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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데이빗슨의 치통 때문에 임시교사 substitute 로 일본 여성이 출강했다. 노리꼬 여사. 물론 선생님이니까 당연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일본인이라면서 너무나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니 놀랍다. 페르지안이나 아르메니안 피플들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우리 한국사람들은 그 사정을 누구보다 알고 있잖은가.
커피 브레이크에 질문이 쏟아진다.
- 여기서 태어났나요? - 아니요. 나는 일본에서 나고 자라고 대학교육 받고 직장 다니다가 여기 왔어요. - 정말요?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 영어를...? 정말 놀라웠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그녀도 오늘 수업 중에 밝혔듯이 그들은 발음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인들보다도 훨씬 취약한 민족 아니던가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영어는 제대로 영어다. 절대 '일본영어' 가 아니었다.
- 남편요. 미국인 남편인데, 그 사람도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아항... 그런 열쇠가 있었군. 하지만, 남편이 미국인이라고 해서 다들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는 건 아니다. 의외로, 실제로 주변을 보면 그렇다.
- 나는, 용기를 갖고, 남편에게 끊임없이 교정해 줄 것을 정식으로 부탁했어요. 아기들이 말 배울 때 하듯이 그대로.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그대로 따라하고 모방하는 과정도 중요했지만, 그 때 그 때 교정 받는 것, 그게 중요해요. 하지만, 부부관계에서 누군가가 끊임없이 실수를 하고 상대방은 계속 그걸 지적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죠. 목표가 있으니까, 그걸 감수하고 도전하는 자세로 그렇게 한거죠.
맞다. 정말 그렇다. 부부간에 그런 종적 커뮤니케이션 패턴이 허용되면 동등한 관계 유지에 악영향의 위험이 크고, 생활 전반에 자존심 싸움이 확대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운전 교육의 부작용 - 그 대표적인 사례 아닌가.
- 영어를 말하는 데 뭐가 제일 중요할까요? 역시 정확한 발음...? - 아니요. 발음 보다도, 억양 보다도, 정확한 동사, 동사의 시제를 구분하는 게 나는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우리가 영어를 아무리 오래 열심히 해도 우리 마더랭귀지의 억양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그냥 인정하는 게 낫죠. 하지만 시제, 결국 동사로 표현하는 시제만큼은 정확히 이해하고 구사해야만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가 있거든요.
데이빗슨도 그랬지만 노리꼬 역시 우리에게 묻는다. 왜 영어를 배우려고 하죠?
의외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란 걸 새삼 깨닫는거다. 아이랑 대화하고 싶어서요, 이웃들로부터 바보 취급 당하기 싫어서, 장래에 좀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서... 영어에 맺힌 한을 풀고 싶어서... 같은 속이유도 있을테지만 그건 끄집어내지 않고. 여튼 여러가지 구체적인 이유들의 결론은 하나다. 우리가 여기 사니까요, 아메리카 땅에 살고 있으니까요... 그거다. 그러니 답은 나온다. 살면서, 살기 위해 말하고 대화하고 교류해야 하니까- 말하자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므로. 커뮤니케이션을 최우선 명제로 한다면, 내겐 뭐가 필요한가.
- 누구보다도 나는 세컨 랭귀지로 영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잘 알죠. 테솔 교육을 받았고, 이렇게 오래 영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아직도 나는, 어떤 단어... 예를 들면 브릴리언트! brilliant 같은 걸 발음할 때는 머릿속으로 그 단어의 스펠을 떠올려요 아직도. 그러니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죠. 멈추지 않고.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하나도, 절대 없다. 그러니까 저절로를 기대하면 안된다, 아예 처음부터. 없는 건 없는 걸로 알고 가야한다. 저절로는 없으니까 되어지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 움직일 수 없는 명제임을 알고, 인정하고, 묵묵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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