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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전화교환원 아버지’의 고백이다. 그날도 전화를 받았다. “그래 잘 있니? 엄마 바꿔 줄께.”
그는 집에 온 전화를 받자 곧 아내에게 바꾸어 주었다. 이상하게 아내는 곧 전화를 다시 돌려주었다.
평소에는 미국에서 오는 전화를 바꾸어주면 아내는 말이 길었다. 나의 역할은 그저 전화를 받고 아내에게 바꾸어 주는 전화교환원이었다.
내가 다시 받은 전화에서 “아버지! 오늘은 아버지와 꼭 대화를 하고 싶어요.”
미국에 유학 중인 아들은 오늘이 미국에서 지키는 아버지 날(Father’s Day – 6월의 3째 일요일)이라고 한다.
오늘 만큼은 아버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긴 통화를 원하였는데 나는 할말이 없었다.
이 ‘전화교환원 아버지’의 고백이 한국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아들을 아내에게 빼앗긴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아들이 커가면서 징그럽게도 아버지의 모습을 점점 닮아오는데 그런 아들과 소통(communication)을 한적이 별로 없는 한국 아버지의 현주소였다.
미국에서 아들이 3명인 때가 있었다. 한국 고등학교에서 문제가 있었기에 조기유학으로 미국에 보낸 남자아이의 미국 아버지가 된 것이었다.
이 아들을 1년 이상 기르며 관찰한 것이 있다. 이 아들의 한국 엄마는 한국의 아버지와 자꾸 단절을 시켰다.
아들 일상의 모든 문제를 엄마가 간섭하고 해결하려고 하였다. 문제가 생기면 아들과 아버지의 사이에서 아들을 치마폭 뒤로 밀고 감쌓았다.
아버지의 생각이나 의도는 엄마를 통해 제대로 아들에게 전달되지 못하였다. 아버지는 단지 돈 벌어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이 아버지였다.
아내에게 아들을 빼앗긴 것과 마찬 가지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 한 가정이 아니었다.
‘전화교환원 아버지’의 고백이 바로 나의 이야기라는 아버지가 한국에 너무 많았다.
이번 주말에 “아버지 날”을 만들자. 아들에게는 아버지의 롤모델(Role Model)이 꼭 필요하다.
무뚝뚝한 아버지이지만 아들은 아버지를 간절히 원한다. 아버지인 “나”를 위하여 빼앗긴 아들을 찾아 나서자.
아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자. 먼저 만나자고 하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자.
좀 쑥쓰럽다면 아들에게 술 한잔하자고 먼저 말하자. 그리고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자.
징그러울만큼 나의 외모와 내가 싫어하는 나의 성격까지도 닮은 나의 분신인 아들을 찾아 나서자.
‘전화교환원 아버지’ 노릇은 이제 그만하자. 아버지들이여! 발기(發起)하자~~~.
한국에서는 아무 날도 아닌 미국의 아버지 날을 맞는다. 처음으로 아버지 날에 두 아들과 같이 지내지 못한다.
아내까지 아들의 결혼식을 위해 미리 미국으로 가버렸다. 혼자 맞는 기분이 묘하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썼다.
200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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