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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가새로쓰는미국일기
11월은 모두 다 사라져버린 것은 아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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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10/09
 
광고 - 야후! 코리아 에서 '제니퍼'님의 블로그를 지원합니다.

어쩐일로 좀 일찍 출근되었다, 월요일인데도. 역시 방학 효과가 적어도 아침 시간을 10분 이상 세이브 해주는 거 같다.
덕분에 일 시작 전 십여분 블로그엘 들어오며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집에 어디 서랍 속에 화이트 크리스마스 티- 라는 게 있길래 가져다가 요즘 가끔 마시는 중이라
오늘 아침에는 모처럼 커피 대신 이걸로 시작을 했더니

거 참... 뭔가 으쓱하고 품위있는 출발인 거처럼 여겨진다.
뭘 좀 잘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말이지. 티 한잔에.

대체 이건 무슨 유치한 허영일까.


나는 가끔 내 속을 나도 알 듯 모를 듯이다.
줄기차게 아는 거 하나 있는 건, 대체로 어이가 없다는 사실.

흠... 이제...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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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중앙일보 보다가 모처럼 썩 마음에 드는 컬럼을 읽었다.
최근 사망한 금발 미녀 배우 파라 포셋의 스토리를 들어 여배우의 상품화에 관한 제대로 꼬집은 얘기 하난데
예전에 아마도 그 <육백만불의 사나이> 티비 시리즈로 유명한 리 메이저스의 아내였다고 내겐 기억되는 그녀,
암과 죽음과 싸우면서 만들어낸 영상이 최근 화제를 모았더랬다.

며칠 전 출근길에 리즈 테일러가 몇년만에 음악회인지 오페라인지 나들이를 했다고 뉴스 나오는 걸 들으면서
팔십이 다 되어가는 여배우라도 나이 든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이기는 여전히 싫은 거구나, 그래서 결국 두문불출, 이렇게 한번쯤 시도하는 나들이가 뉴스꺼리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관심을 모으는 세상의 수많은 아름다운 배우들이
그냥, 남성들이 어떤 시각으로 어떤 부분의 매력을 탐닉하건, 또 그 기호에 맞춰 상품화되건
그 아름다운 존재들은 그 어떤 매력 이전에 온전히, 그 전체가 하나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되뇌이게 된다.

언젠가 블로그에서 읽었던 짤막한 글 하나가 생각났다.
새는 새일 뿐, 그 날개도 머리도 아니다-.

파라포셋, 죽음을 앞에 두고, 그녀 자신의 존재 이유의 어쩌면 전부였을 그 외양의 매력, 그것이 속절없이 사그라져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대중 앞에 공개하면서 아마도
그녀는 인생의 중요한 것과 가치있는 것에 대한 어떤 철학자도 범접 못할 정수에 다다랐고 알고 떠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컬럼을 읽으며 특별히 그런 깨달음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이 맛깔스런 글이 아주 마음에 든다.
이 기자 누군지, 친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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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플래티넘 블론드


열여덟 소녀가 촬영장에 들어섰다. 스태프들은 말을 멈췄다. 누군가 후에 말했다. “지금껏 내가 본 생명체 중 가장 눈부신 존재였다.” 진 할로(1911~37). 그를 스타로 만든 건 영화 ‘플래티넘 블론드’였다. 이로 인해 ‘백금발’이란 표현과 머리색이 생겼다. 덕분에 할리우드산 ‘금발 섹스 심벌’의 원조가 됐지만 그가 치른 대가는 컸다. 염색을 위해 과산화수소수·암모니아·세제가 뒤섞인 약품을 들이부은 탓이었다. 살 타는 고통을 그는 참았다. 계부 밑에서 자라 16세에 결혼, 이어진 유산·이혼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이었다. 살아야 했고 탐욕스러운 어머니의 허영을 채워줘야 했다. 스물여섯, 요절한 그에겐 머리카락이 거의 없었다. 말년의 눈부신 플래티넘 블론드는 가발이었다.

사생아로 태어난 노마 제인 모텐튼은 고아원과 친척 집을 전전했다. 아홉 살 때 첫 성폭행을 당했다. 뭘 하든 남자들의 끈적한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도망치듯 택한 결혼은 불행했다. 그는 역공을 결심했다. 이혼 뒤 할리우드로 갔다. 갈색 머리를 백금빛으로 바꿨다. 메릴린 먼로(1926~62)의 탄생이었다. 그는 영리했다. 할리우드가 “키스 한 번에 1000달러를 내지만 영혼은 50센트인 곳”임을 잘 알았다. “남자들이 날 통해 보는 건 자신들의 음란한 생각”임을 간파했다. 그렇더라도 생존을 위해 덮어쓴 ‘백치의 금발’까지 벗어 던질 용기는 없었다. 서른여섯 그를 죽인 건 약물도 중앙정보국(CIA)의 음모도 아닌 회복 불가능한 자기 혐오였을지 모른다.

파라 포셋(1947~2009)은 샴푸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타고난 금발은 전문가 손에서 ‘더 이상 밝을 수 없는’ 은백색으로 거듭났다. 수영복 포스터를 1200만 장이나 팔아치우며 70년대를 풍미했다. 26일 그가 숨을 거뒀다. 죽기 전 그 또한 머리카락을 잃었다. 항암제 탓이었다. 그는 선배들과 다른 길을 갔다. 가발 대신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탐스러운 금발이 불탄 잡목 숲처럼 변해가는 과정을 손수 찍어 TV 다큐멘터리로 내놨다. 그는 말했다. “중요한 건 머리카락이 아니다. 삶이다.”

미국의 대중문화평론가 채드윅 로버츠는 일찍이 “자유분방한 포셋의 머리카락이야말로 새 시대 여성성의 상징”이라고 했다. 지금쯤은 로버츠의 생각도 바뀌지 않았을까. 새 시대의 증거는 머리카락 따위가 아니다. 파라 포셋, 자신이다.

이나리 경제부문 차장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869455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 남진우

2009.06.29 03:51 | 스크랩북 | 제니퍼

http://kr.blog.yahoo.com/joomic/5046 주소복사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남진우

 
그대는 수박을 먹고 있었네

그대의 가지런한 이가 수박의 연한 속살을 파고들었네

마치 내 뺨의 한 부분이 그대의 이에 물린 듯하여

나는 잠시 눈을 감았네

 
밤은 얼마나 무르익어야 향기를 뿜어내는 것일까

어둠 속에서 잎사귀들 살랑거리는 소리 들으며

나는 잠자코 수박 씨앗을 발라내었네

입 속에서 수박의 살이 녹는 동안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길 잃은 바람 한 줄기 그대와 나 사이를 헤매다녔네

그대는 수박을 먹고 있었네

그대가 베어문 자리가 아프도록 너무 아름다워

나는 잠시 먼 하늘만 바라보았네


.................................

짜투리 시간에 뭔가 꼬물락 거리는 걸 좋아하는 요상한 취미 때문에
교회 시간 앞둔 십여분, 괜히 이거저거 들추다가 오랜만에 남진우 시를 만났다.

읽으니 여름이다.
후덥한 여름 아닌 싱그러운 여름이고
고즈넉한 여름이고
연하고 말랑한 낭만이 둥근 달빛 아래 폭신하게 깔린 여름이, 있다.


남진우의 초기 80년대 시를 읽을 때와는
아주 다른 맛이 있는 것은

내가 세월이 지나서일까
그가 세월을 겪어서일까.

뭐... 좋군, 여하튼.

달 노래 시는 다 좋아, 그러고보면, 나는.

아, 그런데 남진우가 소설가 신경숙의 남편이라고? 으흠... 몰랐었는데.

감염:
의자마다 요상하게 생긴 나무 갈고리가 하나씩 걸렸길래 뭔가 했더니. 어깨 뒷목 지압기란다.
쌍둥 잘린 산신령님 지팡이 처럼 생긴, 우산 손잡이 처럼 생긴 탄력있는 나무 막대기를 어깨에 걸치듯이 끼우고 꾹꾹 눌러주는 거란다.
이거 이 사무실 직업병이구먼... 나도 최근 감염됐다.


장애:
늘 한식 점심인데 엊그제는 웬일로 브리또가 메뉴다.
치킨 브리또 두어입 베어물며 열심히 먹어주려는 참인데 누가 대뜸 묻는거다. 여기 실란트로 들었지?
앗... 실란트로... 그걸 미처 생각 못했네...멕시칸 음식에는 파마늘처럼 늘상 들어가주는 요 향신 허브는 향이 좀 강해서
파슬리나 바질 같은 이태리 허브는 괜찮은데 이상하게도 적응을 못해왔던 눔이다.
그런데 그날 희한하게 이거 그냥 먹을 만 한거다.
어, 나도 실란트로 가리는데, 이거 괜찮은데요? 별 냄새 안나요, 하며 우적우적 먹었다.
와아... 나 많이 발전한 기분.
중간쯤 먹어가니 특정 지점에서 좀 다량 발견되긴 했는데, 매운 살사 발라가며 먹으니깐 뭐 먹을 만 한거다, 정말로.
스스로 대견해했다. 드디어 내가 실란트로 장애를 극복하는구낫! 하하. 정상 캘리포니아인이 되어간다.


발레파킹:
발레 파킹을 Valet Parking 꼭 하고 싶을 때가 있긴 하다. 파킹 건물이 별도로 먼 곳에 있어서 한참 걸어야 하거나 외진 곳에 있어서 밤에 불편할 때는 진짜 팁 주면서 부탁하고 싶은 거 맞다.
근데 서비스 해야 할 식당에 주차장이 비좁아서 세울 곳이 없어서 하는 수없이 주차 정돈용으로 사람 쓰는 거를 내가 비용을 물어야 하나? 이건 좀 아닌데.
엊그제는 더 어이없는 게 좀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여유있어서 내가 그냥 세우면 되는데 발레 데스크가  떡 버티고 있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앞에 대령시키고 키를 쥐어줘야 했다는 거. 아 이거 좀 너무 뜯어먹기 식이야 쳇.
발레 한번이면 기본 2불이 시세다.


황당뉴스: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느냐가 몹시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요즘 일터에서 범 글로벌 흥미 뉴스(ㅋㅋ) 뒤적이는 일이 업무가 되다보니
아 세상은 어쩜 이리도 당황되는 사람들로 옥닥복닥일까,싶기도 하고 또한,
그래? 다들 비슷한 인생을 공유하는 것 같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보면 참 제각각의 인생들을 엮어간다라는
나름 묵직한 진실의 발견이 있기도 하다.
어디를 무엇을 주로 바라보고 사느냐는 진짜 자유다. 바라보이는 만큼 이해한다.
황당한 사건들 일년만 집중 바라보고 나면 혹 나도 팀버튼류의 동영상 하나쯤 만들겠다고 대드는 거 아닐까 싶은 기분.
그러나 여튼 거기도 다 세상의 한 부분이다.우리는 다 자기 몫의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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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건가봐

2009.06.25 13:13 | 세상읽기 | 제니퍼

http://kr.blog.yahoo.com/joomic/5041 주소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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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줄 아는 로봇 뉴스를 읽었다.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드디어 공개되었다는 얘기였는데
슬퍼하고 기뻐하는 인간의 일곱가지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로봇으로 감정을 느끼는 것 뿐 아니라
그 감정을 표정을 통해 드러내고 사람과 공감하며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됐다.

나름 그래서 삐죽 키 큰 녀석이 고개를 푹 수그리고 슬퍼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동영상을 보는데
안타깝고 미안하게도 난 왜 그리 코믹한 느낌이 들던지.

내 기억으로는 분명 원조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할 유명하신 캐릭터 아톰의 만화적 상상력이 결국 사십여년만에 현실화 된 셈인건데
그 의도대로 사람과의 소통이 주요 목표라고 한다는 점에서는 아직 뒷마무리가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감정을 소통하기엔 뭔가 가깝고도 먼 느낌이 떨쳐지지 않더라는 말이지.

그러고 보면 아톰은 '착하고 올바르게 용감히 싸우는 우주 소년'의 컨셉이 일단 
정의로움에 으쓱하는 어린 마음에 자랑스런 기분을 만들어주면서 열광하게 하는 거지만 동시에
정말 사람과 닮은, 아니 사람 중에서도 누구나 호감과 사랑스런 기분을 느낄 적당히 어린 소년 이미지의 외양 덕분에
나처럼 수십년 지난 지금도 장난감 가게에 매달린 플라스틱 인형을 사들고 오도록 만드는 거 아닌가 싶어졌다.

어쩌면 로봇이 감정을 느낀다는 그 본질이 사실 엄청난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인데도
그것을 더욱 의미화 하기 위해서는 표정으로 그 감정을 드러낼 줄 알아야 한다는 점에 포인트를 두고
눈꺼풀과 눈썹과 입매무새 등의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보,여,주,는 기능에 주력하게 되는 것은

그야말로 감정은 감정인 탓일꺼다.

감정은 판단 이전에 느낌이고 느낌이야 말로 때론 불가항력의 찰나의 정보로 형성되는 것인 탓일테지.

보여지는 것, 인상, 드러나는 것- 의 가치를 내면의 깊이와 견주며 그 얄팍함에 고개를 젓다가도
그런데 나도 모르게 또한 아 내 인상, 내 이미지, 에 연결지워 때로 경각심을 갖는 거는

아 그건 참 어쩌는 수가 없다.

그리고 이제는 더욱 다 드러난다는 걸 안다. 시간이 그걸 그려놓고 떠나갔다는 걸 알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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