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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느닷없이 우박이 내렸다.
후두둑 양철지붕 깨지는 소리가 심상찮아 문을 열어보니 구슬같은 얼음덩이들이 마당에 좌악 깔리고 있다. 손바닥에 올려보니 투명하고 이쁜 구슬이다.
미국와서 몇년 새 아마 한번...쯤? 싸리눈같은 우박을 본 기억 하나가 가물한데 이처럼 제대로인건 처음이다. 낮동안에는 날이 그닥 차지도 않았는데 내내 흘러다니던 먹구름이 밤이 되면서 차가와졌는지 결국 소나기 대신 우박을 쏟아내는 것이 신기하다. 얼음 구경 한번 어려운 써던캘리포니아의 겨울도 겨울은 겨울인겐가. 요란하게 떠들며 쏟아져내리더니 십여분만에 멈췄다.
어이없는 겨울 더위에 비라도 좀 제대로 오라고 투덜대면서 그 지진한 일상에 늘 입을 삐죽거렸는데 의외로 갑작스레 달라진 얼굴을 만나니 색다른 자극이 되면서도 순간 당황하고 긴장한다.
특별한 세레모니가 놀랍고 그래서 감탄하며 바라보고 서있는데 왠지 한편 불안하다. 왜일까.
사람 맘 참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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