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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을 오르며
우리의 명절 추석을 지낸 다음날 관악산을 올랐다. 오늘은 말벗이 되어 주는 큰애와 함께 산을 올랐다. 따사로운 햇살이 나뭇잎 위로 눈부시게 빛나고, 바람은 더 없이 신선하고 상쾌하기만 하다.
 관악산(冠岳山)은 서울 관악구, 금천구와 경기도 안양시, 과천시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예로부터 경기도의 금강 또는 소금강이라고 불리기도 하였으며, 송도의 송악, 가평의 화악, 적성의 감악, 포천의 운악, 서울의 관악을 오악 중의 하나라고 일컬었다.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한양을 에워싼 남쪽의 뾰족한 관악산은 화덕을 가진 산으로,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화기(火氣)를 끄기 위해 경복궁 앞에 해태(海苔)를 만들어 세우게 한 『불기운의 산』이라고 하는 유래도 있다.

 관악산은 고려시대의 강감찬 장군과 조선시대의 신자하 선생을 배출한 명산이라 하겠으며, 인접한 삼성산(三聖山)은, 삼성(三聖)이라 일컬어지는 원효, 의상, 윤필이 이 산에서 일막, 이막, 삼막을 지어 수도하였다는 데서 유래하였으며, 일막, 이막은 임진왜란 때 타버리고 지금은 삼막만 남았는데 이것을 삼막사라 한다. 산의 형세는 비록 태산은 아니나, 준령과 괴암이 중첩하여 장엄함을 갖추었고, 특히, 봄에는 흐드러지게 피는 철쭉과 늦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은 장관을 이룬다 한다. 그 외에도 연이은 봉우리와 구릉 곳곳에 사찰 등이 산재하고 있어, 심신이 피로할 때 즐겨 찾는 서울의 시민공원이라 할 수 있다.

 서울대 정문 옆을 돌아 오르면 처음 만나는 곳이 관악산 호수공원이다. 관악산을 오르는 중간에 위치하여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오르고 내리며 잠시 쉬어가는 쉼터인 것이다. 이 호수는 관악산 중턱에 인공으로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아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그 규모가 별로 크지 않으니 호수라기보다는 연못이 있는 정원이라 하는 것이 어울릴 것 같다.

 아담한 팔각정자 앞에는 여덟팔자 모양의 연못이 있고 연못 중앙에는 석가산을 만들어 운치를 더하고, 연못 중간을 아치형다리를 놓았고 그 중간에는 용의 형상을 한 괴석을 세워 두어 한층 더 신비로움을 더하기도 한다. 연못 한 쪽에는 ‘조선의 두보’라는 평가를 받은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인 신 위(伸 緯) 자하(紫霞)선생의 흉상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호수공원을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비교적 완만한 오름길인 국기봉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올라갔다. 오늘은 초행길이기에 무리하지 말고 편하고 쉬운 길로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제4야영장에서 계곡을 따라 오른쪽 국기봉을 올라 보니 시계가 확 트인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 자리를 깔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소풍을 하고 있다. 어제가 추석인지라 풍성한 먹을거리도 펴놓고 모두가 즐겁고 홀가분한 표정들이다. 도시생활에서 찌든 때를 털어버리고 심신을 다시 추스르려는 것이리라.
 멀리 남쪽으로 보이는 관악산 연주대와 팔봉능선을 바라보며, 참나무 이파리가 연한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국기봉을 뒤로하고 하산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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