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한 연애편지 253
큰방에 홀로 앉아 2008년 9월 5일 금요일 오후 큰 방에 홀로 앉아 있습니다. 새마을 문고에 혼자 앉아서 근무를 한답시고 이렇게 앉아 있습니다. 어께 너머로 근무하는 방법을, 전산처리하는 방법을 보고 또 이야기 듣긴 했지만 실제로 해 본적이 없어 조금은 당황했지만 방금 반납 받은 한 권의 책을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잘 처리했습니다. 서툰 일을 하다보면 땀이 나기 마련인데 나도 그렇게 되고 말았군요. 이렇게 한번 경험을 하게 되면 이젠 자신이 생겨 잘 할 수 있겠죠. 그러다 보면 재미도 있을꺼고요! 사실 오늘은 몇몇 분들을 만나 독서경진대회에 대한 준비사항과 진척사항을 말씀드리고 상의도 좀 할까했는데 명절 전이라 무척들 바쁜 모양입니다. 결국 포기하고 나도 이번 주와 다음 주는 그냥 공이나 치면서, 책이나 읽으면서 그렇게 지내려고 합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하군요. 난 명절을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사실상 사람이 살아가는 일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군요. 그냥 습관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해 왔던 일들이 새삼 바보 같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늙어가면서도 날마다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고, 또 생각들이 바뀌게 되니 사는 것이 참 의아하고도 신비롭죠? 불경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물론 지금의 이 이야기와는 연관이 없는 것이긴 해도 전쟁터에서 어떤 병사가 화살을 맞고 죽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병사는 자기에게 화살을 쏜 자와 왜 쌌는지? 어떤 독약을 묻혔는지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알고 싶어 하면서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세상의 진리를 사람의 한평생으로는 깨우칠 수 없다는 비유의 말씀이죠. 나도 내 살아가는 날들에서 신기하고 이해하기 힘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가끔씩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인생이 재미 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도 가끔은 삶속에서 혼란을 경험하시죠? 가치관의 혼란, 진리에 대한 확신이 차지 않는 삶 등등......... 그래서 재밌습니다. 우리의 삶이……. 당신도 미래에 대한 이해보다는 믿음으로 그냥 멋지게 하루하루를 사시는 방법을 알고 계시죠? 어떠한 것에서도 안달하지 않고, 그냥 물이 흐르듯 그렇게 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혹 이런 내가 인생의 방관자로 보여질까 염려도 되지만 난 그래도 좋습니다. 나 자신은 긍정적 사고방식과 낙천적 판단으로 행복하게 살길 바랄뿐이니까요. 홀로 앉아 망상에 젖어봅니다. 그래서 당신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조차 혼란스럽겠지만 사람이 좀 들 떨어져서 그런가보다 하십시오. 그럼 지금부터는 남은 근무시간동안 선풍기 아래로 가서 책이나 읽어야 갰습니다. 안녕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