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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하다. 그들이 거기 '모여있었'기에 쓸데없이 바쁜 행인 1.의 눈길을 끌었던 건 사실이다. 언제나처럼 가로변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워져 있었다면 나는 그들의 존재조차도 의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늦은 오후. 아직 그들의 무대가 아닌 시간.

잡아당기는 힘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그 숲에 들어선다. 곁에 나란히 서본다.
설레는 호기심 들어오다 나가며 이내 쓸쓸하다.

그들의 근엄한 열병식, 날서고 각진 군무는 차라리 처연하다. 불꺼진 등. 화려했던 지난날의 전리품처럼 여전히 기교 넘치는 장식띠를 두르고 치장하고, 찬미자를 기다리며, 하지만 빛을 잃고 모여있다. 서로 말은 없다.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하지만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줄에 나란히 세워진 그들은 어느새 위압적이다. 벗어난 의식, 동떨어진 액션, 자아의 색깔을 주장하는 어떤 돌출도 용납하지 않을 기세다. 하나하나로 온전히 의미있었던 그들이 모여서 있음으로 고집스런 권위를 획득했다. 다수이므로 옳고 모여서 한 목소리이기에 정당하다는 의식.
점점 웅성대며 그 무리에 나란히 설 것을 종용한다.

단순히 '모여있음'으로 전혀 새로운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때론 의식을 전환하는 힘이 있지만 전체주의의 방향 잃은 광기도 출발은 그랬다.
나는 몰려다니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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