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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08/27
 

아이들 세계에선 누가 한살 더 먹었느냐는 꽤 중요한 일이다.
하긴 어른들도 나이로 기선제압들을 하려 하거나
아니면 젊어보이기 위해 한살이라도 어리게 나이를 속이는 일도 허다하니
이놈의 나이라는게 많이 먹는다고 서러울 것도 없고
젊다고 마냥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닌
신기하고 요상한 녀석이란 말이지...

한국처럼 새해가 지나면 일제히 떡국들 한그릇씩 먹고
온국민이 동시에 한등급씩 올라가는 시스템이 아닌
한달 심하면 보름단위로 나이를 밝혀대는 미국의 현실에선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생일파티를 중시한다.
또래그룹에서 아무개의 4살파티를 성대히(?) 치르고 나서야  
"어, 그래 너 얼마전 4살 생일파티에서 촛불 불었지?"하면서
통과의례 지낸 아이만이 인정을 받는 것.

2008년 들어 주위에서 하나둘 5살이 되어가는 아이들이 생겨나니
시샘쟁이 우리딸, 자기도 5살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났다.
지깐에 5살이라고 짧은 영어로 유치원서 아무리 우겨대도
파티도 안한것이 무슨 5살이냐는 주위의 핀잔만이 돌아오고...
"너 얼마있다가 한국가면 그냥 자동으로 6살도 되거든..."
이런 설득이 먹혀들어가면 벌써 철들어 시집도 보냈겠다는!

원래는 8월이 생일이지만
8월이면 썸머스쿨 기간이라 친한 친구들이 다 유치원에 있다는 보장도 없고
작년에도 조금 땡겨서 학기중에 파티를 했던 것을 감안.
올해도 이른 생일파티를 감행하기로 결정.
선생들도 이집은 꽤나 호들갑이라고 생각하겠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따로 집에서나 야외에서 제대로 치르는 파티도 아니건만
음식 맞추고 피냐타와 구디백(goody bag)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하는데
족히 일주일은 소비되었다는!

곧 한국에 돌아갈거라 나름 성대하게 차려줘 보라는 남편의 제안에
생일이면 반드시 먹어주는 5판에 25불짜리 도미노 피자와
초콜렛과 사탕쪼가리 일색의 구디백에서 벗어나
음식은 맛과 영양을 생각해 고급 캐이터링으로 주문하고
제법 쓸만한 장난감 중심으로 구디백을 채워넣느라
요즘 고환율인데 엄마,아빠가 약간 출혈이 컸다는걸 우리딸은 알런지 모를런지...

생일날 아침 아이를 유치원에 떨궈놓고
컵케익 찾고, 음식 찾고,유치원 가서 테이블 세팅하고...
우와~ 땀난다!

선명한 로고가 보여주듯이 이번 생일잔치 음식은 The City Bakery(Brentwood소재)에 맡겼다.
단가는 좀 쎘지만 워낙 음식 좋기로 유명한 곳이니 믿고 맡겨봤다는.
원래는 캐이터링 담당자가 음식배달까지 해줘야 하는데
파티당일 행사가 3건이나 있다면서 직접 음식 가져가면 Tax도 빼주고
종이접시와 포크등도 공짜로 준다하여 흔쾌히 OK~!

미국식 파티에 풍선이 빠질수가 없으니 세개의 풍선을 준비.
숫자5,유니콘과 바비.
사진에선 바람에 흔들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 우리딸은 대만족!!!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드디어 배식 시작.
선생님들이 능숙한 솜씨로 음식을 나눠담아 아이들에게 돌린다.

음식은 뭐 이정도...
아이들 건강을 위한 종합과일세트와
Niman Ranch소가 쏘세지로 변하신 그릴드 핫도그,
(고작 핫도그이지만 얘가 단가가 제일 비쌌다는!)
미국인들의 영원한 Comfort food인 마카로니 앤 치즈.
아이들은 안좋아하지만 선생들이 감동한 양배추 샐러드...

우리딸은 지 생일이라고 문법도 잘 안맞는 맘대로 영어로 잘난척하기 바빴고
아이들은 피자로 주던지 캐이터링 음식으로 주던지 별 상관없이 그냥 즐겁게만 먹는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음식을 다 먹고난 후에는 촛불끄기 이벤트가 있으니
내빈 여러분께서는 식장안으로 입장하셔서 자리를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Happy Birthday to you~노래가 끝나면 후다닥 초를 끄는 가짜 5살 이윤서~
진짜 생일은 두달 넘게 남았는데 이게 왠 쌩쑈냐는!!!

유치원측에서도 나름 성의를 보인다.
온갖 싸구려장난감 투성이지만
아이들 딴엔 언제나 선망의 대상 트레져박스인
Ms.Judy가 생일에만 허락하는 상자를 뒤져
자기가 원하는 걸 하나 고르고,
상장도 아닌 것이 Birthday Certificate랍시고 한장 안겨준다.

작년 생일을 준비할때 유치원 선생이 pinata(피냐타)는 어찌 할꺼냐 물어서 
그게 뭔지 후딱 생각이 안나 당황했었다.
우리딸도 작년엔 안해줘도 아무 불만이 없더니
친구들 몇번 하는걸 보고 나서는 피냐타 없는 파티는 생일파티가 아니라는 공식이 생겨버려
올해는 반드시 해달라고 요청, 뭐 큰 부담도 없는 것이니 한번 해봤다.

피냐타는 어감에서도 느껴지듯이 멕시코동네의 풍습.
하지만 그 기원은 아즈텍 문명때 기우제를 위한 의식으로 시작되었단다.
원래는 눈을 가리고 막대기로 치는 것이지만
아이들이 눈가리고 몽둥이를 휘두른다는 것은 너무도 위험한 발상.
생일인 아이를 선두로 하여 아이들 골고루 순서가 돌아가게 피냐타를 때려보게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몽둥이로 후려친다는 발상은 좀 아이러니 하지만
어쨌든 피냐타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특별한 행사임에 틀림없다.

아이들이 땅바닥에 앉아 칭얼거리지도 않고 피냐타 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고만고만한 것들이 참 이쁘다.
예전엔 쪼그만 아이들이 우는건 질색이었는데
이젠 애들 우는 것도 이쁘니 나도 점점 늙나보다.

윤서는 모처럼만에 대놓고 마구 잘난척 잇빠이 하느라 신이났고
나는 딸에게 예쁘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어서 좋았다.
남편은 카드요금 청구일이 되면 화들짝 놀라겠지... 
쭈그려 앉아서 피냐타 구디백 만드느라 어깨가 뻐근한 건 며칠 갈것 같다.





hyungseok76 2008.06.13  16:06

내 기억은 윤서가 8월말이 생일이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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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 2008.06.14  07:28  [116.41.44.223]

어제 신랑이 '윤서 생일도 아닌데 생일 파티 했대.' 하길래 구경왔어요. 귀여워 귀여워. 어린 시절엔 이런 파티에 목숨 걸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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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스 2008.06.15  17:21  [96.251.16.231]

저 상차림 사진보고 "픽~" 웃음나왔다. 햐~ 많이도 주문했다!!! 정말 지대로 파티 해줬군!!
핫도그 빼곤 꽤 많이 남았겠는걸? 애들 파티에 리치가 있으니, 나도 부르지 그랬니...
윤서가 정말 신나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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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choi74 2008.06.15  23:02

구리스 귀신이다.핫도그 빼고 정말 남았다.
남은 맥앤치즈는 유치원 아저씨 롸져랑 내가 나눠갖고(사실 너 불러서 주고싶더라.윤태 좋아하잖어...)
샐러드랑 컵케익 남은건 선생님들한테 줬더니 너무 좋아하던걸!
그리고 저 리찌...
선생님들한테 인기 절정이었어.다들 생전 처음 먹어본다면서 마구 덤벼 먹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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