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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강을 가로지르는 브릿지들이 없음에 놀라기도 하고 그로 인해 강변에서의 뷰가 시원하게 트여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푸동에서 와이탄으로 강을 건너가는 방법에는 몇가지가 있다고 한다. 물론 지하철이나 차를 탈수도 있고, 페리를 탈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알았더라면 절대로 타지 않았을 것을 탔다. 상해 지도에보면 '동방밍주' 타워 아래에서 강건너 와이탄 까지 두 줄의 점선이 그어져 있고 'sightseeing tunnel' 이라고 적혀있는걸 보게된다. 어차피 혼자인거...뭔지나 함 타보자...하는 심정으로 덜컥 탔다. 순진하게도 무슨 투명 터널로 강 속이 들여다 보이는 가운데 걸어가거나 뭘 타나 보다...했지..

'사이트시잉 터널'로 가기전 어떤 처자가 무언가 종이를 하나하나씩 차분히 넘기고 있다.

'연'이다! 아무 날도 아니고 주말도 아니고 평일 오전... 서역에서 상해로 와서 살다, 상하이니즈에게 치인 일상을 달래는 방법일까?

아무튼 적지않은 돈을 내고 들어간 터널은 그야말로 서울대공원 앞 복돌이 동산 수준이었다. 라이팅 들어간 튜브를 이리저리 휘휘 감아놓고 번쩍번쩍.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상해가 다 세련되게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렇게 생긴 놈을 타고 터널을 통과하는 것인데, 보기엔 그럴듯해보이나 운영하는 시스템이나 사람들, 들어가는 입구 등등이 남산 케이블카보다 못해서 싸구려 놀이동산 분위기다. 게다가! 청소하는 아줌마들이 이미 저 유닛에 타고 있다가 손님이 타던말던 시끄럽게 떠드시는데...내릴땐 귀가 얼얼할 정도.

하여간, '신톈디(Xintiandi)'이다. 10년전엔 없었던 공간. 회사에 중국애들에게 상해에 가서 시간남으면 어딜가야 하냐고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신톈디'를 가보라고 한다. 건축하는 사람들뿐에게만 아니라 일반사람,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현재 가장 인기좋은 곳중 하나인 상해의 '청담동'이다. 청담동 분위기이긴 한데 기존 도시 패브릭을 살려서 이용했다. '쓰꾸먼' 이라고 하는 오래된 가옥들과 골목골목을 그대로 살리고 일부 구조물들을 더하고 단장하는 상해시의 역작이다. 인사동에 청담동을 합쳐놓은 정도랄까.
이곳은 상하이니즈, 즉 상해사람도 많지만 그보다 서양인들을 비롯한 일본, 한국인등 외국인 거주자들과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한 곳이다. 외국인의 입장에선 중국의 물가를 고려할때 트렌디한 곳이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카페, 레스토랑, 바 등을 이용할 수 있기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영어가 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도 명동 거리같은 번화가인 '화이하이루'가 지척이고, '런민광장'(인민광장)과 같은 문화시설도 금방 닿는 요지이기도 하다. 게다가 지저분하지도 않는 골목골목들이 유럽 분위기를 풍겨주기도 하고 야외 카페들이 저리많으니 사람들이 많이 몰릴만도 하다. 입구에는 역시 스타벅스가 버티고 있고.

신톈디 입구 건너편에는 두개의 오피스 혹은 콘도가 올라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랜더링을 본듯도 하다. 누가했는지?

작은 광장들과 골목들이 얽혀있고 정말 관리가 잘되고 있었다.

"나도 바닥에 탐닉해 봤다" 전돌로 이루어진 맨홀뚜껑.

중국적 상황과 서양적 상황이 교묘하게 만나는 풍경. 외국인의 입장에선 오리엔탈 적인 것을 경험하고 싶긴한데, 말까지 통하고 깨끗하기까지 하니 반길만 하겠다.

작은 부분까지 코디네이션이 이루어진 모습.

저 골목에서도 밥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휘저어 입에 털어넣어가며 이웃집을 기웃거리는 총각, 고추를 내놓은채 란닝구 하나 걸치고 뛰어다니는 까까머리 꼬마, 얼굴 벌건 아줌마들이 이웃집 숫가락이 몇개더라 하고 왁자하게 떠들던때가 있었으리라...

신톈디 건물 백그라운드로 다시 저 콘도들이 보이고..

전반적으로 절제되어있는 바닥과 벽등이 상업의 밀집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세련되게 보이게 한다.

조금은 유치하지만...

다른 오피스타워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이곳은 신톈디의 잘나가는 '부띠크 호텔' 이라는데...글쎄...


아무래도 상업프로그램이다보니 모서리의 건물들은 다소 강조되기 마련이다.

이곳은 역사적인 장소. 제1차 전국인민대회의가 개최되었던 곳. 역시 상업시설들로 개조되어있다. '신톈디'(신천지)라고 하는 지명도 한자로 이 1과 '대'가 만나 '천'을 이루고 그의 반대인 '땅 지'를 붙여 '천지'가 되고 '새롭다'를 붙여 만들었다고 하니 서슬퍼런 공산주의 역사도 발전하는 상하이 자본주의의 배경으로 다시 태어나는듯.

적과 흑의 조화.

오밀조밀한 신톈디 옆에는 비교적 큰 오픈스페이스와 공원, 호수가 있다.

멀리 '소비에트' 스러운 아파트도 보이고.

코너를 돌아돌아 새로운 골목으로 이어지고.

저 안쪽에는 어떤 곳이 있을까, 두근두근...

인근 공사장의 팬스에 그려진 조감도. 역시나 '핫'한 곳이므로 저런 고급 주거들이 줄줄이 지어질 대기중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돈을 벌어 저런 곳에 살 수 있는지 여전히 미스테리.

마침 프로젝 모델을 만들어 주는 모델샵(말이 샵이지...열악한 공장)에 갔더니 신톈디 지역 모델이 있다. 오른쪽에 하이라이즈 kpf 타워의 컨텍스트를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가운데의 1,2층짜리 지글지글한 곳이 지금까지 봤던 모든 것들이 있는 신톈디.

마침 지도에 신톈디 인근에 '대한민국 임정' 장소가 있다고 해서...

몸이 불편한 아저씨가 목발을 집고 다니시고, 할아버지들이 자전거 바큇살을 손질하고 있는 아주 일상적이다못해 신톈디와 너무 비교되는 골목에 위치한 임정 장소. 상해는 이렇게 골목과 골목의 분위기가 확확 바뀌고, 그것도 얼마나 오래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으며, 과거와 현재, 빈과 부가 아주 밀도있게 채워져있는 중국의 '자부심'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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