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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가지 오락프로 챙겨보는 것이 요즘 내가 근근히 맛보는 한국 티비 문화인데 개그콘서트에 두주째 등장하고 있는 '분장실의 강선생님' 코너가 눈길을 확 끈다.
솔직히 나는 분장하고 나와 웃기는 포맷 진짜 별로다.
물론 난 코미디의 구성틀이나 '웃기기'의 정석 혹은 로직에 대해서 배운 적 공부한 적 하나도 없지만, 나름 오랜 시청자 신분의 상식으로나마 분장 코미디가 일종의 입지 분명한 장르쯤이라는 건 알고 있는데, 심형래 계열 코미디언들이 늘상 동물 탈을 쓰거나 바보스럽거나 기괴한 분장으로 등장하면서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이끌어내는, 말하자면 웃음 보장 티켓쯤으로 상용하는 그게 참 늘 이상했었다. 아니 연기로 웃기지 못하니까 분장으로 웃기려드는 얄팍함에 왜들 동조하는거야, 하며 외면했다.
그건 뇌주름 속의 유머 세포를 간지럽혀서 통렬히 웃기는 게 아니라 그냥 '우스꽝스러운' 짓으로 입장하는 것, 때문에 웃긴다는 인식의 주머니 아니라 그냥 좀 유치하고 어이없다는 자각으로 다소의 쓴웃음을 짓게 하는 것일뿐! 이라는 내 거만한 깡통지론을 고수해왔던 참인데 헌데 어허? 새로 등장한 요 분장개그는 뭔가 분명히 달랐다.
네명의 개그우먼들이 캐릭터 분장을 하고 등장할 때 나는, 아 뭐 이건 새삼 또 분장쇼야? 했다. 그런데 그 분장은 특별하게도 분명한 이유와 개연성을 달았다. 어린이 프로를 준비하는 배우들의 분장 - 이라는 설정이다. 이건 말하자면 분장 자체의 우스꽝스러움이 지닌 효과는 다 얻어가면서도 뭐 저런 유치한 짓꺼리로 웃기려 들어? 같은 평가로부턴 자유로울 수 있는거다. 그것은 분장실이기에 가능한 설정이다. 아주 절묘하다.
아, 우린 지금 너네들 웃기려고 분장한 거 아니거덩? 이건 다른 목적이 있는 분장이니깐 관심두지 마- 라고 강변하며, 자신들의 몰골에 대해선 아예 인식조차 못하는 듯 태연히 생활인으로서의 자신들, 여자로서의 스스로를 얘기하고 주고 받는다. 서로 멀쩡히 마주보이는 그 어이없는 자신들의 모습은 웃음 꺼리가 아니라 일터에서 주어지는 자격 혹은 권리쯤으로 경외심을 갖고 소중히 여겨야 할 일종의 훈장으로 대접받는다.
흉물스런 골룸으로 분장하고서도 멀쩡히 새침한 걸음새로 오가며 여자로서 선배로서 자존심 날세운 훈계를 내리꽂는다. 야, 똑바로 해, 이것들아아~! 도저히 위엄 세울 몰골이 아닌 것쯤은 아랑곳없이 후배들의 군기를 잡고 앉은뱅이 걸음으로 등장하는 선배를 존경어린 태도로 바라봐주는 그 모습에 웃음이 터지는거다. 그건 참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기 때문이다. 패러디의 쾌감이 있는 탓이다.
관객 혹은 시청자들에게는 늘 호기심의 대상인 무대 위 배우들의 비하인드 뒷담화가 엿보여진다는, 그 배경에서 이미 잔뜩 흥미진진을 먹고 들어가는 것은 물론인데 결국 그려지는 풍경은 단지 방송국 분장실만의 특수한 얘기가 아니라 어디서나, 어느 일하는 현장에서나 누구나 겪는 선후배 언니동생 위계질서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공감대가 넓은 보편적인 웃음을 이끌어낸다는 생각을 했다. 야아... 이걸 치밀하게 계산하고 의도해서 구성한거라면 정말이지 개그맨들은 최고의 심리조종사들인거야!
첫회 보면서 아, 저거 재밌네! 했다. 야, 이것들아아~ 우리 땐 상상도 못할 일이야아~! 하는 안영미의 말투는 유행어 조짐도 느껴졌다.
달인, 안상태기자, 그건 니 생각일 뿐이고...! 가 익숙을 넘어서 숙성 발효 단계에 들어간 시점에 유쾌하고 재밌는 코너 하나 만났다. 뚱뚱하지 않고 못생기지 않고 남자 안 끼워줘도 우리끼리 무지하게 웃길 수 있다는 여자들 넷의 색다른 의기투합도 즐겁고 강유미와 안영미의 콤비 개그가 모처럼 반가운 기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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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재밌다는 것 [오크의 다락방] 2009.03.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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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딸래미가 이번에 개콘에 새로 생긴 코너가 재밌다고 했다. 안영미-강유미 등이 우스꽝스런 분장을 하고나와 얘기하는 포맷이란다. 그말 듣고 나는, 근데 말야.. 거기 ㅇㅇㅇ가 사석에서는 이렇고 저렇고.. 하며 엉뚱한 쪽으로 가려하니까 딸의 정문일침, 웃기면 끝 식자연하면서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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