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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7/08/27
 

Torrance 선배집에서 닭갈비 파티

2008.05.06 15:31 | 잡담 | jinachoi74

http://kr.blog.yahoo.com/jinachoi74/171 주소복사

한국에선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땐 좋은 식당으로 모시는게 일상적인 코스이지만
미국에선 음식을 많이 차리진 않더라도 집으로 초대하는게 예의바른(?) 손님 접대스타일이다.
더구나 가난한(??)유학생의 신분들이라면 더욱 더 집의로의 초대가 반가울 터.
우리랑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 와서 유학생활(엄밀히 말하면 유학 vs.교환교수)을 하는데다가
아이들도 고만고만하고
직업배경도 같으면서 고등학교, 대학교 선후배 관계에
둘다 골프광인 남편들(물론 우리남편이 더 잘친다는 ^.^)...
더군다나 와이프끼리도 대학교 선후배라
여러가지로 공통점이 많아 만나면 편안하고 재밌다.

김교수님(남편선배)의 논리로는 산타모니카보다 살기 좋은(우리식구는 절대 동의 않지만) 토랜스에
어느 주말저녁 닭갈비나 먹으러 오라고 초대를 하셨다.
언제나 막히는 프리웨이 405번을 절대 피할 수 없는 루트를 남편이 상당히 맘에 안들어하며
최근 발견해 이뻐라 하는 Vanilla Bake Shop의 미니컵케잌 Dozen을 사 털털거리고 들고 나섰다.

미국 LA지역에서 한국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모여사는 동네들을 꼽으라면
얼바인,세리토스,플러턴,치노힐,다이아몬드바 등등이 있는데 토랜스도 그중 하나.
한국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들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군이 좋다는 것.
김교수님 큰딸은 Kindergarten밖에 안되는 나이지만 벌써 좋은(?)학군의 영향으로
엄마의 활발한 학교 봉사활동 참여가 관건이라 많이 힘들다고 한다.
학군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으니 기러기 엄마들도 많이 오면서 한국식 치맛바람이 거세다고..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여러모로 씁쓸해지고...
나는 어떡하면 그런데 휩쓸리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고민도 되고...

하여튼 토요일이라 생각보다 I-405가 안막혀서 한시간 안에 산타모니카에서 토랜스를 끊어주니
선배님 내외가 손님들을 위해 열심히 요리를 하고 계셨던 것.

오픈형 키친에서 요리하면서 오가는 대화가 정겹다.

선배와이프 : "뭐,차린것도 없는데 오시라고 해서 민망하네요...
                  (그래도 신경은 좀 썼다는...)
나             : "컵케익좀 사와봤어요.드셔보세요."
                  (울 동네에서 젤 잘 나가는 컵케익가게꺼니 알고는 드시라는..)
김교수님    :"아무것도 사오시지 말라니깐...뭘 이런걸..."
                  (남의집 오면서 예의는 차렸군...)
나             :"별것 아닌데요, 뭘..."
                  (아무것도 사오지 말라고 일부러 전화까지 하신게 더 무섭더랍니당)
남편          : "형, 배고파...."
                  (손님 초대해놓고 이렇게 기다리게 하면 어떡해?)
김교수님    : "음식도 많지 않은데... 얼릉 해줄께."
                  (짜식, 한국선 하늘같은 교수님인데...형이라니...이러다 맞먹겠다?)

점심을 어설프게 먹어 헝그리한 울 남편 뱃속사정은 몰라주고 음식은 더디기만 했다.
김교수님 두 내외가 골프연습장을 짬내서 갔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 급히 들어오기가 힘들었단다.
정겨운 대화는 계속되고...

김교수님 : "마가리타 좋아들 하시죠?"
               (빈손으론 안왔으니 내놔야겠군...)
나          :"좋죠, 마가리타용 굵은 소금도 있나요?"
               (마가리타엔 레몬보다 라임이 좋은데...)
김교수님 : "맛소금은 있는데...그거라도? "
               (좋겠네,아는게 많아서 먹고싶은 것도 많겠다.)   
남편       : "형,요리 잘하나봐.준비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데?"
               (울 마누라에게 교육상 안 좋아....음......)
김교수님 :"뭐,이 정도야..."
               (미국살면 어쩔 수 없는거 아닌감?)
남편       : "형, 배고파.."
               (배고파...)


오늘의 주제 "닭갈비"가 가스렌지에서 지글지글 익어가고
매운것 잘 못먹는 아이들을 위해 베란다에선 삼겹살이 구워진다.
또 한차례의 대화 공방.

나            : "제가 춘천이 고향이라 닭갈비는 좀 아는데..."
                (먹을줄만...만들줄은 모른답니다)
김교수님   : "아, 이거 긴장되네요...제가 양념한 건데."
                (배고프다니 다행이다, 시장이 반찬인데...)
선배와이프: "춘천이 고향이세요? 그러면 학교앞에서 자취했어요?"
                (시골서 올라왔구나...)
            

아이들은 저녁이 늦어져도 DVD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다고 안싸웠단 얘기는 아니고...
선배님네 아이들은 거의 밖에서만 놀리는 미국유치원의 사정상
제대로 햇빛에 끄슬려 미국 와서 많이 까매졌단다.
윤서는 다행히 유치원 마당에 천막이 쳐져있어 사정이 나은 편.

선배와이프 : "윤서는 피부도 하얗고 눈도 쌍거풀이 지고...너무 이뻐요."
                  (누구 닮아서 이쁘지? 엄마,아빤 별로 안이쁜거 같은데...)
남편          : "썬크림을 열심히 발라줘 그렇죠,뭐."
                  (당근이지, 울딸 최고!)


드디어 완성테이블의 모습.
부랴부랴표 북어콩나물국과 매콤달콤 선배님 손수요리 닭갈비,
쫀득쫀득 바베큐느낌 삼겹살과 아몬드 듬뿍 넣은 샐러드.
놀라워라 직접담근 총각김치랑 미국서도 인기만점 쿠쿠밥솥표 흰쌀밥이 오늘의 메뉴.
미국서 김치 집에서 담가먹는 몇 안되는 드문 집들 중 한 집에 영광스럽게도 방문하였던 것.
입맛 까다로운 우리남편도 미국체류중이라는 이유로 사다먹는 김치를 허락하였건만
애처가표 김교수님은 김치는 안 사드신다니 약간 놀랐다.
배가 너무나 고픈 남편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밥 한그릇 다 비우고
밥을 국에 말아 총각김치 곁들여 먹는 윤서 모습에
한살 더 먹었어도 김치 못먹는 선배님 딸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집에서 양념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닭갈비의 맛은 훌륭해
닭갈비의 원조도시 춘천출신의 나를 놀라고 만족스럽게 했다.


토랜스도 바닷가 동네이니 집 창밖으로 멀리 바다가 보인다.
나무들 뒤로 희미하게나마 배가 떠있는 곳이 바다-카메라 성능이 별로라서 그림이 쫌...
우리집선 윤서 장난칠까봐 벽난로 가스조차 잠가놨는데
선배님댁은 어린 아들녀석 훈련을 잘 시켜놔서 벽난로를 가끔 틀어도 안건드린단다.
낮엔 더워도 밤엔 쌀쌀한 캘리포니아 날씨에 초저녁 벽난로가 안성맞춤인것 같고...
후식으로 아이들을 위해 구워준 가래떡구이가 오늘의 피날레.
설탕까지 발라 궈주니 윤서는 너무 좋아라 하고...

그리 멀리살지 않는데도 서로 오가며 밥 먹은 횟수가 별로 안되었던걸 반성하며
귀국도 얼마들 안남고 했으니 더 부지런히 만나 놀자는 다짐의 기회가 되었다.
다음번엔 우리집에 초대를 해야 하니 약간의 부담도 되지만...
윤서도 간만에 한국 또래를 만나 노니 좋았던 것 같고...
이국땅에서 친구(내지는 선배)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인 것 같다.

*주 : 위의 대화들은 필자가 재미를 위해 약간의 각색(?)을 한 것이지
        실제 대화의 직접 인용이 아님을 밝혀두며 실제로는 무척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열혈 블로그(?) 독자들의 오해가 없으시길 부탁드립니다.


 

버트 2008.05.07  11:43

미국은 한국이 비자면제국이 되고 나서 로또 3등이상 당첨되면 함 방문할 요량입니다!
물론 그 때가 되면 초이씨는 서울에 사실겠지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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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스 2008.05.08  14:27  [96.251.16.188]

대화 웃겼다. 그렇게 숨은 뜻이 많은 대화는...난 못하는데...
지어낸게 더 웃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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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렌스사커맘 2008.07.03  18:14  [71.106.229.8]

앗, 저도 토렌스 사는데...
새벽 한시에 자다 깨서 엉뚱한데(?) 헤매고 있네요.
이것저것 우연히 잼있게 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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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통신원 2008.10.25  03:54  [118.47.213.89]

저번에 뵈었을땐 그리도 다소곳하시더니만 (내숭이셨나요?) 유머센스 장닌 아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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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통신원 2008.10.25  16:04  [118.47.213.89]

탄탄한 역삼각형 상체에 황금 비율의 다리 기럭지, 건강한 구릿빛 피부....저 뒷태 미남은 ......
오~윤서맘님 능력 좋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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