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기타를 배운것은 1986년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이었다. 그 당시는 락음악이라는것이 소위 대세였던것으로 기억된다.
기타치는 사람은 밴드의 꽃이었다. 음악의 중심이 기타였기 때문이지. 기타로 반주나오고 기타솔로 나오고 기타로 마무리하는 밴드음악이 한 20년 대중밴드음악을 장악하던 시절이다.
그럼 기타치는 플레이 스타일/장비/간지에 따라서 한번 분류를 해보련다.
이 지미 페이지라는 걸출한 기타리스트는 레드 제플린이란 영국 밴드의 리더로서 에릭 클랩튼, 제프 벡과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는 거창한 레테르를 달고 있었다.
에릭 클랩튼이야 블루스 쪽으로 좀 더 치우친, 대중적으로 더 알려진 사람이고 제프벡은 퓨전재즈쪽으로 더 기울어진 음악으로 사랑받았으니 락밴드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 지미 페이지야 말로 정말 '신'같은 사람이 아닌가 싶다.
'stairway to heaven' 이나 'rock n' roll' 같은 곡들이 대중적으로 더 알려졌지만 'whole lotta love'나 'black dog'같은 걸출한 기타리프를 뿜어대는 그의 천재성은 지금 들어봐도 범상치 않다.
이 사람의 플레이 특성은 일단 밴드음악에 맞는 기타를 친다는것. 자신의 테크닉을 강조하는 솔로 플레이보다는 전적으로 '노래'에 비중을 두는 플레이를 한다는 거다. 한마디로 리듬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black dog'같은 노래를 들어보면 별거아닌듯한 기타리프인데 완벽하게 카피하는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독특한 리듬센스와 스트로크, 그리고 '필링'을 가지고 있다.
이 사람의 장비는 깁슨 레스폴 기타. 그리고 위의 사진처럼 기타를 거의 무릎까지 내려놓고 치는 '캐간지'스타일이다. 기타를 쳐본 사람이라면 저 포지션 자체가 얼마나 힘든일인지 짐작할 수 있을듯. 팔다리가 기형적으로 길다란 서양놈들한테만 가능한 스타일일수도 있다. 그리고 리드미컬한 플레이를 하는 그에게는 더 맞을수도 있겠다. (기타에서 리듬플레이를 할때는 오른손을 크게크게 휘젓는 연주법이 많기 때문에 더 여유있는 공간을 확보하는것이 유리하다)
저 담배물고 쳐주는 센스 뒤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 이 지미 페이지를 따라서 죽어라 연습했을 듯
저 강동원같은 긴 기럭지를 보라 보통 동양아그들이 저런 간지 죽어도 안나온다.
이런 락밴드들은 중간중간 저렇게 어쿠스틱 음악도 때려준다. 그러면서 대중의 관심도 살짝 끌어주고 레드 제플린의 노래 한 두개 조용한것 듣고 앨범 샀다가 오잉?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미 페이지와 조금 흡사한 플레이를 하는 사람은 호주출신의 수퍼밴드 AC/DC의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 'back in black'의 유명한 기타리프는 서태지가 한때 샘플링으로 쓰기도 했던 락음악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구절이기도 하다. 'highway to hell' 같은 곡도 단순하고 강렬한 리프와 보컬의 쇳소리의 절묘한 조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앵거스 영은 페이지의 '캐간지'스타일은 물려받지 못했다. 물론 괴물같은 외모/검정양복과 넥타이 + 반바지/흰양말/운동화라는 기상천외한 패션으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자랑하긴 했지만 일단 장비가 깁슨 '레스폴'이 아닌 깁슨 'SG (솔리드 기타의 약칭)이었다. 소리가 레스폴보다 좀 더 카랑카랑한것이 특징이긴 하지만 일단 디자인에서 한수 접고 들어가고.....
저렇게 턱받이 처럼 높게 올려놓고 치는 모습이 간지가 날리가 없다.
지미 페이지의 캐간지 스타일을 이어받은 사람은 guns and roses의 기타리스트 slash 건즈엔 로지스야 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초절정 인기밴드고 이 친구의 플레이 스타일은 정통 기타리스트가 보기에는 '뽀록'성이 강하지만 그 간지 만큼은 페이지를 위협할 정도다.
눈동자가 안보이는 폭탄머리에 요상한 모자를 쓰고 담배까지 꼬나물고 쳐주는 저 센스 담배피면서 기타치는거...... 보통 내공가지고는 시도도 못한다. (적어도 내 경험상으로는)
역시 기타의 위치는 사타구니와 무릎사이 (왠지 야하게 들리는군) 역시 저런 캐간지를 가능하게 하는건 깁슨 레스폴 기타.
가장 최근에 이 간지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은 잭 와일드.
영국이 낳은 락음악의 이단아 오지 오스본의 마지막 기타리스트이다.
이 친구는 지하철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쩍벌남' 자세로 기타를 치는데 치렁치렁한 금발머리와 근육질 몸매에 역시 깁슨 레스폴을 최대한 낮게 늘어뜨리고 가공할 만한 기타음을 뿜어낸다.
플레이 스타일은 장비의 특성을 잘 살린 심플하고 강력한 기타리프에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 '기본기'에 충실한 기타솔로를 들려주는 얼마 남지 않은 '정통파' 스타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장비의 특성은 깁슨 레스폴이 갖고 있는 '중저음'을 강조한 소리와 별도의 이펙트가 필요없는 마샬 앰프와의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정통 락음악 사운드.
그러니까 지미 페이지/슬래쉬/잭 와일드가 사용하는것은 깁슨 레스폴 유려한 곡선 (많은 사람들이 여성의 몸과 같은 형태라 칭한다)과 빈티지스러운 부수기재들 (기타헤드, 하드웨어, 마감재등) 의 조화로 거의 완벽한 모습이다.
이것이 앵거스 영이 사용하는 깁슨 SG 더 카랑카랑한 사운드를 낼 수 있고 레스폴과 흡사한 디자인 이지만 너무 대칭적인 디자인이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