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에도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대부분 콧물의 중요성을 의식하지 못한 채 그저 추하고 거추장스러운 것으로만 간주한다. 콧물은 공기와 같이 본질적이고 없어서는 안 될 것이지만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자신의 존재조차도 알리질 않는다.
우리 몸에서는 매일 약 1리터 정도의 콧물이 코 주변의 비어있는 공간, 즉 부비동에서 생성이 되어 코로 나오게 된다. 숨을 들이쉴 때 몸 안으로 들어온 공기를 습도가 높은 공기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가습기 역할이다. 한편, 숨을 쉴 때 공기와 같이 들어온 먼지, 중금속, 바이러스나 세균들을 끈끈한 콧물이 걸러내어 제거하는 공기청정기와 같은 역할도 한다.
그렇다면, 콧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매일 건조하고 더러운 공기를 마시게 돼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걸릴 위험이 크며 면역능력이 약한 노약자나 암과 같은 중증질환을 가진 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외래에서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는 아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런 부모들은 한결같이 아이들이 감기를 달고 산다고 하소연한다. 만일 천식기가 있는 아이라면 이러한 건조한 공기가 매우 치명적이다. 등산을 좋아하거나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코로 숨을 쉴 수 있을 정도만 하는 것이 몸에 무리가 없다.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산소가 부족하게 되어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이때 건조하고 더러운 공기가 기관지나 폐에 들어가게 되어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이럴 때는 마스크가 도움이 된다.
콧물은 우리 몸의 상태를 비추는 거울이다. 콧물이 물같이 맑게 나오는 수양성은 울 때나 급성비염의 초기, 알레르기성 비염 또는 혈관운동성 비염 때 볼 수 있다.
콧물이 끈끈하게 나오는 점액성이나 노란 색깔의 농성은 코 안에 물 혹이 있거나 축농증이 있을 때 볼 수 있다. 피가 섞여 나오는 혈성은 악성종양이나 육아종등에서 볼 수 있다. 한편, 콧물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면 어린아이들은 코에 BB탄이나 구슬과 같은 이물을, 나이 든 어른에게서는 코 안에 코딱지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서, 치아에 통증이 있다면 치아의 뿌리가 썩어 축농증이 생겼을 수 있다.
만일 한쪽에서만 노란 콧물이 나온다면 곰팡이에 의한 진균성 부비동염이나 악성종양 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렇듯 콧물은 평소에 우리 몸이 정상이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우리에게 신호를 준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코가 안 좋은 아이들이 결석을 많이 하고 학교성적도 나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외 수면장애, 정신질환, 발달장애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가 나쁘면 뇌에 적절한 산소공급을 받지 못해 집중이 안 되며 콧물을 자주 흘리거나 풀게 되면 주의가 산만해지게 되고 입으로 숨을 쉬면 감기나 호흡기질환에 자주 걸려 항상 몸이 피곤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가 코만 관리를 잘하더라도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최지윤 조선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출처:광주일보 의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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