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밥은 꿀 맛]
-맑음이-
한 일 주일가량 점심은 계 직원들과 어울러 먹으며 동네 구경이나 해 볼 생각을 나는 하였다. 상담실 옷장에 넣어둔 외투를 꺼내 입고 막 나가려던 나를 몇번이나 잡았으나 미안한 마음에 그냥가려다 또 한 번의 말에 난 그만에 염치와는 담 쌓는 한끼를 덕분에 해결했다. 저마다 각자 사들고 온 밥은 보온 도시락이 아니라 모두 찬밥이다. 찬밥 나눠 먹자던 아줌마는 밥을 나에게 절반 이상을 뚝 짤라 담아준다. 또 다른 사람도 담아주다보니 얻어먹는 내 밥이 더 많았다.
6명이 먹던 둥근 탁자에 내가 끼게 되니 자리가 조금은 비좁아진다. 이렇게해서 여직원들만 이렇게 모여서 점심을 먹는다. 각자 밥만 사오고 국거리와 반찬은 사무실 환경 미화 일을 하시는 두 분과 또 한분의 도우미와 셋이서 반찬을 만든다.
오늘 반찬은 맛깔스런 도라지 무침, 콩나물 무침, 물미역, 김치, 된장찌개, 오뎅찌개, 고추지이다. 반찬 하나하나가 나의 입맛에 딱 맞다. 엄마가 해주는 반찬 같다. 된장도 간장도 모두 집에서 갖고 와서 사무실 부엌에서 조리한다. 난 늘 반찬이 제일 걱정인데 나로서는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식당 음식보다 더 맛있다. 한 달에 만원씩 내어 그 돈으로 반찬사서 이렇게 요리를 해서 먹고 있었다. 나도 오늘 만원 냈지만 곱절 이상을 낸다 하더라도 나는 적극 참여하였을 것이다. 점심 빈대가 되어도 좋다. 얻어먹는 찬밥은 꿀맛. 얻어먹는 반찬은 나의 구세주이다.
점심 도시락을 사 들고 다니기가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는데 큰 짐을 덜어준 아줌마들이 너무 고맙다. 찬밥 동냥에 따뜻한 국물로 점심 맛나게 얻어먹어 오늘 설거지는 자진해서 내가 했다. 남자들은 끼고 싶어도 아줌마들은 절대 끼워주지 않는다는 원칙하나로 밀어붙인다. 왜냐, 당연 일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시간도 여유롭고 여직원들과 친목도 다질 수 있는 기회의 시공간이 되어 흐뭇하다.
2010. 2. 9.(화)[취졸정] [John Scott - Annie Laurie 존 스캇 - 애니 로리외 다수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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