세가와의 만남)과 서로 접근하며 발전을 이루어 오늘에 이르렀다.

  차나무는 씨앗에 의해서만 번식하는 식물로 뿌리가 곧게 뻗어내리므로 옮겨 심으면 살기가 어렵다. 이러한 直根性은 정절을 지킨다는 상징성과도 통해 남도에서는 처녀가 결혼할 때 차 씨앗을 혼수(봉채)에 넣어갔다고 한다.

  차는 색과 향과 맛에서 그 고유의 멋을 느끼게 되는데 운치롭기로는 찻물 끓는 소리를 松風聲이라 하여 솔숲 속의 솔가지를 스쳐지나는 바람소리나 檜雨라 하여 전나무에 듣는 빗소리를 음미 반추하는 멋에서부터 다도는 출발한다.

  다향으로 마음을 씻고 비운다는 표현이 선조들의 시에서 자주 등장하듯 차는 일찍부터 한국인의 생활 속에 깊이 파고 들었다. 따라서 차는 신께 바치는 공양물의 하나이자 제례때의 봉납물이었다. 차례지낸다는 말이 나타내듯 차를 제물로 올렸으며 도교에서는 心齋라 하여 제사의식을 앞두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비우는 행위의 일환으로 차를 들었다고 한다. 특히 차는 불교문화와 깊은 관련을 맺어와 이름난 다인 중에 승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차는 물의 身이요, 물은 차의 體라 이를 만큼 물의 품질을 중히 여겨왔는데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물맛이 좋은데다 차 역시 중국산 차에 필적할만한 좋은 차가 생산되어 차문화가 더욱 아름답게 꽃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찻잔에 차를 따를때 한번에 채우지 않고 나누어 여러번 따름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차의 향과 맛을 고루 나누기 위함으로 좌중의 평등을 상징한다고 하였듯, 어쩌면 차생활은 수평적 관계와 평등이 요구되는 디지털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문화의 한 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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