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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에 느적느적 외출을 했다. 핸들을 잡고 창문을 열어놓고 씨디 볼륨을 키우고 목소리 높여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데 거품처럼, 기분이 가벼워진다.
햇빛 따가운데 바람 기운은 서늘하니 가을 맞다, 10월이 딱 맞다.
이상한 것은 머리 속에서 어제 누군가들과 나누었던 얘기들이 대중없이 막 섞여서 떠오르는 데 갑자기, 아 소설을 써야겠다, 하는 기분이 아주 강렬하게 들었다는 거다. 입 밖으로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는 거다, 소설을 써야겠어- 라고.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런데 꼭 그러고 싶어졌다. 대략 글, 포괄적인 범주에서의 글, 따위를 두드리며 살아가는 수많은 종류의 인간들이 있다면 나도 그 동네에 목 빼어 넘겨다보며 지내온 거는 부끄러워도 부정할 수 없는데
책을 쓴다, 혹은 소설을 써야겠다, 마음먹고 그것이 하나의 이루고 싶은 로망이 되어서 습작이라는 것도 하고 열심히 훈련 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내내 보아오면서도
그건 내 일은 아니고 나는 다르고 책을 쓴다 소설을 쓴다 하는 일 같은 건 전혀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작업이라고 단호히 생각해왔던 나인데
그러니 참 이상한 오후였다. 왜였을까. 뭐가 트리거가 된 걸까. 햇빛이 너무 강해서 살인을 했다던가. 바람이 서늘해서 소설을 쓰고 싶어진건가. 이유가 되나.
되짚는 사고의 궤적은 역설적으로 복잡할 것이 없다. 어제의 대화들이 덜그덕거리다가 그 풍경 속의 내 모습이 보이다가 거기서 바로 점프해버렸기 때문에 인과 관계도 없다.
하지만 처음이다.
바람이 서늘해서 소설을 쓰고 싶다 - 이해되지 않아도 생각은 빛처럼 출발해서 거기에 꽂혔다. 하나의 화살이 지나온 길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납득이 되건 말건.
애써 진단하며 굳이 말을 만든다면 내 앞으로의 인생에 뭔지는 모르지만 길게 남겨둘 기대, 보다 자유로운 숨구멍, 일상에서 슬며시 계단 올라가 머무를 지붕 위 옥탑방 하나를, 마련해둬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을지 모르겠다.
뭔가 아주 홀씨같지만 시작된 필요, 갈망이 무의식적으로 움트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반발일지도 모른다.
대체 소설을 쓴다는 것은 뭘까. 새삼 궁금해졌다, 새삼.
시월이 시작됐다, 내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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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몽 2009.10.05 12:27 [114.206.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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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서늘해서 사랑에 빠지셨나봐요. 대부분의 창조는 결여 아니면 사랑으로 부터 발사되는 거죠.
분명히 가을 바람과 사랑에 빠지신거예요. 기대하겠습니다. 멋찐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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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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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창조는 결여나 사랑에서 오는거군요 정말! 큰 깨달음을 주셨습니다요...
에 헌데, 소설을 쓰려면 일단 좀 읽기부텀 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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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2009.10.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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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소설은 사랑의 결여로부터 창조되던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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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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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결여와 사랑이 위치 이동을 서로 해줘도 또 다 의미가 심장한걸요! 놀라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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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 2009.10.0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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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공감? 아니...이런 걸 공감이라고 하는건 아닐것 같고,,,제니퍼님의 그때의 그 심정을 100%로 알것 같은 그 느낌.....
그거,,,,저도 알거든요... ^_^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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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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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거... 틸다님도 아시는군요... 네, 아시는 것 같아요, 아실 것 같아요, 아셨더랬어서 좋았는데 다시 오셔서 아시니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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