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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에 냉면을 팔아라 여름에 사우나는 한산하다라고 생각한다. 동네목욕탕은 내부수리를 내걸고 휴업에 들어가고 일부 사우나는 문을 닫는다. 때밀이들 역시 여름철이 되면 다른 일을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고, 보신을 하는 기간이라며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쉴 수가 없었다. 아니 쉴 형편이 아니다. 내가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업주가 임시휴업을 내걸면 다른 곳을 알아 봐야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가족 휴가3일을 제외하곤 여름에도 전력을 최대한 줄이며 영업을 하기로 결정이 났다. 나에게 내려진 지시는 임시휴업기간 동안 탕 내부를 대청소하고 시원하게 환경미화를 하라는 것이다.
3일을 잘 활용하면 내 인생의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먼저 ‘땀 흘려 일 할 수 있는 때밀이 모집과 무료 강습회2박3일 과정’ 광고를 벼룩시장에 냈다. 땀 흘려 일 할 수 있는 때밀이 모집[무료 강습회2박3일] 과정 학력무시/ 병역무시 /단 해외여행 결격사유가 없는 건강한 사람/ 월 수입 120~800만원 가능/땀 방울의 양이 수입의 양이다/정신력, 체력, 프로정신 우대/짧게 배우고 길게 벌자/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때밀이의 세계로 모십니다. 연락처. XXX XXXX |
새벽 인력시장에 모이는 인상착의 모습을 한10명이 한 여름 사우나에 모였다. “오늘 끝까지 남아서 청소 할 자격이 되는 사람이 내일 수강이 가능합니다” “때밀이가 뭐 대단한 일이 라고 자격 따진단 말인겨?” 눈이 찢어지고 손등에 작은 문신이 있는 자가 경상도 특유의 신경질적인 말씨로 따진다. “여기는 공단지역이라 구두 손님은 별로 없습니다” “형씨, 내가 딱세인건 어찌 알았는겨?” 손등에 문신과 손톱이 새까만 것을 보고 구두닦이라는 확신을 갖고 던진 말에 자백이라도 하듯 덤볐다. 잡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첫 인상과 기 싸움이라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어린 사람에게서 반 말은 수도 없이 들어온 터라 개의치 않고 할 말을 이어 나갔다. “자기하고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신 분은 지금 돌아가셔도 무방합니다. 다른 일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마무리하면 되지만 사람을 다루는 일은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지속하기가 힘듭니다.” 구두닦이 친구가 뒤로 빠지며 투덜대며 밖으로 나갔다. “더 나가실 분 없습니까?” “정말 돈벌이는 광고대로 되는 겁니까?” 머리가 길고 광대가 튀어난 다른 사람이 물었다. “네, 돈 벌이는 광고대로 가능합니다” “혼자 하면 될 일을 사람을 모으는 이유가 뭐요?” “차차 알게 됩니다” “여름에는 사우나가 비수기라 하던데요? 나이가 지긋이 들어 보이는 분이 물었다. 한 사람의 말문이 열리니 너도 나도 궁금한 듯 질문공세가 계속 되었다. 혹시 목욕용품 판매 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서 당신은 얼마를 버느냐? 는 등의 무례함의 극치를 보였다. 강하게 밀어 부치지 않으면 무료광고에 모인 무일푼 인생에 저당 잡힌 꼴이 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으로 단호하게 나섰다. “여기에서 보일러 수리 가능하신 분?” “…” “의사, 약사, 변호사, 교사자격증 갖고 계신 분?” “…” “자기 집 있고, 재산세 2만원이상 내시는 분?” “…” “보증금이나 권리금 2천 만원 가능하신 분?” “…” “아님, 지금 주머니에 10만원 이상 갖고 계신 분” “…”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다. 강하고 묵직한 톤으로 감정을 섞고 마지막으로 물었다. “혹시 여기에 계신 분 중에 때밀이 학원을 찾아가보신 분 있습니까?” “…” 돈 들어가는 광고는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돈 되는 광고만을 보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일장 훈계 아닌 훈계가 시작되었다. 이들 전부를 설득해서 무엇인가 하려는 생각보다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비전이 있는 일이며, 열심히 땀 흘리면 1인 기업가로서 성공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 강변하고 싶은 오기가 발동했다. “나는 이 일이 좋습니다. 그래서 좋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이다. 나는 학원에서 돈 주고 배웠습니다. 그것도 후불로, 너무나 비싼 대가를 치렀기에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상부상조 하고자 광고를 냈습니다. 나의 목표는 사우나를 세 개 이상 소유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이 필요하다.” 나의 말투는 반말도 경어도 아닌 독백처럼 이어졌다. “시내에 있는 사우나 권리금이 천 만원이 넘는다. 돈 없이 큰 돈 벌 수 없다. 그러나 땀 흘리면 작은 돈은 모을 수 있다. 작은 돈이 큰 돈을 만드는 것이다. 일확천금 원하거든 차라리 복권을 사라. 난 무일푼으로 시작했다. 아니 마이너스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 정말 괜찮은 직업이다. 힘들고 어려운 친구들에게, 나태하고 게을러 빠진 후배들에게 진정으로 권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남을 가르치고 싶은 욕망이 생겨 이렇게 부른 것이다. 뭐 잘 못 된 것 있나? 이 안에 있으면 내가 트레이너고 스승이다. 내 말을 듣기 싫으면 나가면 된다. 평소에는 내가 하고 싶어도 못했다. 손님이 있는데 어떻게 사우나에서 무료강의를 열겠는가? 그래서 휴가 중에 모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아닌 분은 밥 시키기 전에 얼른 나가주기 바란다. 나랑 인연 없는 사람에게는 공기 밥 한 그릇도 아깝다. 딱 3일 만이라도, 정말 3일간 만이라도 배우는 자세로 고생 해 보시겠습니까?” “네” 모두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이 때 내 머리 속은 이미 헬렌 켈러를 가르친 설리번 선생의 되어 있었고, 헬렌 켈러가 남긴 명시 <내가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이 구절이 오버랩 되었다. 이들은 지금 꿈을 보지 못하는 장애와 진실을 듣지 못하는 장애를 갖고, 온갖 불평, 불만으로 세상을 탓하는 실패자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에게 프로다움을 전파하고 자기답게 사는 길을 가르쳐주고 싶은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안되면 되게 하라’ 는 ‘하면 된다’ 는 뜻이다. 무엇이든 해 보지도 않고 의심하고, 불평하고, 불만만 갖는 부정적인 사람에게 성공과 부는 찾아오지 않는다. “지금 전부 탈의하고 탕 안으로 들어가 4시간 만 놀다 나오세요!” 서로를 쳐다보며 옷을 벗는 태도는 중풍 걸린 노인네 수준이다. 얇은 여름 상. 하의 벗는데 앉아서 꾸물대는 모습, 옷만 벗으면 습관적으로 화장실에 들어 앉는 모습, 거울을 보며 갸우뚱거리는 모습, 의욕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한 시간쯤 지날 무렵 두 명이 밖으로 나왔다. “더워서 더 이상 못 있겠네요, 마~ 대충 합시다” 그리고는 휴게실 에어컨을 강으로 조절하고는 바닥에 크게 눕는다. 두 시간 정도 후에 두 명이 밖으로 나오면서 따졌다. “ 왜, 저 양반들은 나와 있소?” 그러자 누워있던 두 사람이 비아냥 하듯 말한다. “ 안에 온도 장난 아니지요? 시원한 에어컨 앞으로 오소.” 잠시 후에 네 명이 우르르 나오며 ‘밥 먹고 합시다’ 라고 외치며 담배를 찾는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아무 내색하지 않고 탕 안으로 들어갔다. 탕 속에는 두 명이 남아 있었다. 한 명은 이마에 수건을 두르고 일본온천 여행을 즐기듯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사우나를 즐기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구슬땀을 흘리며 샤워기 호스에 묻은 검은 때를 비누로 지우고 있었다. 두 사람을 한증탕으로 불렀다. “이렇게 긴 시간 탕 속에 있어봤나요?” “아뇨” 두 사람은 난생처음 장시간 사우나에 머물러본다고 실토하면서 이마에 수건을 두른 사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4시간 동안 탕 안에서 놀고 있으라는 이유가 뭐죠?” “느껴 보라는 것입니다” “뭘 느끼라는 거죠?” “내가 일 할만한 곳인가, 머무르는데 불편은 없는가, 체력은 견딜 수 있는가? 등을 4시간 동안 느껴보라는 뜻입니다” “깊은 뜻이 있었군요” “아무일 하지 않으면서도 4시간을 못 버티면 손님을 받고 서비스를 하다간 쓰러집니다. 이 일은 상당한 체력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밖으로 뛰쳐나온 사람들을 걸러내는 작업이죠” 두 사람에게 내일부터 나와서 본격적으로 배워보라고 이야기 하고는 밖에 있는 사람들을 탕으로 불렀다. 형식적인 사우나 구조와 하루 일과에 대하여 설명하고 대청소를 시켰다. 세상에 공짜가 없음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었다. 거지근성을 버리게 하고 싶었다. 실패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씻어주고 싶었다. 모두에게 역할 분담을 하고 마무리정리까지 세밀하게 확인하고 나서야 점심을 시켜주었다. 그리고 한 시간 휴식시간을 주자 패잔병들은 알아서 하나 둘 인사도 없이 빠져나갔다. 한 여름 사우나는 두 명의 보조 때밀이와 함께 시간가는 줄 몰랐다. 월 회원 손님을 대상으로 서비스 세정과 마사지 이벤트를 실시하였고, 그 덕에 손님 숫자대비 때밀이 손님은 크게 늘어났다. 여름에도 사우나를 즐기는 손님들의 반응은 이외로 좋았다. 처음에는 비수기에 손님도 없는데 보조를 두고 사람을 늘린다고 눈치를 주던 주인의 표정도 달라졌다. 뭐든지 해보고 나서 후회하자는 생활신조가 돛을 달게 되었다. 한 달 후 두 명은 시내 작은 사우나로 분가 시킬 수 있었다. 강의 중에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생각을 바꾸면 아무리 어려운 일일 지라도 방법이 나오게 되어 있다. 우리에게 할 수 없는 일이란 없다. 단 지 안하고 있을 뿐이다. 한 겨울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사람이 가득 찬다. 냉면집에 줄을 선다.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결과다. 아프리카에 신발을 들고 간 바이어는 맨발로 다니는 원주민을 보고 보따리를 싸고 나왔지만 신발제조업체 영업사원은 시장 잠재력 100%, 무한한 가능성에 과감하게 도전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실패자는 핑계와 변명이 많고, 성공자는 해야 하는 이유가 많다. 당신이 진정 성공을 원하거든 하면 된다는 정신과 해야만 한다는 절박감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라. 새로운 도전은 새로운 결과를 가져다 준다.
-김세우의 [프로의 열정과 도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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