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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이메일을 통해 도영태 씨의 칼럼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친구들간에 메기이론에 대한 논쟁이 붙었다. 어느 운송업체가 북해에서 잡은 청어를 산채로 런던으로 운송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대부분의 청어가 장거리 운송도중 죽어버려 신선도가 떨어지므로 산채로 운송을 하여야 제 값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운송업체로서는 고민이었다. 그러나 기발한 역(逆)발상으로 그 업체는 산채로 청어를 배달하여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그 비결은 청어를 운반하는 용기에 메기 한 두 마리를 넣어 청어들에게 절박감을 준 처방에 있었다. 청어를 잡아먹으려는 메기를 피해 기를 쓰고 도망 다닌 청어들이 오히려 목적지까지 생명을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메기가 축낸 청어는 고작 한 두 마리에 불과했다. 메기이론의 논란의 대상은 상대가 정말 청어인가 하는 의문이다. 청어는 양질의 영양분을 함유한 생선이지만 한때 전세계 어획량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생선으로 주로 가공용으로, 남아돌 땐 비료용으로 쓰이던 생선인데 이 이야기에서는 활어로 운반되는 고급 어종으로 전환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청어는 바다생선, 메기는 민물 고기, 내가 운반 책임자라면 이 둘을 같은 수조에 동거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청어대신 미꾸라지가 등장 하는 이야기는 모심기 하는 논에 미꾸라지를 넣어 기를 때 메기를 함께 넣어 기르면 더 살이 통통한 미꾸라지를 수확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경험은 한 친구가 남원의 유명한 미꾸라지 식당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추어탕이 맛 있는 이유는 미꾸라지 수백 마리 수조에 메기 한 마리를 넣어 놓으면 미꾸라지가 오히려 죽지 않고 항상 싱싱하다는 것이다. 이 유명한 ‘메기이론’이 또 다른 각도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긴장이 없고 편안하면 오히려 느슨해 져서 경쟁력을 잃어 버릴 수 있다. 마치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이 생동감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IMF외환위기 직후 국내 은행(흔히 '미꾸라지'로 비유)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선진 금융기법 등을 갖춘 외국계 은행(메기)을 풀어놔야 미꾸라지(국내 은행)들의 생존력이 강해진다는 논리였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이 미국계 펀드 뉴브리지캐피탈에 넘어갔고, 한미·외환은행이 씨티그룹·론스타펀드에 잇따라 인수됐다. 주변에 동종업체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홀로 장사하는 어느 음식점이 있다고 하자. 맛과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더구나 경쟁구도가 하나도 없어서 장사가 잘 될 것 같은데 결과는 실패이다. 갈수록 절박감이 하나도 없어지고 여러 가지로 무디어 져서 결국 폐업을 면치 못하게 된다. 우리가 늘 보게 되는 ‘먹자 골목’, ‘공구상가’, ‘휴대폰 거리’ 등은 바로 서로 서로의 적절한 절박감 속에서 더 잘되고 살아남는 경우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선의의 경쟁자가 많아야 나 자신이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애를 쓰고 남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법이다. 절박감을 역발상으로 승화시켜 대응하도록 하자. 우리 가게 옆에 대적할 또 다른 경쟁업체가 생겼다고 위기의식만을 느끼기 보다는 그 절박감이 우리를 더욱 잘 하게끔 채찍질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정신 바짝 차리고 다른 곳보다 더 노력하면 틀림없이 잘 될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시련이나 좌절코스가 생기면 맥없이 무너지는 약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을 잘 살펴보라. 절박감을 배수지진(背水之陣)으로 하여 의연하게 절망의 바닥을 찍고 우뚝 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모든 것에는 적절한 절박감이 존재해야 한다. 물론 절박한 상황까지 가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이 어디 평탄한 길만 주어지는가? 분명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함께 공존한다. 힘든 오르막길을 만나도 힘차게 치고 올라가는 동력을 갖고 있다면 다른 길에서의 행보는 훨씬 수월해진다. 그 성공의 동력이 의외로 절박감 인식인 것이다. 통계적으로 보더라도 고민이 없는 편안한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사회보장 제도가 그렇게 잘 되어있는 유럽의 선진국이 다른 나라 보다 자살률이 높은 이유만 봐도 그렇다. 모든 것을 그저 좋은 방향, 안정된 방향, 편안한 방향으로만 좇으려 하지 말자. 그렇게 되면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길고 오래 갈 수 가 없다. 지금의 무난한 생활이 일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도 똑같을 수 없지 않은가? 스스로 어느 정도의 절박감을 부여하도록 하자. 우리 자신이 청어라면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는 메기가 존재해야 한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목표달성에 대한 압박감, 명퇴 등이 메기가 되어 우리를 잡아먹으려 할지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메기의 절박감으로부터 살아남는 슬기롭고 민첩한 청어(혹은 미꾸라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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