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1115. 겨울이 오는 지리. 직치에서....>
산에 갈 형편이 안되는 주말이 다가오면 지리산이 더 그리운건
지리산꾼의 공통된 생각이리라...
지리산문이 닫기기전 마지막 주말. 만사를 제쳐놓고 배낭을 패킹한다.
백무동 초가집에서 아침을 먹고는
불과 보름전만해도 가을 단풍산행으로 북적거리던 백무동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찬바람과 함께 상가도 철시하고 설렁하게 변했다.
옛길따라 계곡에 닿아 징검다리처럼 놓여진 둥근바위들을 건너 계곡을 좌측에 두고
사면길을 20분쯤 올라 작은 지능선을 하나 넘어가면 작은새골의 물소리가 들린다.
 <091114. 작은새골에서...>
작은새골 초입에 도열해 있는 멋진 폭포 몇 개를 못보는 아쉬움은 있지만
작은새골을 쉽게 들어오는 들머리이다.
한땀을 흘린 후 작은새골 반석에 배낭을 내린다.
 <091114. 작은새골의 문지기>
지리골짝 하류에도 이젠 가을이 떠나가고 있다.
그 많던 나뭇잎은 언제 다 떨어졌는지....
 <091114. 작은새골에서....>
 <산행트랙. 슬이님제공>
<산행경로>
백무동-작은새골-덕평봉-덕평안부(박)-직치-오공능선-오공지능선-작은새골-백무동
 <091114. 작은새골의 무명폭포>
지리의 가을이 깊어질때 계곡을 걷다보면 낙엽비가 바람에 날리며
나목이 옷을 벗는듯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면 내 몸도 더 추워지는 느낌이다.
계곡 우측으로 등로흔적따라 오르다 흔적이 끊기면 계곡을 따라 오른다.
이름은 작은새골이지만 큰새골보다 계곡이 더 길고 깊고 결코 작지않다.
 <091114. 작은새골에서...>
고도1100m를 지나며 오찬을 한다.
산행의 즐거움 중 산우들과의 산정을 나누는 식사시간은 빼놓을 수가 없다.
후식으로 용운아우님의 손수 갈아서 뽑아내는 커피는 오래 기억에 남을 수준높은 맛이다.
항상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볼 때마다 다른 와인을 맛보여주는 와인 메니아이기도 한 은근히 매력있는 아우님이다.
 <091114. 겨울문턱 작은새골의 모습>
고도 1400m.
덕평봉으로 바로 갈 목적으로 물길이 끊어지기전에 식수를 확보해 수낭에 가득담는다.
주능선에 가까워질 수록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상고대도 피어오른다.
주능선에 올라서니 칼바람이 분다.
발라크라바를 꺼내 쓴다.
덕평봉 동쪽암릉을 직등해 예정했던 비박지에 도착하니 오늘은 바람의 길목이다.
먼저 간 일행들도 선비샘쪽으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바람을 피해 선비샘 아래쪽 덕평능선 안부에 배낭을 내리다.
능선이라 여전히 칼바람은 세게 불지만 다섯동의 텐트 사이트구축이 쉬운곳이다.
무지막지하게 불어대는 칼바람은 산우들을 잠시도 밖에 서 있게 허용안한다.
 <091115. 덕평능선에서...>
각자 텐트안에서 취사를 해서 슬이님의 2~3인용 텐트에 7명이 모여 산정을 나눈다.
바람 덕분에 더 화기애애한 지리의 하루밤이다.
누군가가 "꺼꾸로놀이"를 제안 한다.
알고 봤더니 인생 태어난 순서를 바꾸어 행동하는 놀이다.
어쩔 수 없이 막내가 되어버렸다.
막내가 되어 바라보니 동선아우가 제일 나를 골탕먹이려 한거 같다~ㅎ.ㅎ
덕분에 내이름을 오랜만에 많이 들어 보았다.
바람덕분에 일찍 각자 텐트로 돌아 간 시간이 밤도 아닌 저녁 8시 경이다.
 <091115.덕평능선에서...>
밤새 칼바람이 부는 덕평능선의 밤.
귀신도 추운지 자는 나를 두 번씩이나 깨워 바람 반대편 내옆으로 돌아 눕는다.
더 웃기는건 아침에 아래에서 잠을 잤던 남균아우가 귀신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한다.
 <091115. 덕평에서...>
기억에 오래남을 바람과 함께한 하루 밤이었다.
밤새도록 불어대는 칼 바람소리에 선잠을 잤지만 등이 아플정도로 잠을 많이 잔 하루다.
밤새 불던 바람이 아침에도 그쳐주질 않아 아침도 텐트 안에서 해결한다.
 <091115. 덕평을 떠나며...>
 <091115. 직치에서....>
직치에서 곰달로능선을 잡아 하산하다가
슬이님이 지난겨울에 하산한 작은새골로 떨어지는 평전막골좌측능선(하산기준)을 잡기위해
30여분을 빨치산행하며 깡산죽과 한판한다.
깡산죽이라 부르는 슬이님과 동선아우의 표현에 웃음지어 본다.
 <091115. 오공지능선에서....>
깡산죽을 헤쳐나와 능선길을 잡고는 타프로 조금은 잦아든 바람을 막고
오찬을 한다.
 <091115. 하산 오찬 중. 오공지능에서...>
오찬이 아니라 밤새 바람과 싸우느라 못먹었던 비장의 먹거리가 쏟아져 나와
만찬이다.
 <091115. 오공지능에서...>
남균아우님의 소갈비살, 용운아우님의 궁중 너비아니,골뱅이전골,
동선아우님의 군밤낭만과 노래가락 어우러진,
어제밤에 못다한 산정을 지리깊은 곳에서 나눈다.
 <091115. 오공지능에서...>
후식으로 과일에 원두커피까지 풀코스로 해결하고는 다시 하산길에 오른다.
슬이님 표현에 능선길이 고속도로라고 하기에 편안하게 하산 할 줄 알았다가
비박짐메고 암벽을 붙들고 경상도말로 식급한 하산길이었다.
일부 편안한 작은 산죽능선길에서의 흐린 짐승길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지능 하산길이 없었다면 산행이 싱거웠을거라 입을 모으는
아우님들을 바라보며 동지적 동질감을 느낀다.
 <091115. 다시 하늘은 열리고...하산길 작은새골에서...>
눈이 오면 자기가 내기에 이긴다는 동선아우님 택도없는 내기 덕분에 하산해단식을
백숙으로 나누고는 바람과 함께한 지리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속세로 돌아오다.







언제나,
그리운 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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