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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가새로쓰는미국일기
11월은 모두 다 사라져버린 것은 아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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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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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가 주차장 맞은 편 건물인 탓에 아침 저녁으로 꼭 길을 한번씩 건넌다.
헌데 요것이 매일 내게 주어지는 사소한 시험이다. 겨우 두 주만에 잔머리 미혹에 걸려들었다.

구조적인 시추에이션을 읊어보자면
내가 이용하는 옥외 주차장 입구와 회사 건물 뒤쪽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정통으로 마주본다.
주차장을 나와 그대로 무단 횡단을 하면 회사 뒷문으로 냉큼 들어가는 초특급 직행 홀인원 코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거다.  

한편 고지식 정통 코스를 밟게 되면
주차장에서 나와 살짝 오르막을 50미터쯤 열씸 걸어서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을 통과하여 정문 입장이다.

헌데 이 신호등, 가끔 제멋대로 보행자 신호를 스킵한다.
버튼을 누르고 아무리 기다려도 자동차는 빨간 불이라고 서있는데 건널목 신호가 안 떨어져서
운전자가 뻘쭘히 서있는 나를 멀뚱 쳐다보곤 한다.

그런데 지나는 차 한가로운 길이라도 무단 횡단은 왠지 마음에 걸리고,
케케묵은 요상한 오기도 좀 지닌 탓에 정문 입장 뒷문 입장 이런거 가리고 챙기는 편이라
물론 당연히 50미터 도보행진, 인내심 요구하는 건널목 신호 대기, 빵빠라 방 정문 입장하는 모범생 코스를 택하고는 있는데

어쩐지 5분 상관으로 여유로운 출근이냐 종종걸음이냐가 판가름나는 그런 날엔
그런 날엔...

아, 갈등된다는 말씀이다...
재빨리 뒷문으로 숨어들어 건물 안으로 사라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는 얘기다.

이거, 이런 갈등하는 거 좀 창피스런 마인드인건가.
별걸 다 갈등인건가. 당연한 걸 갖고!

그렇게 세월을 살아왔는데도 여전히 나는 이렇듯 유치하고 사소한 유익에 미혹된다는 말이냐.
보기엔 멀쩡 안 그럴 거 같이 굴면서 속사정은 그렇다. 아, 나는 그렇다, 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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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ba 2009.06.20  15:44  [69.235.159.177]

누구나 그러하듯이, 미시도 혹할 때가 있는 거군요. 나를 미혹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마음의 호주머니를 뒤져 봅니다. 부시럭(제니퍼 님 버전으로. ^^). 그 아름답고도 혹독한 미혹에서 깨어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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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2009.06.21  07:08

미 - 혹- 의 본래 뜻이 그런거였군요!
그러므로 깨어나야 하는 이유가 결국 아름답긴 한데 혹독해서! ^^

오크 2009.06.21  15:24

사소한 유익을 생활의 지혜로 바꿔보시는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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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2009.06.22  13:18

하하... 오크님룰에 따르면, 무단횡단=생활의 지혜 요렇게 되나요? 헤헤.

옥흐 2009.06.22  20:10  [211.54.23.91]

으앗! 경하드리옵니다. 블로깅생활의 지혜 부족, 눈치 못챘었다는...

제니퍼 2009.06.23  04:48

어휴... 생활의 지혜가 온오프 두루 활용되는군요...^^

제로몽 2009.06.22  13:09

글의 주제와 전혀 상관없이!!!
취직하셨어요???? ^O^ 궁금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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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2009.06.22  13:19

아... 그런... 셈... 이라고... 할... 수 있... 흠.

haba 2009.06.22  17:24  [69.235.151.57]

아, 그러셨군요. 브라보! 축하드려요. 한턱 내셔요~ '사이꽃' 한 다발이라니, 축하가 너무 '약'하고 '소'소했나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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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2009.06.23  04:50

사이꽃! 전혀 약하지도 소소하지도 않은걸요... 감사드립니다-^^

하바 2009.06.24  06:07  [12.146.192.91]

감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이꽃’이라고 말하고 나니, 어느 시인의 詩 한 줄 떠오르네요. ^^ ‘나무와 나무 사이 섬과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디에나 사이가 있다 여우와 여우 사이 별과 별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그 사이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

제니퍼 2009.06.24  13:11

하바님 시 좋아하시나봅니다. 저는 잘 챙겨읽지 못하지만 익숙한 시인데, 누구 작품인지 잘 안떠오르네요-^^

하바 2009.06.24  14:10  [69.235.150.248]

류시화 詩에요. 제가 그닥 좋아하는 않는 작가. ^^ㆀ

오크 2009.06.25  11:22

하바님, 별 좋아하지 않는 작가의 싯귀가 떠오를 정도면 시에 조예가 무지 깊은 듯 싶어요.
시인들은 대체로 시를 잘 못 외우는 듯 하고.. 실례지만 혹 평론가 아니신지요?

제니퍼 2009.06.25  13:33

저도 지나치게 대중적인 작가는 좀 경원시하는 경향이 있긴 한데요...ㅎㅎ
오크님 하바님 두분 다 다양한 분야에 즐거운 관심과 평론의 식견을 지닌 분들이시라고 감히 '평론' 하고 싶어집니다!

haba 2009.06.25  16:43  [69.235.152.104]

오크님! 과찬을. 평론가들이 들으면 버럭하겠어요. 그냥 별 좋아하는 제가 살다 방출당한 소혹성에선 매년 싫어하는 시인들의 작품 10점을 외워야 하는 과제가 있어서... ^^ 반가워요, 주믹님! 저와 같은 '꽈'? 저도 순수문학에 대한 소량의 밝힘증과 대중의 기호에 영합하는 시인에 대한 약간의 앨러지가...

diapowder2000 2009.06.24  12:55

2번 사우스-알바라도-윌셔우회전-McArthur Park 이렇게 된거군요. 운전석에서 촬영을 다시 시작하셨네요. 요새는 교통딱지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니 조심하심이 좋을줄 아뢰오. 타운생활이 즐거우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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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2009.06.24  13:20

다이아님 길을 훤히 읽고 계시는군요! 놀랐어요. 네, 촬영 자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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