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인구 폭탄’ 몸살 속 모스크 첨탑 설치로 시끌 부르카·부르키니 착용도 논란… 곳곳 사회·문명 충돌
‘미나레트(Minaret)’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에 세워진 뾰족한 탑을 말한다. 이 첨탑은 하루 다섯 차례의 예배 시각을 알리는 건축물로서 일종의 이슬람의 상징이다. 요즘 스위스에선 미나레트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한창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스위스의 극우정당들은 ‘기독교의 땅’인 스위스에서 이슬람을 상징하는 모스크의 첨탑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면서 반대 운동을 벌였고, 의회에 첨탑 건설 금지 청원서를 제출했다. 스위스 의회는 갑론을박 끝에 이 문제를 놓고 11월 29일 국민투표를 통해 찬반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스위스 극우 정당들은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번에는 첨탑을 마치 미사일처럼 묘사한 포스터를 제작, 배포에 나섰다. 포스터를 보면 스위스 국기 위로 테러리스트를 연상케 하는 부르카를 착용한 무슬림 여성이 서 있고, 그 옆에 모스크의 첨탑들이 미사일처럼 솟아있다. 포스터를 보면 마치 이슬람이 스위스 전역을 장악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제의 포스터 부착을 허용해야 하느냐를 놓고 이번에는 스위스 지방자치단체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스위스 제1 도시 취리히를 비롯해 제네바, 루체른 시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 이 포스터의 배포와 부착을 허용했다. 반면 바젤, 로잔, 프리부르 시 정부는 인종주의적이고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부착을 금지했다.
▲ 스위스 극우정당들이 제작한 모스크 첨탑 설치 반대 포스터가 기차역에 걸려있다. 스위스는 11월 29일 모스크 첨탑 허용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 photo 로이터
스위스 ‘첨탑 설치’ 놓고 국민투표 오스트리아선 설치 금지 법안 통과
현재 스위스 국민들의 여론은 첨탑 설치 금지 문제를 놓고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만약 국민투표 결과 첨탑 설치가 금지되면 종교차별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에 저촉될 뿐 아니라 이슬람권과 갈등이 불가피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국제도시인 제네바에서 첨탑 금지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가장 크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제네바는 각종 국제기구가 밀집해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16세기 종교개혁을 주도했던 장 칼뱅이 활동했던 전세계 개신교의 본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제네바는 ‘개신교의 로마’라고 불리고 있으며, 올해 칼뱅 탄생 500주년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스위스에는 첨탑이 설치된 곳이 취리히와 제네바 두 곳밖에 없다. 현재 스위스 전체 인구 750여만명 가운데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은 4.2%이다. 스위스 국민들의 종교를 보면 가톨릭이 41.8%, 개신교가 35.3%로 기독교를 믿는 인구가 절대 다수이다. 스위스의 이웃국가인 오스트리아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반(反)이슬람주의를 통해 약진한 극우성향의 오스트리아 자유당과 미래동맹도 첨탑 설치는 기독교 국가인 오스트리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극우정당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이 강한 남부 케른텐주에서 첨탑 설치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다른 주에도 같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이슬람은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부터 100년 이상 존속했지만, 무슬림 인구가 많지는 않아서 1979년 수도 빈에 모스크가 처음 건설됐다. 이후 무슬림 인구가 급증해 현재는 40만명,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하고 있다.
▲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모스크에 세워진 미나레트(첨탑).
영국선 모스크 문제로 폭력사태 극우단체 반이슬람 시위 잇따라
영국의 제2 도시인 버밍엄에선 극우단체와 무슬림들 간에 모스크 문제를 놓고 폭력사태까지 발생했다. 극우단체인 영국수호동맹(EDL) 회원들은 지난 9월 5일 버밍엄시에서 “더 이상의 모스크는 허용할 수 없다”면서 대규모 반이슬람 시위를 벌였다. 이에 분노한 무슬림들은 이들의 시위를 막으려고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양측은 뒤엉켜 투석전까지 벌였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90명을 체포했다. 지난 9월 11일 런던 북부의 한 모스크 앞에서도 EDL과 반이슬람 단체가 모스크 반대 집회를 벌이면서 모스크를 방어하려던 무슬림들과 충돌해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10일 맨체스터 시에서 모스크 반대 시위를 벌이다가 무슬림들과 충돌했다. 영국 언론들은 그동안 우려해왔던 상황이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졌다면서 자칫하면 종교와 인종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EDL이 최근 몇 달 동안 영국 곳곳에서 모스크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조직을 전국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전체의 모스크 수는 현재 6000여개로 추산된다. 영국처럼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에서도 모스크 건설 반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프랑스 의회 부르카 착용금지 논의 ‘여성 억압’ vs ‘종교 차별’ 논란
프랑스에선 무슬림 여성들이 착용하는 부르카 문제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부르카는 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옷이다. 프랑스 의원 57명은 여성들의 얼굴과 신체를 감싸는 부르카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지난 6월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의회에서 조사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여야 의원 32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현재 각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부르카 착용은 종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자유와 여성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라며 착용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알제리 이민 2세로 무슬림인 파델라 아마라 도시정책담당 국무장관도 부르카는 여성을 억압하고 노예화하는 것일 뿐 아니라 굴욕을 안겨주는 상징이라고 밝혔다. 에릭 베송 이민·통합부 장관은 부르카가 프랑스의 국가 정체성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한 국가적 논의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반면 프랑스 무슬림 종교위원회의 모하메드 무사위 위원장은 부르카 착용은 종교의 자유에 관한 문제이며 이를 금지한다는 것은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의회는 2004년 공립학교에서 무슬림 여학생의 헤자브(머리에 쓰는 두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켜 무슬림 사회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때문에 의회 조사위원회가 위헌이라고 결정할 경우, 부르카 착용 금지법이 제정될 것으로 보여 무슬림 사회가 또 다시 강력히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와 이웃국가인 이탈리아에서도 집권 연립 여당 중 하나인 북부 동맹당이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탈리아 의회도 현재 이 문제를 놓고 한창 논란에 빠져 있다.
▲ 헤자브를 쓴 한 무슬림 여성이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프랑스에선 또 무슬림 여성들이 착용하는 수영복인 부르키니(burkini)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부르키니는 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로, 무슬림 여성들이 종교적 규제를 어기지 않고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전신 수영복이다. 부르키니 논란은 무슬림 여성이 최근 파리 동부의 에머랭빌시의 한 수영장에 갔다가 직원에게서 “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출입 금지를 당하면서 시작됐다. 이 여성은 “이슬람 차별”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영장 측은 “위생을 위해 수영복만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이 여성은 수영장을 상대로 출입 금지가 부당하다며 수영장을 고소했다. 수영장의 위생 문제를 관할하고 있는 에머랭빌의 알랭 캘비오 시장은 “부르키니는 코란에도 적혀 있지 않은 비(非)이슬람 의복인 만큼 사안 자체가 이슬람과는 상관이 없다”며 출입 금지가 정당하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다른 지방 자치단체들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도시 바랄로 세지아시는 수영장에서 부르키니를 입을 경우 500유로(약 89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조치까지 내렸다.
EU 무슬림 인구 5100만명 2050년엔 5명 중 1명 예상
이처럼 유럽 각국이 백인 주류층과 무슬림들 간의 사회·문화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 간의 충돌이 유럽으로 옮겨온 듯한 분위기이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 원인은 유럽에서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들의 전체 인구 중 무슬림의 수는 5100만명으로, 5%를 차지했다. 유럽 인구 관련 연구기관들은 오는 2015년까지 무슬림 인구가 지금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이 ‘유라비아(Eurabia)’가 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유라비아는 유럽과 아라비아를 합친 말이다. 특히 2050년엔 EU 전체 인구 중 무슬림이 2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슬림의 ‘인구 폭탄(population bomb)’이 유럽에서 폭발 직전에 있는 셈이다.
실제로 무슬림들은 이미 유럽의 대도시 인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곳을 보면 프랑스 마르세유와 네덜란드 로테르담이 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스웨덴 말뫼 20%, 벨기에 브뤼셀과 영국 버밍엄 15%,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및 덴마크 코펜하겐이 10%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특히 유럽 주요 국가 중 영국·스페인·네덜란드·프랑스 등에서 단기간에 무슬림 인구의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슬람권인 북아프리카와 접한 데다 문화적으로도 이슬람권의 영향이 강한 스페인의 경우, 무슬림은 1998년 전체 인구의 3.2%에 불과했지만 2007년 13.4%로 급속히 늘어났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로테르담·헤이그·우트레히트 등 주요 4개 도시의 경우, 무하마드란 이름이 남아가 선호하는 첫 번째 이름이 됐다. 벨기에의 브뤼셀도 거주하는 남아의 가장 흔한 이름 7개가 무하마드, 아담, 라이얀, 아유브, 메흐디, 아흐민, 함자 등 이슬람계로 조사됐다.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유럽 사회의 주류인 백인의 출산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반면 무슬림은 이민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출산율도 높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 EU 27개 회원국의 이민자 수는 연 50만명이었지만 2002년 이후에는 160만~200만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유럽의 이슬람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주의 vs 자유주의 충돌 사회·문화적 분열 심화 우려
유럽 사회에선 이미 이슬람 혐오증을 뜻하는 ‘이슬라모포비아(Islamo phobia)’란 말이 유행할 정도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이후 유럽사회의 반이슬람 정서는 더욱 심화되는 추세이다. 저소득층 백인들 중 상당수가 값싼 무슬림 이민자의 노동력 때문에 일자리를 뺏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EU 27개국과 유로존 16개국의 지난 8월 실업률은 9.1%와 9.6%를 각각 기록했다.(유로스타트 10월 1일자 발표) EU 회원국 가운데 고용 불안이 가장 심각한 국가는 스페인으로, 8월 실업률이 18.9%에 달했다. 지난 6월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전체 736석)에서 반이민·반이슬람을 주장하는 극우파 정당들이 4년 전보다 8석을 늘려 34석을 차지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극우 정당들을 각국별로 보면 이탈리아에선 북부동맹당이 2004년보다 갑절이 넘는 10.2% 득표로 8석을 차지했다. 유럽의 대표적 반이슬람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이끄는 네덜란드 자유당은 17%를 얻어 4석을 차지했다. 영국에선 반이슬람을 주장하는 백인들만의 정당인 영국국민당이 2석을 얻어 사상 처음으로 유럽의회에 진출했다. 이밖에도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2석, 헝가리의 요비크 3석, 덴마크의 국민당이 2석을 차지했다.
금융위기 후 이슬람 혐오증 확산 반이슬람 극우 정당 목소리 커져
반이슬람 극우정당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유럽사회의 장점인 다원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버트 라이켄 미국 닉슨센터 연구원은 “유럽 사회에서 무슬림과 비무슬람 간의 갈등과 대립은 유럽의 다문화주의와 자유주의가 충돌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류 백인층은 이슬람의 문화와 가치를 포용해야 할 다원주의 중 하나라고 인정해왔지만, 무슬림 인구의 급증으로 유럽의 근간인 기독교적 가치와 문화가 훼손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무슬림들이 인권, 여성평등, 정교분리 같은 유럽의 핵심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의 지적처럼 무슬림들은 유럽에 살면서도 유럽 문화와 가치에 동화되지 않고 이슬람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유럽이 무슬림과의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려면 무슬림과 비무슬림이 화합하는 방법만이 최선책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유럽 각국은 무슬림들에게 교육과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포용정책이 필요하다.
제롬 비뇽 EU 집행위원회 고용·복지담당 국장은 “무슬림과 비무슬림이 통합하지 못하면 결국 사회·문화적 분열과 상호 적대감이 커지면서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교육과 경제 수준이 낮은 무슬림일수록 소외감을 더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무슬림들도 유럽인인 만큼 지나치게 자신들의 종교와 관습, 문화를 고수하지 말고 유럽 사회의 일원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문명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은 저서 ‘유러피언 드림’에서 유럽사회가 관용과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서로 다른 집단들의 조화를 추구하는 공동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유럽 사회가 다원주의와 통합을 통해 비무슬림과 무슬림 간의 공존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1992년 1월 남순강화(南巡講話) 때 언급한 말이다. 희토류(稀土類)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당시 덩샤오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을까. 희토는 말 그대로 희귀한 흙으로, 정확한 명칭은 ‘희토류 원소 또는 금속(rare earth elements or metals)’이다. 원자 번호 57부터 71까지 란탄 계열 15개 원소에다 스칸듐, 이트륨을 합친 17개 원소를 통틀어 일컫는다. 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분리하기 어렵고, 천연적으로 서로 섞여 산출되는 양이 아주 적다. 희토류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고온 초전도체,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터빈, 휴대폰, PDP, 항공기 부품, 광학렌즈, 컴퓨터 디스크, 특수자석, 석유화학 촉매제 등 21세기 첨단 산업에 두루 쓰이는 핵심 원료이기 때문이다.
‘21세기 경제무기’… 70%가 중국에 매장
실제로 사용되는 분야를 보면 유로퓸은 액정표시장치(LCD)에 들어가며, 에르븀은 광섬유 케이블에서 광신호를 증폭시키는 작용을 돕는다. 이트륨은 발광다이오드(LED) 제작에 사용되며, 란타늄은 하이브리드·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은 전기자동차에 장착되는 모터 생산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테르븀은 저에너지 전구에, 세륨은 디젤 엔진 촉매변환 장치에 각각 사용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한 대에 0.9~1.8㎏의 네오디뮴이 들어간다. 희토류는 이런 용도 때문에 ‘첨단 산업의 비타민’ 또는 ‘녹색(green) 산업의 필수품’이란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희토류는 이런 점에서 볼 때 21세기 첨단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략자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희토류는 또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광물에 속한다. 테르븀은 1㎏당 300달러, 디스프로슘은 110달러나 한다.
문제는 희토류를 캐내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것이다. 희토류를 보유한 국가도 별로 없다. 그런데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전세계의 70%에 달하며, 공급량의 63%,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희토류 비축량, 생산규모, 수출량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연간 생산량은 18만t이다. 특히 세계에서 유통되는 희토류의 절반이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바오터우(包頭)에 있는 바얀오보 광산에서 나온다. 중국 남부의 소규모 광산들이 나머지를 생산한다. 희토류 중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99%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석유 부국인 중동국가들이 전세계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듯이, 중국도 21세기 첨단 산업분야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는 셈이다. 덩샤오핑의 예언이 그대로 적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철강·전자·자동차 등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희토류에 대한 수출을 강력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은 최근 3년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중국이 내세우는 이유는 자국이 쓸 물량도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투자공사 채굴회사 설립, 본격 통제 나서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의명분이고, 의도는 일종의 ‘자원 무기화’라고 볼 수 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지난 9월 ‘2009~2015년 희토공업발전계획’과 ‘희토산업발전정책’을 제정했다. 그 내용을 보면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희토류 수출량을 연간 3만5000t으로 규제하고 연간 생산량도 13만~17만t으로 제한키로 했다. 20%의 수출 관세도 부과한다. 외국인의 희토 채굴 관련 광산기업 설립은 금지된다. 하지만 외국인의 희토 가공, 신재료 개발, 희토 응용 관련 투자는 허용된다. 중국 정부는 또 희토류를 ‘21세기 경제무기’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희토류와 관련된 전국 100여개 업체를 20여개 업체로 통폐합해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네이멍구를 거대한 글로벌 희토류 생산단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특히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네이멍구자치구에 바오터우 철강그룹과 손잡고 대규모 희토류 채굴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CIC가 투자에 나선 것은 국제 시장에서 희토류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중국의 전략적 국익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시사주간지 중국주간은 “중국이 희토류를 통제한다는 소식에 미국과 일본 등이 단단히 긴장하고 있다”면서 “희토류라는 희귀한 자원이 화약 연기 없는 국제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10월 21일자)
중국, 희토류 미끼로 외국기업 유치
실제로 중국 정부의 사실상 자원 무기화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재 전세계 희토류 수요는 연 12만4000t이며 2015년까지는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에 대한 쿼터제한, 관세부과 등의 방법으로 보호무역조치를 취해 피해를 입었으며, 이는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했던 약속과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유럽연합 통상위원회는 지난 11월 4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가 불공정 행위라며 WTO에 제소했다. USTR는 협의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WTO에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USTR는 또 중국의 수출 규제가 세계 시장에서 자원 가격을 올리고 있고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해외 경쟁 기업들에 비해 부당하게 유리한 지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서린 애시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중국의 자원 수출 규제가 경쟁을 왜곡하고 세계 시장에서 자원 가격 인상을 초래해 유럽 기업들의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조치에 따라 희토류의 국제 거래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일부 외국 기업들은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우리의 조치는 WTO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서 “희토류가 필요하면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면 될 것”이라면서 배짱을 부리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미끼로 외국 첨단기업들의 자국행을 유도하고, 자국 기업에 유리하게 희토류 수급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상품분석가 잭 리프톤은 “중국은 자국 내 수요 증가로 2015년께 희토류 수출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 폐광산 생산 재개 등 희토류 확보전
▲ 세계적인 희토류 매장지 중 하나인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 패스 광산. 세륨 등 다섯 종류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 / photo 로이터
미국과 일본 등은 희토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산과 기존 비축분에 의존했던 미국은 세륨·란타늄 등 다섯 종류의 희토류가 매장된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패스 광산을 다시 열어 생산 재개에 나섰다. 이 광산을 소유한 몰리코프사는 2012년까지 2만t의 광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운틴 패스 광산은 중국의 바오터우 광산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가 가장 많이 매장된 곳으로 2002년 환경 오염을 이유로 채광을 중단했었다. 그레이트 웨스턴 미네랄 그룹, 레어 엘리먼트 리소스, 아발론 레어 메탈스 등 미국과 캐나다 기업들도 희토류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희토류 중 76%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 지질연구소는 자국 경제가 자칫하면 희토류 부족이라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안보 차원에서도 중국이라는 잠재적 적국에 희토류를 의존하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희토류는 미사일 등 최신예 무기 제작에도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의회는 미군이 중국의 희토류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검토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따로 배정하기도 했다.
▲ 1㎏당 가격이 110달러에 이르는 희토류 디스프로슘.
일본 정부도 디지털 가전 및 철강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국가 비축 대상 품목을 7개에서 15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비축량을 늘리기로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키로 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희토류의 미개발 광산이 많은 아프리카와 남미 및 아시아 국가들의 철도, 도로 등 광산 주변 인프라 정비사업에 엔 차관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일본 기업의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엔 차관을 통해 희토류 보유국들과 관계를 강화, 일본 기업이 광산개발권 등 권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본은 보츠와나, 잠비아 ,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남부 3개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 상사와 도시바는 지난 10월 카자흐스탄의 국영원자력공사와 희토류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도요타자동차의 자회사인 도요타통상은 베트남에서 국영광물공사와 합작으로 광산회사를 설립, 희토류를 생산키로 했으며, 인도에서의 수입 판매권을 가진 상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일본은 또 호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희토류 전량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2015년까지 필요한 수요의 40% 정도인 1만5000t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바는 희토류가 에너지절약 제품에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매년 수요가 늘고 있어 희토류의 안정적인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호주, 그린란드서 5만t 광산 발견
▲ 미사일 재료에 사용되는 희토류 바나뮴.
희토류 값이 급등하자 호주, 남아공, 캐나다 등에선 희토류 광산을 찾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호주 광산업체 2곳은 자체 생산량을 5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남아공에선 1963년 폐쇄된 광산을 다시 여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남아공의 폐쇄된 광산은 2년 정도 시간만 들이면 생산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도 있다. 호주 광산업체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서 지난 9월 매년 5만t 생산이 가능한 희토류 매장지를 발견했다는 것이다.(더 타임스 10월 5일자 보도) 현재 정확한 매장량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전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25%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린란드에선 지구온난화로 영구 동토가 녹으면서 우라늄을 비롯해 다양한 광물이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희토류 채굴이 본궤도에 오르는 데 10년가량 걸린다는 점이다. 호주, 캐나다, 그린란드 등이 광산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중국의 독주는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은 또 자국의 희토류 광산 개발에 보다 많이 투자를 할 것이 분명한 만큼 국제시장에서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독 등도 ‘도시광산’ 개발에 박차
이 때문에 미국, 독일, 일본 등은 궁여지책으로 폐기된 전자제품 등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른바 ‘도시광산’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시광산은 공장에서 배출되는 산업 폐기물과 버려진 폐휴대폰, 폐자동차 등에서 희토류와 구리, 아연 등 금속광물을 추출하는 작업이다. 도시광산은 채취의 효율성이 매우 높다. 금은 원석 1t에서 4g이 나오는 반면 휴대전화 1t에는 280g의 금이 포함돼 있다. 일본 물질재료연구소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 도시 광산의 금 매장량은 6800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세계 금 매장량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희토류가 어느 정도 추출될 수 있을 것인지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상당량을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부족한 자원 확보를 위해 전세계를 동분서주하면서 총력을 기울여왔던 중국으로선 희토류를 풍부하게 보유함으로써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더 타임스는 “중국이 세계 기술의 미래를 책임질 열쇠를 갖게 됐다”면서 “각국이 첨단산업과 친환경 녹색 산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수록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희토류를 둘러싼 글로벌 자원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교량이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단둥(丹東)을 잇는 길이 946m인 이 다리는 철도용 1개 노선과 자동차용 1개 노선으로 이뤄졌는데 중국은 2003년 북한과의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벌여 하중 능력을 10톤에서 20톤으로 늘렸다. 그런데도 화물차들이 이 다리를 건너려면 상당시간을 대기해야 한다. 현재 북한과 중국 간 교역의 70%가 이 다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중조우의교는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대동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북(10월 4~6일)을 계기로 압록강에 새로운 다리를 건설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2007년 초 북한을 방문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건설비 전액(10억위안·약 1700억원) 부담을 전제로 새로운 압록강대교 건설을 공식 제의한 바 있다. 중국은 차세대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지난해 6월 방북했을 때도 신(新) 압록강 대교 건설 문제를 거론했었다. 대북 교역량을 무시해도 좋을 정도인 중국이 신압록강 대교 건설에 공을 들여온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진흥정책의 압록강 개발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 3성에 대한 개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신압록강 대교를 짓겠다는 것은 이를 통해 북한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동북 3성 발전에 이용하려는 속셈이다. 북한 자원의 가치는 6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동북 3성의 배후기지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 언론은 원 총리의 방북 결과를 ‘입술과 이가 서로 의지해서 미래를 열어간다(脣齒相依 活未來)’는 새로운 표현으로 미화하고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脣亡齒寒)’는 과거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군사적 동맹을 의미했다면 앞으로는 경제적 주종 관계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중국이 북한 경제를 거대한 원심력으로 끌어들인다면 북한은 중국의 ‘동북 4성’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중국이 북한을 자국의 경제권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북한 정권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면서 자국의 국익을 위해 철저하게 주판알을 튀기고 있는 셈이다.
북한을 동북 3성의 배후기지로 압록강 등 단둥지역 대대적 개발
실제로 북한과 연결되는 단둥은 최근 들어 도시 전체가 바뀔 정도로 대대적인 개발이 진행 중이다.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압록강변에는 고급아파트와 고급호텔들이 잇따라 세워지고 있다. 단둥시가 추진하고 있는 압록강 개발 사업 계획의 핵심은 압록강 하구지역에 세워질 총 97㎢ 규모의 단둥린강(丹東臨港) 산업단지이다. 단둥시는 이미 부지조성을 마치고 도로공사가 진행 중이다. 단둥시는 새 압록강대교 건설과 함께 선양(瀋陽)~단둥 철로 복선화, 단둥~다롄(大連)선의 화물적체 해소용 철로 건설, 인근 다둥(大東)·량터우(良頭)·다타이쯔(大臺子)·원안(文安)항 확장, 단둥 비행장 확장 등도 추진한다.
단둥은 또 이른바 ‘우뎬이셴(五點一線) 계획’의 핵심 도시 중 하나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1일 이 계획의 공식 명칭인 ‘랴오닝 연해경제벨트계획(沿海經濟帶)’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 계획은 랴오둥(遼東) 반도를 둘러싼 후루다오(葫蘆島), 진저우(錦州), 잉커우(營口), 다롄, 단둥 등 5개 연해도시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700㎢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에 대한 이 같은 개발 계획을 통해 조선과 정유, 장비제조 등 첨단 산업을 유치해 노후된 동북지역 산업을 진흥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정부는 랴오닝 연해경제벨트를 톈진(天津)을 핵으로 하는 빈하이(濱海) 경제벨트와 결합시켜 보하이(渤海)만 전체를 아우르는 초광역 경제블록을 건설한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2015년까지 랴오닝성의 다롄과 산둥(山東)성 옌타이(煙台)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북 지역과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초광역 첨단산업기지를 건설한 뒤 보하이(渤海)를 통해 해양으로 진출, 동북아 경제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 동북지역 남단을 관통하는 둥볜다오(東邊道) 철도 사업이다. 다롄에서 단둥~퉁화(通化)~허룽(和龍)~옌지(延吉)~헤이룽장(黑龍江)성과 국경도시 수이펀허(綏芬河)에 이르는 이 철도는 총 연장이 1389㎞이며 15개 도시를 경유한다. 철도 인근 거주 인구만 2700 명에 달한다. 2011년 완공되는 이 철도는 동북지역의 천연 자원과 생산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주요 수송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 철도는 단둥·퉁화·투먼(圖們) 등 북한과의 접경도시를 경유한다는 점에서 향후 경의선과 동해선이 중국과 러시아와 연결되면 양쪽 철도를 H자형으로 다시 연결하는 간선철도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국경경비대 병사들이 북한과의 국경인 중조우의교에서 오성홍기를 게양하고 있다. photo 로이터 / 중국 투먼에서 북한으로 건너가는 다리. /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국제자동차 전시회의 모습. / 중국 단둥시 압록강변으로 고층건물이 늘어서 있다.
창춘~지린~투먼은 물류 전진기지 1조8000억원 투입, 무역센터 건설
중국 정부는 또 두만강 개발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8월 30일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을 연결하는‘창지투 선도구’ 개발사업을 승인했다. 창지투 개발사업은 창춘과 지린, 투먼 일대 3만㎡를 개발, 동북아 물류의 전진 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북한의 나진과 선봉항을 이용, 두만강을 통한 동해 항로를 개척해 한국과 일본, 러시아 등과의 교역을 확대함으로써 동북지방의 물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인 훈춘(琿春)에 2016년까지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을 투입, 동북아변경무역센터를 건설하고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외국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마련해왔다. 훈춘에서 출발하는 중·러 철도가 올 연말 개통되는 데 이어 훈춘~투먼 고속도로가 내년에 완공되고 지린~훈춘 간 고속도로도 조만간 착공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중국 다롄 환경설비 제조업체인 창리(創立)그룹은 지난 10월 7일 나진항 1호 부두 개발권을 따냈다. 창리그룹의 나진항 부두 개발권은 1호 부두의 2, 3호 정박지를 보수·확장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권이다. 38만㎡ 규모인 나진항은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며 확장 공사가 완공되면 연간 100만t에 달하는 하역능력을 갖추게 된다. 창리그룹은 나진항 부두 개발권을 갖는 대신 북한에 훈춘과 나진을 연결하는 도로 93㎞를 건설해주기로 했다. 중국이 나진항을 통해 동해로 진출하면 훈춘을 전진기지로 한 두만강 유역이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하얼빈 등 3개 도시 공업벨트 구축 국제공항 건설 등 내륙 개발 노력도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동북 지역의 내륙 발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개발사업은 헤이룽장성의 성도인 하얼빈(哈彌濱)을 중심으로 다칭(大慶)과 치치하얼(齊齊哈彌) 사이의 쑹넌(松嫩)평원에 ‘하다치(哈大齊·하얼빈~다칭~치치하얼) 공업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들 3개 도시 간에는 이미 4차선 고속도로를 완공해 교통을 3시간대로 단축시켰다. 하얼빈과 치치하얼에 이어 다칭에도 국제공항이 설립될 예정이다. 헤이룽장성 지역은 중국 영토를 닭 모양에 비유할 때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이 지역은 다른 성들에 비해 낙후한 곳이지만 물·석유·전기·삼림·자원 등 공업 발전을 위한 자원 인프라가 중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얼빈은 매년 빙등제를 개최하는 얼음의 도시로 유명하다. 치치하얼에는 세계 4대 습지 중 하나인 자룽(札龍) 자연습지구역이 있다. 습지에는 세계적인 보호조류인 두루미를 비롯해 1000여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헤이룽장성은 또 중국의 ‘식량 창고’이다. 쑹넌평원과 싼장(三江)평원 사이에는 베이이다황(北大荒)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옥토가 조성돼있다. 전체 경작지는 2124만㏊로 한국 전체 농지(175만9000㏊)의 12배가 넘는다. 쌀·대두(大豆)·수수·옥수수·밀·사탕무 등이 재배된다. 연간 생산량은 약 400만톤으로 연 8000만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지난 6월 26~28일 헤이룽장성을 시찰하면서 “적극적으로 현대화 대농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동북 지역에 대한 기계화 영농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철강·석유화학 등 9개 분야 중점 현대화된 산업시스템 마련이 목표
중국 정부가 동북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8월 17일 ‘동북지방 노후산업기지 진흥에 관한 계획’을 결정한 것도 이런 때문이다. 원 총리는 당시 회의에서 “앞으로 9가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 동북 지역에 대한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가 언급한 9개 항목의 발전계획의 제 1 순위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경쟁력 있고 현대화된 산업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동북 3성은 1950~1960년대만 해도 중국 경제를 떠받쳐온 중화학공업 기지였지만 개혁·개방 이후 광둥(廣東)성과 창장(長江) 삼각주 개발에 밀려 낡은 공업기지로 전락했다. 때문에 동북 지역의 산업을 현대화한다는 것은 중국의 개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동북진흥계획에 포함시킨 내몽골 자치주 동부(蒙東地區)까지 합하면 중국 동북 지역의 전체 면적은 145만㎢, 인구는 1억2000만명(전체 8.3%), 국내 총생산량(GDP)은 전국의 11.33%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내몽골 일부를 동북 지역으로 편입한 이유는 이 지역의 풍부한 천연자원 때문이다. 내몽골 동부의 면적은 66만5000㎢로, 전체 자치구의 56%를 차지하며 석탄 확인 매장량은 909억6000만톤, 석유 매장량은 10억톤이다. 동북 3성의 경제기반은 자원 대량소비형의 중공업에 의존하고 있어 단기간에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내몽골 동부를 편입시킨 것이다.
한국·러시아·일본의 투자 견제 동북아시대 대비한 선점 전략
두 번째는 앞으로 동북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남·북한의 통일, 러시아의 극동 개발 전략, 일본의 동해 진출 전략 등에 맞서려면 자국의 동북 지역 개발을 우선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경제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외교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동북 지역은 과거 만주(滿洲)라고 부르던 곳이다. 흔히 말하는 만주는 1932년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영토를 일컫는다. 당시 중국을 침략하려던 일제가 만주를 먼저 점령했던 것도 이 지역이 지경·지정학적 전략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일본과 유럽 학계에선 중국의 동북 진흥정책을 ‘만주노믹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만주노믹스는 만주(Manchu)와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만주지역 특색의 경제 발전 전략을 말한다. 지금도 일본은 동북 3성에 대한 투자를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다. 4000여개 일본 기업이 있는 다롄은 ‘중국 속의 작은 일본’이란 말까지 듣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2008~2013년 극동·시베리아 발전 계획’에 따라 중국과의 변경 지역 개발에 22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변경무역도 활기를 띠고 있다. 대표적인 변경무역 중심지 쑤이펀허에선 헤이룽장성 교역의 3분의 1이 이뤄지고 있다. 헤이룽장성 정부는 러시아와의 국경지역에 10㎢ 규모의 자유무역지대를 지정해 러시아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도 통일에 대비해 중국 동북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조선족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동북 3성은 한국과의 문화적·민족적 유대가 끈끈하다. 원 총리가 지난 3월 구성된 동북진흥 영도소조의 조장을, 랴오닝성 당 서기 출신인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 중 한 명인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부조장을 각각 맡아 동북진흥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국영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사실상 정부 `디폴트` 무리한 차입투자가 화 자초..세계금융위기로 현실화입력 : 2009.11.27 14:11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두바이가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두바이`의 준공식(내년 1월4일)을 한 달여 앞두고 `백기`를 들었다.
두바이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손을 든 것(모라토리엄)이지만 규모로 보면 사실상 국가부도 사태(디폴트)를 맞은 것이다.
버즈두바이의 준공은 10여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두바이 성공신화의 중간 결산이다. 이는 준공식을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즉위 4주년에 맞춘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버즈두바이 준공식은 `슬픈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의 대동맥 셰이크 자예드 도로를 중심으로 늘어서 있는 빌딩 모습. 왼편의 하얀색 빌딩이 쌍용건설이 시공한 에미리츠타워 호텔이며 오른쪽 우뚝 선 건물이 삼성건설이 시공중인 버즈 두바이(이데일리 자료사진)
◇ 두바이 `작은 메뚜기`에서 `진주`로
두바이는 아랍어로 `메뚜기`를 뜻한다. 셰이크 모하메드와 전 국왕 셰이크 라시드가 집권하기 전까지 두바이는 중동 사막의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다. 중동지역에서 흔하디 흔한 석유조차 두바이에서는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아랍에미리츠 석유매장량의 90%는 이웃인 아부다비에 매장돼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두바이는 눈부신 발전을 했다. 천연진주를 잡아 팔던 보잘 것 없던 어촌 마을이 공식인구 120만명(비공식 150만명), 1인당 GDP 3만달러, 연평균 경제성장률 18%라는 중동의 진주가 됐다.
120만명의 인구 중 두바이 원주민은 30만명 가량이고 대부분이 외국인일 정도로 두바이는 국제도시가 됐다. 연간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뿌리고 가는 돈이 두바이의 주 수입원 중 하나다.
셰이크 자예드 도로 양옆에 늘어선 수많은 고층 빌딩에는 세계 굴지의 금융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세계 타워크레인의 3분1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바이는 최근 10년새 `상전벽해`했다.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팜 주메이라·팜 데이라·팜 제벨알리·더 월드로 구성되는 팜 아일랜드 사업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외신들은 잇따라 두바이의 국왕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을 추켜세웠고 두바이의 신화역시 현실이 되는 듯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6일 셰이크 모하메드가 설립한 두바이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물론 올해 초부터 두바이 경제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나왔다. 올해 2월에는 아부다비로부터 사실상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 우려가 현실이 됐다. 기다렸다는 듯이 두바이는 `사상누각 이었다`는 외신 보도와 국내 언론의 보도가 잇달았다.
두바이 부도사태의 원인은 무리한 차입투자에 있다. 두바이의 연간총생산은 600억달러 가량에 불과하지만 최근 6년간 800억달러가 넘는 빚을 졌다. 연간 매출액이 142억달러였던 두바이월드의 부채만 590억달러가 넘었다.
▲ 삼성건설이 시공중인 제벨알리 교량 공사 현장 모습
이런 상황에서 작년부터 불어닥친 세계금융위기와 부동산 가격 폭락은 두바이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금융위기로 세계 유수의 금융기업들이 부도를 맞거나 사세를 축소하고 보수적인 경영에 들어가면서 두바이로부터 철수하기 시작했다. 또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업체들이 무너져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늘었다. 두바이의 위기는 더욱 심화됐다.
개발이익으로 차입비용을 상쇄하고자 했던 두바이의 미래는 그렇게 무너져갔다. 성급한 사람들은 셰이크 모하메드의 꿈은 몽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물론 튼실한 경제기반 없이 부동산 `붐`을 조성해 발전을 꿈꾸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의 부동산 거품을 우려하는 것도 바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셰이크 모하메드의 꿈을 과소평가하고 폄훼할 수만은 없다. 두바이는 사막 한 가운데 있는 빈곤한 어촌마을이었을 뿐 당장 공장을 세울 수도 없고 매장량이 적은 석유를 팔아서 살아갈 수도 없는 곳이었다. 이런 두바이에게 셰이크 모하메드의 실험은 거대한 도전이었다.
▲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에서 바라본 7성급 호텔 버즈 알아랍
현재로서는 `두바이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론은 좀 미뤄둘 필요는 있어 보인다.
두바이 간선도로 변에는 나킬이 세운 홍보 간판이 있다. "Do you think the Palm can live in the sea? the next?(당신은 야자수가 바다에 살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다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