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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머스쿨 잘 마치면 사주기로 약속한 아이팟 터치- 를 거금 주고 아들내미 사주고 - 100불 차이로 16기가를 고민하다가 얌전히 쉽게 갔다, 8기가도 충분 넘치지 뭘...-
참 오랜만에 메이시 매장을 눈 구경하는데 - 그것도 평일날! - 새로운 진 브랜드가 눈길을 끈다. NYDJ.
이유 없이 DKNY 가 연상되는 약간의 짝퉁 냄새가 오히려 관심을 끌기에 라벨을 살펴보니 허엇! Not Your Daughter's Jean 이란다.

뭐 훔쳐먹다 걸린 사람처럼 흠칫했다. 몇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흘러가게 만드는 이름이다.
진이라는 아이템은 여기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는 일년 내내 가리지 않고 입는 필수 아이템이다. 어른 아이 남자 여자 안 가린다. 누구나 진을 입고 언제나 진을 입고 어디에서나 진을 입는다.
그런 이유에서 진을 입고 싶고, 언제까지나 진을 입는 나이이고 싶고, 진을 즐길 수 있는 체형이고 싶고, 진을 입고 충분히 스타일리시하고 싶은 여성들,
입고 싶은 프리미엄 진들은 '딸' 들 체형에 맞춰 디자인되어 나오고 거기에 끼워맞추다 보니 남모르는 고충(!) 을 감수해야 하고
물론 우먼스 브랜드들에서도 어디에서나 진을 만들어내고는 있지만 그건 대개 그냥 진 소재로 만든 바지- 일 뿐 (아, 이건 내가 볼 때 그렇다는 얘기) 진을 입을 때 느끼는 그 즐거움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그냥 청바지라...
그러니까 캘빈클라인이나 게스나, 나아가 세븐진이나 트루릴리전스 같은 스타일리시한 브랜드의 진을 입고 싶지만 사이즈 맞춰 입어도 체형의 문제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컴플렉스가 노출되는 고충을 겪는 모든 ' 딸' 둔 엄마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브랜드인거다.
터미턱 진- 아랫배를 편안히 눌러주는 디자인으로 개발되었고 소재에 스판덱스 비율을 늘려서 만들었다는데
아이디어 좋았다. 호기심도 충분히 끌 만 하다.
이건 뭐 마터니티 브랜드에서 배부분만 스판덱스 처리해서 만드는 진처럼 나름 섬세하게 절실한 니즈를 공략하는 신선함이 좋다.
재밌다는 생각에 매장에 걸린 진들 살펴보는데
헌데 별로...입어보고 싶지 않네. 일단, 컬러가 재미없다. 워싱 처리 없이 그냥 밋밋한 컬러다. 블루진과 블랙진 몇가지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데 제일 작은 2사이즈를 들어보아도 이뻐보이지 않는다. 부츠컷이라는데도 벙벙한 이미지, 스티치나 라인이나 그저 밍밍하기만 하다.
보아서 이뻐보이지 않는 건 입어보게 되지 않는 거, 이거 상식인데.
글쎄...막상 입어보면 배가 편하고 날씬해보이도록 감싸줄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정도라면 존스 뉴욕이나 리즈 클레이본, 앤 클라인에서 나오는 진과 뭐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이쁘고 멋지고, 게다가 편안하고- 가 가능해야 가능해지는 브랜드라고 보는데.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 정신 차려보며 들어오는 생각은, 브랜드에서부터 이미 이렇게 대놓고, 젊은 애들 입는 진은 부담스러워서 못입어... 내 나이쯤 되는 여자 컴플렉스 해결해주는 특별한 디자인이 필요해서 이걸 입었어- 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진을. 다른 것도 아니고 젊음의 상징인 '진을 과연 여자들이 찾아 입을까...? 싶어진다.
그보다는 예를들면 캘빈클라인에서 세븐진에서 트루릴리전스에서 요 나이 때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라인을 만들어서 여전히 캘빈클라인 라벨을 붙이고 나온다면 아마...그걸 골라 입을 거다, 나라면.
특히 Not Your Daughter's Jean 이라면 그저 거기서 불편한 스타일을 바꿨어...정도만으로는 부족하고 딸내미들 것보다는 훨씬 고급스럽고, 훨씬 질좋고 - 같은 프리미엄이 덧붙여져야 할 거라고 보는데
자기 자신에 투자하기 지갑열기 힘겨운 '엄마'들을 겨냥한 탓일까...가격은 70-80불대.
싼 값은 아니지만 프리미엄급보다는 한단계 낮은 위치에 포지셔닝했다. 대략 DKNY 급. 하긴 뭐 나는 그 값도 비싸서 안 사입고 할인점 찾아가는 입장이니 할 말은 없지만.
잠시 혹- 하는 기분 들고 관심갔지만 구매로는 절대 연결되지 않았다. 중요한 부분은, 패션은 어디까지나 패션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여자들은, 이쁘고 멋지고 아름답다면 불편한 것쯤은 감수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거다. 이쁘고 멋지고 아름다운데, 게다가 불편하지 않고 편하다- 면 당연 열광할 일인데 그닥 이쁘거나 멋지거나 하진 않고 무난- 한데, 근데 편해- 요건 우선순위에서 밀릴 일이다.
헌데 나는 그렇다 치고, 남들은 어떨까.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런 평가는 '한국 여자' 의 마인드에 제한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브랜드 이미지, 남의 이목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여기 미국 사람들, 아니 특별히 이쪽 서부, 캘리포니아쪽 사람들이라면 환호하며 반가워하며 입어줄 지도 모르니까.
기본 스타일의 패션을 즐기는 여기 사람들, 실용성이 사회 문화적으로 두드러진 특징이 되는 여기 사람들, 디자인의 디테일이나 브랜드 이미지 보다는 점잖은 자리라면 재킷을 입어야 하고 저녁 모임에는 드레스를 입어야 하고...같은 어찌되었던 거기에 맞는 '아이템'을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여기 사람들에게는 혹 다를 수도 있다.
그저 내가 볼 때는 워낙 많은 진 브랜드 가운데 차별화를 꾀한 점은 점수 줄 만한데 기본 태생이 니치 마켓, 그것도 거기에서 또 마인드 따라 나처럼 글쎄...하는 인간들 제하고 갈라지고 나면 과연 이 오묘한 포지셔닝이 얼마나 먹힐지가 궁금하다는 얘기다.
관건은 얼마나 '미국적인 실용주의' 가 살아있느냐에 달려있을 지도.
메이드인 유에스에이가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물건처럼 드물고 귀한 것이 되어버린 요즘에는 나 처음 미국 땅 밟을 때랑 비교해서도 지금은 그런 정직 실용 모드가 많이 빛 바랜 느낌이거든.
투박해도 튼튼하고 겉치레 보다는 실속이 꽉 찬 미국 모드는 좀 물 건너가고 이제는 어쩌면 한국스러운, 포장되고 꾸며지고 섬세한 마인드가 더 미래적인 방향으로 보이거든.
애플 아이팟 터치- 가 '갖고 싶도록 이쁘'고 매력 넘치는 인터페이스로 마음 혹하게 만드는 거 디자인이 기능을 우선하는 요소로 인식되는 거
말하자면 비슷한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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