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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조체로 인쇄된 책을 삼십분쯤 읽다가 문득 모니터에 열려진 블로그에 시선을 주게 되면 마치 안전 모드에 들어간 프로그램처럼, 말하자면 블로그가 버그나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폰트고 뭐고 멋부리는 장식들 다 내팽개치고 지극히 베이식한 생존형 모드로 전투 준비에 들어간 것처럼
글자들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어 빽빽히 와글대는 듯 보인다, 체감 사이즈 이쯤.
순간 나는 깜짝 놀란다. 약간의 두려움도 인다.
내 동공이 뇌신호를 받아들이는 것과는 별도로 스스로 적응하기 위해 요구되는 2-3분간 불안에 빠져 두번 세번 브라우징 하며 곁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오갈 때 순간 이동의 통과 의례를 위한 '포탈'이 있는걸까. 재빨리 모드를 전환하려 애쓸수록 더욱 농밀한 약 2-3초간의 진공 상태를 경험한다.
나만 그런건 아니겠지.
헌데... 굴림체라는 폰트는 좀 괴기스럽다,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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