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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되고도 이번 주엔 확실히 해가 부쩍 따가와졌다. 아까 낮엔 방심하고 맨 얼굴로 차 갖고 나섰다가 훅훅 더운 기운에 내리쬐는 햇빛에 화들짝 놀라서는 이게 다 자외선 에이와 삐들이지! 싶어지면서 당장 선블록 바닥난 거가 제일 마음이 급해졌다. 결국 드럭스토어로 달려가서 매일 발라대기엔 좀 쎈 35짜리 크림을 하나 집어들고 나선다.
이거야 은혜의 햇빛 받아서 땅의 결실 얻으며 감사로 살아가는 분들에게는 아주 경을 칠 마인드지만 도시 생활에 찌든 나로서는 언제부터인지 한낮의 햇빛은 숨어들어 피할수록 다행인 존재가 되어있다. 그저 거기 비춰주며 있으되, 번갈아 흐려주고 개어주고 그랬으면 딱 좋겠는 아주 고약한 이기심만 채워진 심사인데,
솔직히 정신차리고 생각하면 햇빛이라는 놈, 8분이라는 시간동안 우주를 건너서 나에게 찾아온다는 퍽 고된 방문자인건데 그걸 째려보는 눈초리로 늘 홀대하는 게 사실 미안은 물론 감히 원망할 수도 없어야 당연하지.
- 안녕? 눈 깜짝할 빛의 속도로 찾아와줘서 반갑다! 손 흔들어 인사라도 해줘야 할 판국에 피해다니고 도망만 다닌다, 나.
여튼 그렇게 나섰던 길 도로 접고 도망치듯 집으로 피해 들어왔다가 서늘하니 기분이 좋아져 밤길에 다시 나섰다. 하늘엔 별들이 가득하다. 이쁘다.
아니 그런데 말야... 생각하면 밤 하늘에 빛나는 저 무수한 아름다운 별들이, 그 별들이란 결국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그야말로 '스타'들인거고 게다가 그 반짝임은 수백 수천 광년 전 태양의 닮은 꼴 친구들이 쏘아준 빛인 걸 생각해보자구. 나는 상대적으로 너무 가깝고 뜨거워서 고마운 줄도 모르고 도망다니는 그 햇빛을, 우주 어딘가에서 나처럼 철없는 누군가가 지금 밤 하늘의 아름다운 별... 운운하며 낭만적으로 바라볼 지도 모른다는 얘기잖아.
아 나는 진짜 멍청한 모순 덩어리다. 별이나 해나 간사한 근시안, 아니 근시안도 넘치고 이건 완전 '마이크로'시안(?)을 버리고 좀 우주적으로 바라볼 줄 알라고 제발!
그런 의미에서 내일 해가 새로 뜨면 좀 반갑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줄까보다.
음... 그런데 그대신 인사는 좀 이른 아침에 짧게 끝내버릴까봐 아무래도. 일단 낮시간엔 애정어린 시선이 불가능해, 찡그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그리고 뭣보다 역시... 더워....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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