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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내가 인앤아웃에 들어갔을 때 가장 신기하게 봤던 건 완전하게 오픈되어 있는 주방 안쪽으로 들여다보이는 감자 커팅하는 기계였다.
말갛게 껍질 잘 벗긴 통감자를 커다란 기계 위에 집어넣고 레버를 꾸욱 누르니까 하하, 신기하게 감자들이 프렌치 프라이용으로 길다랗게 잘려져 바로 기름통으로 들어간다.
이 집은 그러니까 냉동감자를 튀겨 주지 않는 집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렌치 프라이는 사실 바삭거리지는 않는다. 좀 흐늘대기도 하고 좀 가늘게 채썰어져서 미안하지만 버거킹제보다 먹음직스러워보이지도 않다. 하지만 누구든지 맛있게 기분 좋게 먹는다.
이건 최소한 깨끗한 샐러드유에 갓 튀겨진, 무가공한 홈메이드 음식이나 마찬가지야. 패스트 하게 나오긴 했지만 패스트푸드는 아니야- 하는 만족감을 느끼는 거다.
알고보니 이 집 주방에는 아예 냉동고가 없단다. 버거번이나 고기나 야채나 모든 음식 재료는 이른 아침에 각 지점으로 배달되어서 그 날 다 소진되고 냉동된 것은 쓰지 않는다는 거다.
훤 하고 낮게 오픈되어 있는 주방은 오더하고 기다리는 동안 누구든지 다 들여다볼 수가 있다. 봐도 꿀릴 게 없다는 거지, 아니, 오히려 좀 들여다봐달라는 거지. 우리 이렇게 신선하게 만드니깐-.
여튼 각종 다양한 ‘매스 프로덕션’ 의 창시자요 규격에 맞춰 입맛까지 통일시키는 매뉴얼 푸드의 선두주자로 인식되었던 미국이라는 곳에서 사실 대우받고 있는 것은 커스텀 메이드, 홈 메이드의 클래식모드다.
별거 아닌 듯 보이는 음식 한가지도 홈메이드 스타일, 올드패션드라고 하면 더 값을 쳐주고 커스텀 메이드의 스페셜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상식이 되어 있다.
인앤아웃이 프랜차이즈 형식을 빌어 거미줄 체인망을 뻗어나가기를 거부하고 서부 지역에 국한한 직영점만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 그 이유에 박수를 쳐가며 ‘패스트’푸드를 먹겠다고 10분씩 줄을 서는 ‘슬로우’ 행태의 아이러니에 기꺼이 동참하는 사람들- 이 모두가 좀더 가공되지 않은 맛, 좀더 프레시한 음식을 그리워하는 반 매스주의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와서 본 미국 햄버거는 일단 규격화와 커스텀메이드의 줄타기를 유효 적절히 구사하는 인앤아웃의 캐릭터에서 그 마인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웰빙의 필연적인 트렌드가, 생래적으로 이미 웰빙이기 어려운 햄버거라는 메뉴에조차 급물살로 넘나들며 기름기를 빼고 인공의 얄팍한 맛을 빼고 그렇게 이것저것 다 빼고도 여전히 ‘미국 햄버거’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 쓰는 미국 사람들의 '음식사수'의 결의를 부추기는 듯이 보인다는 말씀이다.
그러고서 요즘 그들이 눈을 돌리는 건 먹으면 모두 다 ‘스키니’ 해지고 도통해서 마냥마냥 길-게 살것처럼만 보이는 담백하다 못해 밍밍-한 아시안푸드가 아닌가 말이다.
물론 그 조차도 '미국식' 입맛을 가미한 순전히 원산지 불명의 '캘리포니아 롤' 같은 음식으로 변형 되었을 경우지만.
아시안 푸드의 유행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다른 제목으로 얘기해볼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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