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버스 통학의 헐렁한 소박함을 즐기고 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 어김없이 이뤄지는 작은 조우다. 맨 뒷자리에 깊숙히 기대어 앉아본다.
흔들리지만 그러나 정지되어 무표정인 실내, 스쳐지나며 끝없이 다른 얼굴인 그 창밖의 거리가 한 몸으로 달려든다. 풍경은 이미 내겐 새롭지 않다. 아침의 반복된 일상 속에 오르고 내리는 얼굴조차 친구처럼 익숙해져버렸다. 헌데 뷰 파인더로 점 찍듯 바라본 흐르는 풍경은 그 아침에 어쩐지 새롭고 신선하다. 거기엔 아침의 몬트로즈와 글렌데일을 깨워 일으키는 버스의 줄달음이 있고 가로지르는 버스의 곁에서 하나하나 깨어나 움직이는 오래된 거리가 있다. 오르고 내리며 소박한 삶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조용히 함께 흔들리며 매일의 아침을 향해 달려가는 즐거움이, 그 안에 녹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