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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달 사진이 그리워져서 마당에 나섰는데 달이 안 보인다. 어두운 하늘 뿐이다. 밤 여덟시 반. 왜 달이 없지... 하다가 낮동안 흐렸던 날씨를 생각하니 내가 바보같다.
괜히 머쓱해져서 그냥 렌즈를 하늘에 대본다. 빛이 없어 초점도 맞추기 어려운데 느린 셔터를 눌렀다. 어엇! 스크린을 보니 흔들려 뿌연 그림이지만 담겨진 건 파란 하늘이다. 깜짝 놀랐다.
다시 고개 들어 올려봐도 눈에 들어오는 건 그저 컴컴해서 색깔 따윈 구분도 안되는 어둔 하늘일 뿐인데.
카메라는 그 속살같은 어둠 뒤의 풍경을 볼 줄 아는 거다. 거기엔 파란 하늘이 있고 흰구름이 있다. 어둠 그 너머의 이쁜 얼굴들이 고스란히 있다.
뭘 본다, 는 건 대체 뭘까. 보는 것이 보여진 것이 진실과 늘 일치하는 걸까. 내 눈에 보이는 것이 가장 또렷하고 확실한 현상이며 증거인 양 믿고 살지만 그러나 이렇게, 그저 지금 앞엣것이 어둡게 보인다 해서 실제 어두운 것은 아닐 지도 모른다.
다른 눈에는 어둡지 않고 파랗다. 하얗고 초록인 그 어둠 뒤의 실체가 보인다. 내 눈이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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