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시작한 지미 페이지의 정 반대의 선상에 서있던 또 하나의 걸출한 기타리스트는 역시 영국밴드 Deep Purple의 리치 블랙모어.
딥 퍼플은 레드 제플린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활동했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일수도 있다.
지미 페이지가 불이라면 리치 블랙모어는 얼음이다. 딥 퍼플의 히트곡인 'smoke on the water' 'highway star' 'burn'같은 곡들을 보면 리치 블랙모어는 굉장히 이성적인 플레이를 한다.
클래식음악에 기본을 둔 그의 플레이는 하몬드 오르간에 맞추어 멜로디성이 강한 솔로를 들려주기도 하고 같은 블루스 펜타토닉 스케일이라도 마이너 쪽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타리스트들이 남발하던 비브라토(떨기)등을 자제하고 오히려 음을 딱딱 끊어주는 스타카토나 반음만 올리는 초킹 (오직 일렉트릭 기타에서만 가능한 테크닉. 줄을 들어올려 음을 올린다)등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기타리스트이다.
그가 사용했던 장비역시 페이지의 깁슨 레스폴과는 정반대 스타일의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묵직한 중저음의 깊은 소리를 내는 레스폴에 비해 더 가볍고 날라가는 소리를 갖고 있다. 또 테크닉을 부리기가 더 용이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내가 두개의 기타를 다 쳐봐서 아는데 그게 인체공학적인 이유때문인지 단순한 느낌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전자가 옳을듯.
이것이 깁슨으로 치면 레스폴급인 펜더사의 '스트라토캐스터' 똑같이 유려한 곡선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 쪽이 조금 더 미래지향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형태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그대로 더 날렵하고 가벼운 사운드를 낸다
이것은 깁슨으로 치면 SG에 해당하는 펜더 '텔레캐스터' 본인은 개인적으로 이 기타의 디자인이 더 맘에 든다 깁슨에서 SG가 더 카랑카랑한 사운드를 내듯이 이것도 스트라토캐스터보다는 더 날카로운 사운드를 갖고 있다 위의 모델은 전설의 기타리스트 제프 벡의 시그내쳐 모델. 자그마치 만불이 넘는 가격.
이 할아버지 (지금은 60세 중반일테니)는 앵거스 영처럼 턱받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가슴높이까지 높이 기타를 위치해 놓고 플레이한다.
스테이지에서의 액션도 '초간지'필이라기 보다는 절제된 몸짓과 표정으로 일관한다 (기타를 불태우거나 때려부수기도 했던거 안다. 전체적인 성향을 얘기할 뿐이다)
역시 이런 스타일은 뒤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락기타의 흐름을 확 바꾸어버린 이 남자. 대중성과 음악성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욕심쟁이 우후훗
네덜란드 태생의 에디 반 헤일런. 드러머인 자신의 형과 반 헤일런이라는 밴드를 결성 80년대 미국 락음악계를 점령한다.
이 친구를 리치 블랙모어 계열로 분류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장비를 스트라토캐스터 종류를 쓰고 기타를 가슴까지 올려놓고 플레이하긴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과 스테이지 액션은 다르다.
기존의 락 기타는 흑인음악인 블루스의 음계를 응용해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이 친구는 그걸 확 뒤집어 버렸다. 기타 리프도 멜로디성이 강할 뿐더러 그의 솔로 테크닉은 전대 미문의 것이었으니....
오른손으로는 기타줄을 튕기고 왼손으로는 지판을 눌러 음을 내는 기타의 특성을 배제하고 오른손과 왼손 모두 기타 지판을 눌러 음을 눌러대는 초절정 테크니션이 출현한 것이다.
이 친구의 출현 이후로 락기타의 판도는 '정통파'냐 '테크니션'이냐의 두 부류로 나뉘어 버린다.
그리고 무대에서 이렇게 폴짝 폴짝 뛰어버리는 이 과감한 액션은 '간지'을 부린다기 보다는 더 '쇼'에 가까운 흥겨운 무대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불과 5,6년 차이로 또 다시 등장하는 새로운 기타의 신 스웨덴 태생의 불세출의 기타리스트 잉위 맘스틴.
에디 반 헤일런에 이어 또 한번 기타계를 발칵 뒤집어 놓으니 80년대는 기타의 '복마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약관의 20세의 나이에 메이져 무대에 데뷔해 버린 이 청년은 에디가 무색할 정도의 테크닉으로 그 전까지는 그래도 밴드음악이 중심이던 락계를 완전히 기타중심으로 바꾸어 버린다.
이 아이의 플레이는 철저한 클래식. 바하의 아름다운 선율을 그대로 찌그러진 락기타의 음색으로 표현해낸다. 그냥 느낌만 따오는게 아니라 쇼팽의 즉흥환상곡같은 초절정 스피드로 손가락이 안보이게 쳐내는 것이다.
이런 플레이가 가능했던것이 저 펜더 스트라토 캐스터라는 장비의 힘도 한 몫 했다. 음 하나하나가 명쾌하게 전달되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음색의 기타. 그 전까지 묵직한 기타리프로 시작되는 락밴드의 음악을 가볍고 날라다니는 기타 솔로로 채워버린 저 무식한 스웨덴의 신동
수많은 아류들을 만들어 내지만 원조는 잉위 맘스틴 급기야는 클래식 오케스트라와 협연까지 해대는 광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 친구는 리치 블랙모어의 피를 이어받은 '성골'이다 정통 펜더 스트라토 캐스터에 가슴까지 올린 포지션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에 전념하는 스테이지 매너
리치 블랙모어나 잉위 맘스틴이나 뿌리는 요절한 흑인천재 지미 헨드릭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떠들어 대지만, 본인은 락음악은 기본적으로 백인것이라고 보기에 여기서 지미 헨드릭스는 배제하였다.
본인은 이 계통의 기타리스트들을 썩 좋아하진 않았다. 일단 패션을 보라 신해철을 연상시키는 레이스달린 블라우스에 짝 달라붙는 가죽바지 뾰족구두. 음.......
앞서 본 2가지의 락 기타리스트의 유형을 총망라하는 블로그 주인장이 생각하는 기타의 진정한 황제는 바로......
짐작하시겠지만 이 블로그의 이름의 출처이기도 한 '누노 베텐코트'이다.
포르투갈 태생/보스턴이민/로컬밴드 결성
익스트림이란 밴드로 90년 데뷔 more than words란 곡으로 빌보드 1위 그 후로 20년 가량 꾸준한 밴드활동 본인이 직접 노래하고 기타치기 시작한지 어언 10년
이 누노선수의 기타플레이 스타일은..... 지미 페이지의 리듬감넘치는 기타리프에 에디 반 헤일런의 화려한 테크닉을 더한 한마디로 천상천하 유아독존격인 플레이어다 (물론 주인장의 사견이긴 하다)
그가 쓰는 장비는 스트라토캐스터의 형태를 갖고있지만 마감이나 하드웨어는 깁슨 레스폴에 가까운 '빈티지'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누노가 레스폴을 쓴다면 진정한 간지의 완성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20년넘게 본인이 디자인한 저 기타를 써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기타를 낮게 내려놓고 치는 '캐간지'플레이어이다.
위의 사진은 93년인가? 퀸의 프레디 머큐리 추모공연때 퀸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연주하던 모습. 저 기타는 손때가 타서 원래 밝은 나무에서 칙칙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스테인조차 안먹인 듯.... 그래서 더 좋긴 하다.
정통 캐간지의 계보를 잇는 모습 중간 중간 저렇게 어쿠스틱 플레이해줘야 되거덩.
횡설수설 말이 길어졌는데 락음악 좋아하시는 분은 주저말고 누노 베텐코트의 가장 최신 밴드 dramagods의 앨범을 사서 들어보시길....
개인적으로 누노는 시대를 조금 잘못 태어난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가 더 좋은 보컬과 밴드 동료들을 만났더라면 레드 제플린/퀸/너바나등등 '초절정수퍼밴드'의 계보를 이을 수 있었을 텐데 락음악이 골동품이 되어버린 요즈음 더욱 더 애착이 가는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