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찬이가 사흘 전부터 콧물인데 그러려니 하다가 어제부터는 갑자기 내 목도 조금 따끔거리는데다가 괜히 졸리고 여튼 뭔가 조짐이 썩 좋지 않길래 불현듯 정신이 번쩍 났다. 앗, 이거 혹시 그 유명하신 세계 일주 방문객 아니신가, 싶어지는거다.
"그래도 학교 가야 하지 않을까" "학교 가서 기침 콜록거리면 다들 어쩌라고 학교 왔냐고 뭐라 그런다고!" 이런다.
그런가...
결국 오늘 아침 회사를 팽개치고(?) 병원을 방문하기로 하는데 붕붕 달려가는 길에 생각이 또록또록 이어진다.
이게 플루라면 처방을 받고 이번 주 내내 학교를 쉬어야 하겠네 게다가 아이가 플루면 나 역시도 처방을 받아야 하는겐가 처방이 문제 아니라 그러면 회사 못나가네 이번 주 일요일에 특근도 잡아놨는데 그럼 어쩐다지
그런데 만약 플루가 아니면 병원 온 김에 예방접종 하면 좋을텐데 감기 기운 있으니 접종 안해줄테지? 그러면 또 언제 따로 시간 내어서 접종 받으러 와야 하나 오늘 글렌데일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무료 접종 한다는 걸 오전 아홉시부터 오후 세시, 딱 학교 수업 시간이라 그걸 어떻게 간다냐, 하면서 무시했는데 왠지 그게 아까워지네
뭐 이렇게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면서 갔더라는 얘기다.
진단 결과는 그냥 감기, 희찬이 항생제 처방 받는 거 보면서 아 그러면 내 목 따끔은 가벼운 알러지쯤이겠군, 자체 진단하고 확 무시해버렸다.
그래도 깜짝 놀란 김에 다음 주 예방 접종 예약을 하고 나서는데, 25불이란다. 음...무료 접종도 해준다는데, 병원서 제대로 준비하고 맞으려면 돈이 드는구먼.
회사 출근하니까 사람들이 어쩐지 슬금슬금, 대략 1.5미터 거리를 두고 물어본다, 뭐래요...? 쳇, 플루 아니랍니다요.
우리 동네 사는 동료 직원 한 사람은 아이와 엄마가 접종 받는다고 아침부터 줄 섰는데 오후 세시가 되도록 여전히 줄서 있단다고 혀를 내두른다.
여기는 한국과 달리 도무지 마스크 쓰거나 휴교하거나 이런 소식 별 안들려서 인간들 관심 없는 줄 알았더니 그도 아닌가보다.
아, 여튼, 이번 겨울 좀 맘 편히 나려면 예방주사를 맞긴 맞아야 할 셈인가보다.
이거 참... 이거 뭔 난리람.
사진은 구글했는데, 문제 있다고 하면 바로 꼬리 내릴 생각이다, 알려주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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