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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에서 하동에서부터 가뿐 숨울 몰아 쉬고 바삐 달려 왔지만 우포늪에 도착하고 보니 벌써 오후 5시가 넘었다.
아름다운 석양빛을 기대했지만 하늘은 흐려있고 구름 사이로 간간히 빛이 보인다. 
잘 정리된 늪 주위를 천천히 걸어 보았다. 봄이 오긴 왔지만 시기적으로 일러서 그런지 버들잎은 이제사 조그만 잎을 내밀고 있다. 겨울나기한 청둥오리 가족들이 자맥질에 여념 없고 우아한 자태의 큰기러기는 유유자적 노니고 있다. 미루나무 꼭대기엔 해걸음에 나선 까치가 낮선 이방인을 반갑게 맞이한다.

우포늪은 자연생태적 중요성 뿐만 아니라 자연경관도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석양을 향해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비상을 보진 못해도, 호젓한 호수의 넉넉함과 조용한 평화를 느껴서 너무 좋았다.

우포늪은 1억 4천 만 년 전 해수면이 부풀어 올라 낙동강이 범람하면서 토사가 토평천의 입구를 막아 배후 습지로 만든 국내 최대 최고의 원시 자연 늪이다. 우포늪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자연생태계를 알아볼 수 있는 최상의 장소인 셈이다. 우포늪의 규모는 70여 만 평. 牛浦, 木浦, 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늪지가 연이어 분포하고 있으며, 그 속에 350 여 종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환경부 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고, 습지보호를 위한 국제협조약인 람사르(RAMSAR)조약에 가입되어 인근 주남저수지와 함께 텃새와 철새들의 아늑한 보금자리로 거듭나고 있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려면 적어도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정을 가진 곳이거나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라야 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가입하였고, 대암산용늪, 우포늪, 신안장도, 순천만, 물영아리, 두웅, 무제치늪, 무안갯벌,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오대산국립공원 습지, 제주도 물장오리 습지 등 11곳으로 지정되어 있다.

해는 저물고, 집으로는 가야겠고, 습지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드는 한 여름에 다시 오길 기약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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