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겨찾기 | 블로그홈 | 바로가기 바로가기 | 로그인
제니퍼가새로쓰는미국일기
11월은 모두 다 사라져버린 것은 아닌 달
블로그  |  사진갤러리  |  동영상갤러리 방명록  |   즐겨찾기 추가
TOP 블로거 제니퍼 (joomic)
프로필     
전체 글보기(897)
미국일기
미국보기
그림일기 새 댓글이 있습니다.
세상읽기
옛날일기
보고읽기
포토알기
방송일기
노래읽기
스크랩북
모의고사
설문
최근 글
사이먼캣, 그 고양이들..
끝이 없어 욕심 - ..
신종플루형 답글 버그 ..
커뮤니티 농장 소풍..
모처럼 출근길
최근 댓글 전체보기
저도 그래서 컴팩트가 ..
ㅋㅋㅋ 주인과 팽팽히 ..
하하, 정말 사이먼캣이..
오크님 말씀 읽고 다시..
아 그러게 말여요, 연..
최근 참조글 전체보기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미국..
73. 재밌다는 것
타인의 삶 : 누가 진..
말 할 수 없는 비밀
10만번 열린 날
다녀간 블로거 더보기
- 벌침이야기2
- 감자
- 이채
- UCC조아
- 백만돌
오늘 전체
방문자 308 583303
구독자 0 70
댓글 1 6725
참조글 1 848
지난 글
2009년 1월
2009년 2월
2009년 3월
2009년 4월
2009년 5월
2009년 6월
2009년 7월
2009년 8월
2009년 9월
2009년 10월
2009년 11월
HanRSS 로 구독하기Fish 로 구독하기
개설일 : 2004/10/09
 
광고 - 야후! 코리아 에서 '제니퍼'님의 블로그를 지원합니다.

27. 영화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 / The Lives of Others

2008.09.11 15:07 | 보고읽기 | 제니퍼

http://kr.blog.yahoo.com/joomic/4766 주소복사


제목은 70년대 멜로 영화풍이다. 일단 포장에서는 큰 호기심 안 당긴다.

뭣보다 그 밍밍한 타이틀의 시들한 기분은 아마도, 아마도 그것은,
윗이빨에 걸린 혀끝을 탕! 출발 신호와 동시에 쎄게 밀쳐내야 하는 그, 그 '타'의 출발을 내뱉을 때 이미 예정된 기분일 거였다.
이윽고 타인- 하며 말막음을 이루고 나면 이젠 씁쓸 허전한 뒷맛이다.
나와 객체, 나와 영화, 나와 주인공을 피차간 '타인'으로 적어도 이쩜오미터쯤은 거리 주고 출발하는 느낌.
물론 타이틀은 우리말 번역이며 따라서 제목에 사용된 어휘를 두고 논할 꺼리는 못된다.(혹 이중적 효과를 노린 것이었나? 숱하게 - tein 으로 끝나는 그 독일 명사들의 어감 차용...?)
그냥, 그래도 내 첫인상은 그랬다는 말이다.
아마 미국 극장에 걸린 작품을 봤더라면 좀 달랐을테지. 나는 한국판을 봤다.
 
나는 타인-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 단어의 발음이 싫고 연상되는 이미지가 싫다.
나는 때문에 종종 남들, 어떤 사람들, 혹은 누군가, 또는 상대방,이라 말하며 그 침튀는 단어를 대체하곤 한다.
그러면 최소한 돌아선 등은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재미없으신 그 제목이 요상하게도 내내 머리 속을 맴돌며 자꾸 내게 질문을 던져왔던거다.
타인의 삶이라... 남의 인생이라는 얘긴데 - 아항! 요거 딱 짝꿍 된다,
타인의 인생, 남의 삶- 으로 맞춰가는 것보다 비전형의 리드미컬한 밸런스를 타는 단어의 조합!
그런 이유로 더욱 앞자리 '타인'에 무게가 실리는군.
 
더구나 늘 지나간 영화 끄집어보는 뒷북 디비디 여행이라 해도 헐리웃 일색에선 좀 벗어나고 싶고
어쩌면 철지난 필름 뒤적대기니까 더욱, 박스 오피스 오르내리락할 때 미국 대중관에서 보기는 힘든,
유럽이나 3세계 출생들을 찾아보는 것이 그나마 내가 취할 수 있는 소심한 유익일테니까.

냉전의 편가르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던 1980년대의 동독이다.

주요 인사들의 도청 감시가 전문인 정보요원 비즐러,
체제의 옭죄임과 체제의 유지, 혹은 고양을 위해 허용된 예술적 자유의 한계선을 최대한 활용하며 지식인으로 살아가는 
유명 극작가 드라이만, 그리고 그의 연인이자 배우인 질랜드가 말하자면 피차 바로 그들, 타인이다.

전근대적이지만 정교하게 숙련된 도청 장치를 통해 한 사람의 사생활이 여과없이 노출되는 루트를 공개하면서 영화는,
도청의 은밀한 다락방에 관객도 함께 음모할 것을 종용하고, 엿보는 시선으로 스크린을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게 될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무엇인가. 

우리도 한때 말조심 입조심에 촉각을 세우는 시절이 있었다.
겁장이들이 격에 안맞는 권력을 쥐게 되면 늘 그런 치졸함이 드러나는 법이지. 
그 땐 뒷골 당기는 정치 권력의 안테나를 두리번거리며 확인하고 숨어들어야 했고,
아... 하긴 지금도 엽기 시선의 미친 포커스가 몸사리게 하는 건 있군... 매번 같은 패턴.

비즐러는 자유혼의 예술가 커플의 삶을 훔쳐보면서 심리적 갈등과 변화를 일으키고
자발적인 자기 삶에의 접속 행위를 통해 직업적으로는 불이익을 당하지만
종국에는 드라이만의 삶에 자신의 영향력을 주사함으로써 대리 만족의 결과를 이끌어낸다.
영화는 마지막 씬에서 자신의 적극적인 개입에 힘입어 그 예술적 생명을 유지 번성하게 된 작가가
새로 출간한 책 권두에 비즐러의 암호명을 넣어 붙인 헌정 메시지를 그가 발견함으로써 
비로소 막혔던 두 주인공간의 소통을 이루고 마감한다.
타인의 삶의 모습을 엿보는 행위가 깊이있는 이해를 동반한다면 어쩌면 내 인생을 움직일 수 있고,
결국 '선한 사람의 소나타'를 울릴 수도 있다는 희망을 피력하면서.
뭐 좋은 얘기다.
흡수 통일을 이룬 나라에서 당연히 누가 주체이고 누가 선이고 누가 정당한가의 위상은 애초부터 정해진 것이므로.
아주 솔직한 내 눈으로는,
드라이만의 삶이 비즐러의 삶을 완전히 그렇게 흔들어놓을만큼 가치있고 당당했는가.. 에 다소의 의문은 생기지만.

 

우리는 실로 매순간 남의 것을 엿보고 기웃거리고 탐하거나 욕심내다가
결국 손을 뻗어 접촉하고 가져오거나 사오거나 혹은 아예 삼켜버리며 그렇게 살아간다.
처음부터 내것인 게 과연 있긴 했을까.
 
남의 것과 내것을 적절히 믹스하면서, 섞는 비율을 알맞게 조절하면서,
겉으로 드러내거나 깊숙히 숨기거나 전략적 포장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그렇게,
늘 언제나 뭔가에 잇대어서 연결해서 살아가는 거다, 너나 나나. 

웹질에 발들인 누구든 '엿보기'의 정당성에 대해 한번쯤은 자문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웹 공간이란 열려있음- 을 기초하고 있고, 따라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엿보고 엿보이는,
수용자이면서 동시에 공급자임을 '약관에 동의' 하고 출발한 다 같은 부류이므로 그 '주고받음'의 체험은 일상이 되어있다.
서로의 인생을 단면, 혹은 다면, 때로는 오히려 더 심층부의 내면 밑바닥까지를 엿보고 알며 나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어쩌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든 가치와 영향력의 훈풍에 자신의 인생을 김쏘이며
변화시키고 변화를 일으키고 있을 지 모른다.
 
우리는 그래서 서로에게 모두, 때로 의미있는 남이다.
그걸 의식하고 안하고는 순전히 자유 의지다.
왜냐하면 내 삶의 어떤 부분이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지는, 내 손을 벗어난,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니까.
드라이만이 자신의 삶을 보호해온 어떤 존재가 거기 있었음을 전혀 알 지 못하고 있었듯이.

인식해야 할 것은 다만 한가지,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건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가두고 덮어도 거기에는 분명 메시지가 있다.
그걸 흥미롭게 여기며 오묘한 세상살이에 감사하며
자신의 삶을 보다 의미있는 것으로 가꾸고 진열하여 향기내도록 채워가는 것이 어쩌면
그나마 내가 책임 진 인생에 다소나마의 할 일을 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제목 :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 / The Lives of Others  (2006. 독일)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출연 : 마르티나 게덱. 울리쉬 뮤흐, 세바스티안 코치
2007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

 

  추천(0) 스크랩 (0) 인쇄
버트 2008.09.14  18:32

보셨군요! 이 영화!

답글쓰기
제니퍼 2008.09.14  23:45

아! 보셨었군요, 이 영화, 그리고 리뷰도 쓰셨었군요, 역시.
저 또한 비즐러의 변화가 드라이만의 삶에 영향을 받아서라기 보다는, 당대 최고의 전문가로서 나름 지녔던 자부심이, 기껏 상사의 질투심을 부축하는 보조기구쯤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촉발되었다고 보았어요.
트랙백 감사합니다, 버트씨.

답글쓰기

댓글쓰기

댓글쓰기 입력폼

포스트 목록 닫기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