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광고 - 야후! 코리아 에서 '제니퍼'님의 블로그를 지원합니다.
|
인터넷 중앙일보 보다가 모처럼 썩 마음에 드는 컬럼을 읽었다. 최근 사망한 금발 미녀 배우 파라 포셋의 스토리를 들어 여배우의 상품화에 관한 제대로 꼬집은 얘기 하난데 예전에 아마도 그 <육백만불의 사나이> 티비 시리즈로 유명한 리 메이저스의 아내였다고 내겐 기억되는 그녀, 암과 죽음과 싸우면서 만들어낸 영상이 최근 화제를 모았더랬다.
며칠 전 출근길에 리즈 테일러가 몇년만에 음악회인지 오페라인지 나들이를 했다고 뉴스 나오는 걸 들으면서 팔십이 다 되어가는 여배우라도 나이 든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이기는 여전히 싫은 거구나, 그래서 결국 두문불출, 이렇게 한번쯤 시도하는 나들이가 뉴스꺼리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관심을 모으는 세상의 수많은 아름다운 배우들이 그냥, 남성들이 어떤 시각으로 어떤 부분의 매력을 탐닉하건, 또 그 기호에 맞춰 상품화되건 그 아름다운 존재들은 그 어떤 매력 이전에 온전히, 그 전체가 하나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되뇌이게 된다.
언젠가 블로그에서 읽었던 짤막한 글 하나가 생각났다. 새는 새일 뿐, 그 날개도 머리도 아니다-.
파라포셋, 죽음을 앞에 두고, 그녀 자신의 존재 이유의 어쩌면 전부였을 그 외양의 매력, 그것이 속절없이 사그라져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대중 앞에 공개하면서 아마도 그녀는 인생의 중요한 것과 가치있는 것에 대한 어떤 철학자도 범접 못할 정수에 다다랐고 알고 떠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컬럼을 읽으며 특별히 그런 깨달음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이 맛깔스런 글이 아주 마음에 든다. 이 기자 누군지, 친해지고 싶다.
......................................................................................................................................................................
[분수대] 플래티넘 블론드
열여덟 소녀가 촬영장에 들어섰다. 스태프들은 말을 멈췄다. 누군가 후에 말했다. “지금껏 내가 본 생명체 중 가장 눈부신 존재였다.” 진 할로(1911~37). 그를 스타로 만든 건 영화 ‘플래티넘 블론드’였다. 이로 인해 ‘백금발’이란 표현과 머리색이 생겼다. 덕분에 할리우드산 ‘금발 섹스 심벌’의 원조가 됐지만 그가 치른 대가는 컸다. 염색을 위해 과산화수소수·암모니아·세제가 뒤섞인 약품을 들이부은 탓이었다. 살 타는 고통을 그는 참았다. 계부 밑에서 자라 16세에 결혼, 이어진 유산·이혼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이었다. 살아야 했고 탐욕스러운 어머니의 허영을 채워줘야 했다. 스물여섯, 요절한 그에겐 머리카락이 거의 없었다. 말년의 눈부신 플래티넘 블론드는 가발이었다.
사생아로 태어난 노마 제인 모텐튼은 고아원과 친척 집을 전전했다. 아홉 살 때 첫 성폭행을 당했다. 뭘 하든 남자들의 끈적한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도망치듯 택한 결혼은 불행했다. 그는 역공을 결심했다. 이혼 뒤 할리우드로 갔다. 갈색 머리를 백금빛으로 바꿨다. 메릴린 먼로(1926~62)의 탄생이었다. 그는 영리했다. 할리우드가 “키스 한 번에 1000달러를 내지만 영혼은 50센트인 곳”임을 잘 알았다. “남자들이 날 통해 보는 건 자신들의 음란한 생각”임을 간파했다. 그렇더라도 생존을 위해 덮어쓴 ‘백치의 금발’까지 벗어 던질 용기는 없었다. 서른여섯 그를 죽인 건 약물도 중앙정보국(CIA)의 음모도 아닌 회복 불가능한 자기 혐오였을지 모른다.
파라 포셋(1947~2009)은 샴푸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타고난 금발은 전문가 손에서 ‘더 이상 밝을 수 없는’ 은백색으로 거듭났다. 수영복 포스터를 1200만 장이나 팔아치우며 70년대를 풍미했다. 26일 그가 숨을 거뒀다. 죽기 전 그 또한 머리카락을 잃었다. 항암제 탓이었다. 그는 선배들과 다른 길을 갔다. 가발 대신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탐스러운 금발이 불탄 잡목 숲처럼 변해가는 과정을 손수 찍어 TV 다큐멘터리로 내놨다. 그는 말했다. “중요한 건 머리카락이 아니다. 삶이다.”
미국의 대중문화평론가 채드윅 로버츠는 일찍이 “자유분방한 포셋의 머리카락이야말로 새 시대 여성성의 상징”이라고 했다. 지금쯤은 로버츠의 생각도 바뀌지 않았을까. 새 시대의 증거는 머리카락 따위가 아니다. 파라 포셋, 자신이다.
이나리 경제부문 차장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869455
|
http://kr.blog.yahoo.com/joomic/trackback/3429687/5047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