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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동북부 칠암자 터

2010.02.05 08:51 | | 기쁜인연

http://kr.blog.yahoo.com/k_sang_h/7931 주소복사


<100131.산죽속의 빨치산 마네킹>






점필재 김종직선생이 지리산을 찿았던 1473년경은 숭유억불정책의 시대라

절이 깊은 산으로 들어가 산중에 암자들이 많았던 시기이다.



지리 주봉의 동북부에 해당하는 엄천 운암마을 주변에도 많은 암자터가 숨어있다.


언제 생겨 언제 소멸되었는지는 알수가 없으나 발길닿는 암자터마다 수행자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어 후답자를 반긴다.

그 옛날 여기까지 와서 수행을 하며 구도자의 길을 간 사람들은

지금의 나보다 더 삶에 지쳐 있었을테지....



<산행트랙. 슬이님제공>


<산행경로>


운암마을-박쥐굴-지장사-금낭굴-선열암-유슬이굴-선녀굴-의론대-고열암


-신열암-함양독바위-통락문-환희대-양민마을터-운암마을







4년 전 여기를 찾아왔을 때보다 너무 많이 변한 적조선원에 놀라다.

한글 이름처럼 적조해서 소박하게 보였던 적조선원이 이름까지 적조암으로 변해있고

암자가 아니라 큰 사찰을 창건 할 태세다.

이미 위쪽엔 올라가보기가 겁날 정도로 위압스런 모습의 대웅전같은 건물이 들어 서 있다.

불심이 깊은 재력가가 적조암 불사에 적극 나섰는지는 알수는 없으나 최근의 사찰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자본가와 합심하는 사례가 많다.

절을 크게 새로 지어주고 그 대가로 위패,납골당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는 실패를 하지만....

과연 종교의 천국인 대한민국이다.





<100131. 적조암의 넓은 주차장. 사진 하로동선>




어찌되었던 수 백 대를 파킹 하고도 남을 공터인 임시주차장에 파킹을 하고는 적조암위에

있는 독립가옥을 지나 계곡 우측으로 잘 나있는 길을 따르면 산죽비트의 표지판과

빨치산의 마네킹이 반긴다.




<100131.분노의 총구. 지리산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아픈 민족의 상처다>




<100131. 빨치산이 된 용운아우님>




여기서 바로 잘 나있는 길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노장동 마을터가 나온다.


오늘은 마네킹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흐린길을 따라 계곡을 건너 박쥐굴로 바로 간다.

너덜을 지나 작은 지능선을 넘어 500m쯤 오르니 박쥐굴이다.




<100131. 박쥐굴에서...>



한국전쟁시 빨치산이 숨어 살았다 한다.

입구는 좁아 보여도 수십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도 될만큼 안쪽은 넓다.



<100131. 박쥐굴내부>



<100131. 박쥐굴>






지장사터는 박쥐굴에서 170도 방향에 고도 80m 위에 있다.

처음 찾았을 때는 진달래가 만발하던 봄날이어서 지장사터 주변에 머구와 금낭화가

지천에 피었던 기억이 난다.




<060514.4년 전 지장사터에 핀 금낭화>




다시 찾은 지장사터는 겨울인데도 아늑하고 따뜻하다.

주산의 동북쪽인데도 전혀 음습함이 없이 양지바르다.



잠시 다리 쉼을 하고는 본당 터인 듯한 위쪽 뒤로 작은 지능을 잠시오르면 상대날등의

폐헬기장을 만난다.

다시 조금 올라 두 번 째 폐헬기장을 지나 상대날등을 타고 오르면 고도970m쯤에서

우측사면에 나 있는 흐린길을 따라 너덜을 건너 작은 지능같은 산죽이 많은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금낭굴이 반긴다.(고도980m)



<100131. 금낭굴>



처음 여기를 찾았을 때 금낭굴 암벽에 피어있던 금낭화가 인상적이었다.

바라보이는 북방향에 삼봉산이 보였는데 오늘은 시계가 흐려 안 보인다.




<100131.심마니형님. 금낭굴 앞 바위위에서...>




금낭굴 앞에 있는 경사진 바위에 올라 보아도 오늘은 삼봉산이 보이지 않는다.

서쪽으로 독바위와 선열암터는 보인다.



숲이 우거져 있을 때는 엄두가 안날것 같았는데 오늘은 선열암으로 바로 길을 열어보고픈

마음이 발동한다.

동선아우님이 두어 번 시도를 해볼려고 하다 험해서 포기했다 한다.



<100131.금낭굴에서...>



<100131.금낭굴에서.....>





금낭굴에서 고도를 낮춰 아래쪽으로 길을 열어가 보니 의외로 길 흔적의 느낌이 강하다.

오래전엔 노장동 마을에서 금낭굴로 바로 올라 온 옛길 흔적인 듯하다.

고도를 낮춰 100m쯤 진행해서 계곡을 만나고 다시 계곡으로 오르다 우측사면을 넘어가니

멀리서 보이던 선열암위 암봉이 나타난다.

초이아우님은 어느새 선열암 위 암봉에 올라가 있다.


동선아우님과 슬이님은 벌써 선열암에 도착해서 에코를 보낸다.

역시 대단한 슬이님의 위치추적이다.

슬이님의 감각과 PDA가 위력을 발휘한다.


덕분에 한 곳도 크게 알바 없이 정확하게 암자터를 짧은 시간에 다 둘러본다.




<100131. 선열암 터에서....>





4년전 급히 둘러보고 하산할 때는 못느낀 멋진 선열암 터다.

동북부 암자 터 뿐만아니라 지리 어느 암자터에도 뒤지지 않을 명당터다



선열암에서 등넝쿨을 잡고 오르내리며 가까이 있는 지장사와 묘정암을 왕래했다고

묘사되어 있는걸로 봐서 금낭굴 주변에 묘정암이 있지 않았나 추측을 해본다.

금낭굴에도 기와조각이 많이 발견되고 금낭굴에서 선열암으로 바로 연결해보고자

가는 도중 기와조각도 발견된다.




<100131. 선열암에서....>




다시 서쪽방향으로 고도변화 없이 너덜사면길로 나와 독바위로 가는 능선길을 만나고

능선 네거리에서 서쪽방향으로 300m쯤거리의 사면길로 유슬이굴로 간다.


오래전 부터 왕래가 많아서인지 길은 뚜렸하다.

지난번에는 반대쪽에서 찾아서인지 유슬이굴 찾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했었다.




<100131.유슬이굴>




다시 서쪽 방향 너덜 사면길로 나와 솔봉능선길을 넘어 선녀굴에 들른다.

선녀굴은 잘 알려진 것처럼 한국전쟁 최후의 빨치산인 정순덕 일행이 숨어 있었던 곳이다.




<100131. 선녀굴에서...>




<100131.선녀굴의 근대 역사>




<100131. 선녀굴의 근대 역사>




<100131. 선녀굴에서...>




선녀굴에서 의론대가 있는 곳으로 바로 직등해서 의론대를 거쳐 고열암에 도착하니

정오다.



<100131. 의론대에서...>





배낭을 내리고 오찬을 하다.

겨울인지 봄인지 구분 안 될 만큼 따뜻하다.



<100131. 고열암>




540년 전 점필재선생이 지리산을 유람할 때 하룻밤을 유숙했던 곳이다.

암자는 간 곳이 없고 흩어진 기와 조각이 540여년전과의 인연을

연결하는 끈이 되었다.




<100131. 고열암에서....>




<100131. 신열암에서....>







오찬 후 신열암을 거쳐 독바위에 올라 버거운 삶의 상념들을 털어내다.





<100131. 독바위에서...>



조망이 흐려 아쉬웠으나 독바위에서의 고도감과 치워버린 사다리 대신

세미릿지의 짜릿함은 다른 즐거움이다.



<100131.사다리는 사라지고 없으나 고정볼트가 있어 오르기가 수월하다>



<101031. 독바위에서 솔봉능선을 바라보며...>




<100131.통락문방향에서 바라 본 독바위>



<100131.안락문>




<100131. 환희대에서...>




<100131. 환희대에서....>



<100131.하산길 돌배나무가 있는 노장동 마을터에서....>


통락문(안락문)을 잠시 들러 본 후 환희대가 있는 능선길로 하산 돌배나무가

있는 노장동 마을터를 거쳐 내려오니 독립가옥 주인장이 이르기를

1분전에 공단직원이 단속마치고 떠났다 한다.

여기서 만나면 "기쁜인연" 아니라서...ㅎ





<100131.칠암자 순례산행길에서....>






540여년 전 점필재선생이 경유했던 지장사-선열암-신열암-고열암을 다시 둘러보며

함양관아를 출발한 점필재선생이 천왕봉까지의 오름길로 선택한 코스가 지리산을

알면 알수록 유순한 능선과 편한 길이면서 지름길이라는 것에 새삼 놀랍다.



교통은 지금보다 발달 안되었지만 산에 기대어 살았던 선인들의 산길은 지금보다

훨씬 밝았다는 사실을 깨닳게 해준 산행이었다.




<100131. 환희대를 지키는 소나무>







언제나,

그리운 지리......

 

기본 김정주 2010.02.05  12:20

기쁜인연님...?
오랜만입니다...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하는일도 없이 세월은 참으로 빨리 흐르나 봅니다...

동부칠암자 산행기를 읽으니...
역사~사진~글~음악 모두에 빠져 읽었습니다...
몇번씩 읽어 집니다...

항상 지리와 더불어 안전산행 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언제 기회가 주어질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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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기쁜인연 2010.02.08  10:24

잘계시죠?
김정주님~!
답글이 늦었습니다.
대구는 지금 겨울비가 내리네요...
이 비가 지리능선엔 눈이되어 내리겠지요...
늘 따뜻한 관심 감사합니다.
갈수록 지리에 들기가 쉽지않네요...
구정 잘 쇠시고 지리에서 뵐 때까지 늘~~행복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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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조릿대 2010.02.09  21:23

안녕하세요...기쁜인연님...!

항상 이곳에 들으면...기쁜인연님의 닉처럼...마음이 맑아 집니다
정갈하신 산행기에 묻어나는 그 깊은 지리 사랑의 마음이
지리산 품 처럼 넓고 넉넉하게 다가 오는 듯 합니다

벌써 이틀째 마치 봄을 재촉이라도 하듯이 어울리지 않는 겨울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몇일 있으면 설 명절도 다가오고 있지만...마음만 분답기만 합니다
다가오는 명절 잘 보내시고...쭉~건강하신 모습으로 지리 소식 전해 주셔요
항상...지리에서 기쁘게 뵙기를 기대하고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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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기쁜인연 2010.02.10  20:07

잘게시지요~조릿대님!
겨울답지않는 비가 이틀 째 대구에도 내립니다.
지리능선에 눈으로 변해 흰옷으로 갈아입은 지리가 부르는듯 합니다.
구정 잘 쇠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늘~ 따뜻한 관심 감사드립니다.
언제 지리에서 기쁜인연으로 보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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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31.선녀굴에서...>







나무마다 꽃망울이 맺혔다


우리에게도 저런 순간이 있다




<100131. 선녀굴에서...>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꽃이 될 만한 그리움을


누구나 가슴에 안고 걷는다




<100131. 선녀굴에서...>





새로 심은 몇 그루의 덩치 큰 가로수들은


부축을 받았다




<100131. 선녀굴에서...>




잘려나간 아카시아 숲엔 곁가지가 빛난다


길은 가끔 산으로도 접어든다




<100131. 선녀굴에서...>





허공에도 깊은 파도가 있다


찢어지지 않은 것들의 흰 속을


죄다 들여다 볼 순 없지만




<100131. 선녀굴에서....>





등이 흰 참나무 숲은, 겨울동안


참 많이도 흔들렸을 것이다




<100131.선녀굴에서...>






산에 묻혀서 산 밖에 모르는 길이


봉우리에서 끝났다면,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100131. 함양독바위에서.....>




/최재묵





<100131.지리동북부 암잠터 순례산행에서.....>





힘께했던 산우님들의 모습이다.


1월말 지리산행이 봄산행 같았던 날이다.







<100103 강양>






소리치고 있다.


바다는 그 겨울의 바람으로


소리지르고 있었다.



<100101.겨울 아침 바다>






부서진 찻집의 흩어진 음악만큼


바람으로 불리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했다.


아니, 물보라로 날리길 더 원했는지도 모른다.





<100103. 겨울 아침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겨울의 바다


오히려 나의 기억 한장을 지우고 있다


파도처럼 소리지르며 떠나고 있다.





<100103. 겨울 아침 파도>






내가 바닷물로 일렁이면


물거품이 생명으로 일어나


나를 가두어두던 나의 창살에서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르고


그 바닷가에서 나의 모든 소리는


바위처럼 딱딱하게 얼어 버렸다





<100103, 명선도의 아침>





옆의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그 겨울의 바람이


나의 모든 것으로부터 떼어 놓았다.




<100103. 명선도의  여명>





소리쳐 달리는 하얀 물살 꽃엔


갈매기도 몸을 피하고


바위조차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만




<100101. 일출>





<100103. 일출>





무너진 그 겨울의 기억을 아파하며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 내 속의 시간





<100103. 일출>





오히려 파도가 되어 소리치는데


바다엔 낯선 얼굴만 떠오르고 있다.





<100103. 명선도의 일출>







/서정윤


<091212. 혼신지에서....>







내 마음 깊은 깊이에


새 한마리가 살고 있다.







<091225.동해>









울지도 못하고 노래도 못 하는



눈 멀고 말라비튼 귀머거리



새 한 마리가 살고 있다.








<091225. 동해>








눈보라 흩날리고


얼어붙은 내 마음 허허벌판에


날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기막힌 새 한 마리,







<091225.동해에서...>






새 한 마리의 캄캄한 마음이 살고 있다.






<091225.기장>






강물 풀리고 새 아침이 밝아 올 때


단 한 번 울고 오래오래 노래할,







<091225. 동해>






눈 뜨고 귀가 트이는 그 시각을 위해


나의 새는 뼛물 말리며


웅크리고만 있다.






<101014. 혼신지에서....>






가혹한 비상의 꿈을 꾸며



새 하늘을 그리고 있다.







<091225.동해 일출 >




/이태수 



<100124. 혼신지>





내가 다섯 해나 살다가 온


하와이 호놀룰루 시의 동물원,


철책과 철망 속에는



<091212. 혼신지>





여러 가지 종류의 짐승과 새들이


길러지고 있었는데




<091223. 혼신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 구경거리의 마지막코스


"가장 사나운 짐승"이라는


팻말이 붙은 한 우리 속에는


대문짝 만한 큰 거울이 놓여 있어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찔끔 놀라게 하는데




<091223.혼신지>





오늘날 우리도 때마다


거울에다 얼굴도 마음도 비춰보면서


스스로가 사납고도 고약한 짐승이


되지나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100124. 혼신지>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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